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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집토끼 가출? 국민은 토끼가 아니다"

  • [데일리안] 입력 2011.06.12 08:17
  • 수정
  •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인터뷰>취임후 1개월이 수개월 지난듯한 한나라당 원내대표

"포퓰리즘은 무조건 쏠리는것…등록금 부담완화는 국가철학 문제"

<@IMG1>
취임 한 달을 넘어섰다. 한나라당내 비주류였던 소장파와 친박근혜계의 ‘반란’으로 ‘신주류’를 형성했다는 평을 들으며 지난 5월 6일 당선 당시부터 국민의 눈과 귀가 그에게 쏠렸다. 반값등록금 문제, 추가 감세철회 문제, 민생 현안 등 취임 직후부터 굵직굵직한 서민정책을 이슈로 내놓아 심리적 취임 기간이 몇 달 넘긴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는 황우여 원내대표다.

대표 권한 대행까지 맡고 있어 7.4 전당대회 전까지는 사실상 한나라당의 얼굴이다. 황 원내대표를 만난 것은 국회 대정부질문 마지막날인 8일 늦은 오후 원내대표실에서다.

정국의 핵심으로 떠오른 대학생 등록금 부담완화에 대해 황 원내대표는 “20대 대한민국 미래를 담당할 젊은 세대와 같이 고통을 부담하는 40~50대 중산층을 형성하는 시민의 문제이자 국가철학의 문제”라며 “국가의 교육관과 사회관, 미래의 엄청난 문제”라고 근본을 집었다. 그렇기에 침착할 필요가 있고 하나 하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대학 등록금 부담완화 ‘추진’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의 ‘북한민생인권법’ 제안으로 ‘북한인권법’이 발목 잡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북한인권법은 순수성을 유지한 채 잘 해야 한다”며 “민생인권법 해봐야 인권법”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민주당이 ‘재재협상’을 주장하는데 왜 그래야 되는지 국민 앞에 설명하라”고 압박했다.

아울러 ‘좌클릭 행보’ 혹은 ‘산토끼 쫓다 집토끼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여당은 집토끼 산토끼 이분법으로 가서는 안된다”며 “어떤 국민이나 고통 받고 힘들어 할 때는 그 문제를 우리 국민의 문제로 받아들여야지 국민 중 이 사람이 집토끼인지 산토끼인지 어디를 쫓을까 하는 문제는 잊어버려야 한다”고 단호함을 보였다. 이어 정부 여당의 국민에 대한 무한 책임을 강조했다.

30분, 1시간 단위로 시간을 쪼개 하루에도 열댓개 이상의 일정을 소화하는 원내대표와 대표권한 대행의 자리기에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한마디 한마디 거침없는 그였다.

다음은 당정청 관계, 대학 등록금 부담완화, 북한인권법, 추가 감세 철회 등 핵심 이슈에 대한 일문일답 전문이다.

- 벌써 취임 한 달이 되셨다. 취임 하자마자 굵직굵직한 서민정책 이슈를 많이 내놓아 정국을 주도하는 상황이다. 그간의 한 달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어떤가.

“정국 주도라는 것은 과한 말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 4년차 들어섰고 우리(18대 국회)도 이제 마지막 4년차이다. 여러 가지 국정현안을 잘 매듭지어야 하고 결실을 맺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정치권도 그런 점에서 혹시 소홀히 한 것 없는지 어떻게 하면 좋은 매듭을 지을지 정치 분야나 민생 분야 살펴서 해야 한다.”

- 4.27 재보궐 선거 당시 한나라당은 뜨거운 민심 이반을 겪었다. 그래서 인지 이후 한나라당이 그동안 취했던 입장과 다른 정책 대안을 내놓고 있어 보수 진영에서는 한나라당의 ‘좌클릭’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산토끼 쫓다 보면 집토끼 이반 현상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정부 여당은 집토끼 산토끼라는 이분법으로 가서는 안된다. 어떤 국민이나 고통을 받고 힘들어 할 때에는 그 문제를 우리 국민의 문제로 받아들여야한다. 이를 놓고 국민 중 이 사람은 집토끼인지 산토끼인지 어디를 쫓을지 그러한 것을 잊어 버려야 한다. 모든 정부 여당은 최종적으로 무한 책임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국민의 어느 부류가 아파하고 힘들어 하면 당연히 정부 여당의 문제다.”

“당정청 항상 발걸음 맞춰 갈 수 없어, 국민에게 맞춰야 한다”

- 기업 입장에서는 추가 감세 철회에 대한 걱정이 많다. 추가 감세 철회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추가 감세를 걱정하는 국민이 너무 많다. 당은 그런 국민의 목소리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국민이 납득하고 인내할 부분이면 설득하고 같이 갈 수 있는데 각종 여론조사가 보여주듯이 이 시점에서 또 감세냐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오히려 크다. 당 입장에서는 이러한 국민 여론을 반영해 이 시점에서 추가 감세는 적절치 않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정부도 이미 그 부분에 대한 정책 자체를 우려하고 있어 궤를 같이 하는 부분이 있다.”

<@IMG2>- 당정 협의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온다. 예전에는 협의 없이 청와대가 주도하는 대로 당이 끌려간다는 비난이 일었지만 황 원내대표 취임 이후 당이 너무 앞서간다는 말이 나온다.

“당정청이 항상 발걸음을 맞춰 갈 수 없다. 정부가 앞서 갈 수도 있고 당이 앞서 갈 수도 있다. 누가 심하게 앞질렀느냐는 지적보다 국민에게 맞춰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기준을 넘어서면 앞서는 것이고 못 미치면 뒤지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당은 독자적인 의견이라기보다 국민 뜻과 여론을 등에 짊어지고 정부와 만나 이야기한다.

정부가 국민의 뜻과 같이 잘 가면 당이 이렇다 저렇다 할 필요가 없다. 편차가 보이거나 틈새가 벌어질 때 당이 지적하고 설득하는 모습이다. 그렇기에 청와대가 그 수많은 모든 정책을 일일이 당과 협의한다고 해도 힘들다. 당도 물론 마찬가지다. 당론이나 모든 것을 다 정부나 청와대와 의논해 정할 수 있겠는가. 그보다는 각자 독자적으로 자기 영역에서 일을 하고 국민의 생각과 무엇인가 다르다 하면 조정해야 한다. 국민 수준에 맞추자고 조정하는 과정이 당·정·청 협의다.”

- ‘반값등록금’이 지금 정국을 뜨겁게 달구는 핵심 이슈다. 반값등록금 현실화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한나라당이 한 때 반값등록금이라고 말을 썼지만 요즘은 ‘국민 앞에 정직해야 한다’, ‘목표는 먼 곳에 있다’고 해서 등록금 완화·인하 방안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이날 황 원내대표는 오전에 열린 중진의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의 공식용어는 등록금 완화·인하방안이라고 밝혔다. 그 연장선상에서 ‘반값등록금’이라는 용어를 등록금 완화·인하방안이라 불러주길 요청했다)

등록금 하면 ‘반값’을 앞에 붙여야 하는 상황인데 이는 국민과 여론이 반값 정도는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암시로 생각해 고려하겠다. 어쨌든 반값이다 아니다는 쟁점이 비켜 나갔다. 왜 등록금 이야기가 나오는가에 대해 시간이 걸려도 공유해야 한다. 내가 문제제기하고 한나라당이 왜 몰두하는가.

우리의 대학 등록금은 세계에서 2번째로 비싸다. 여기에 대학에서 받는 교육의 질을 따지면 불만이 더 커진다. 따지고 보면 18세 이상 대학생들은 성인이기에 등록금을 자기가 내야 한다. 학생이 어느 정도 감내할 만큼의 등록금을 책정 받고 그 이상은 국민 전체가 나눠 부담하도록 경감해야 한다. 한참 나이에 OECD 국가 대학생들이 평균적으로 누리는 인생 행복감, 학업 충실도를 비교해보자. 그 자체가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는데 우리는 그에 비추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이는 20대 초 대학생의 일생을 좌우하는 문제다. 대학이 엉망이면 30대 40대 50대도 부실해진다. 아울러 그 젊은이가 앞으로 담당할 대한민국 미래와도 직결됐고 그 학생과 같이 고통을 부담하는 4~50대 중산층 시민들에게도 같은 문제로 상당히 중요하다. 그렇기에 등록금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에서 출발했다.”

황 원내대표는 대학 등록금 문제가 단순히 경제적 차원을 넘어 세대의 문제, 미래의 문제임을 지적했다. 등록금은 거기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의미다.

<@IMG3>“‘포퓰리즘’은 무조건 몰아가는 것, 진지하게 사회지도층이 해답줘야

- (등록금 문제는) 현재 어디까지 정책이 구체화 되고 있는가.

“그 부분은 원내대표가 이렇게 하자고 해서 따라올 것은 아니다. 전면적이고 세세한 것까지 이야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문제를 제시하면 많은 전문가가 좋은 안을 만들어야 한다. 거기에는 국가 정부의 재정 부담 능력을 감안해야 하고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

지금까지 대학생들을 만났고 학부모들의 생각도 들었다. 대학총장들도 만났고 다음은 전문가들을 만날 것이다. 등록금과 관련해 백 명이면 백 명 다 생각이 다를 텐데 최소한 이 정도면 국민들이 동의하겠구나 하는 안들을 놓고 협의해 나가야 한다. 정치권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정부는 집행기구이니까 구체화 된 안을 내놓으면 예산 반영하고 법률을 제정해 나가야 한다.

좀더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안은 ‘한나라당 등록금 부담완화 태스크포스(TF)’에서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성급하게 논의가 진행될 일은 아니다. 등록금 부담 완화를 주장한 게 이제 2주가 넘었다.(황 원내대표가 본격적으로 ‘반값등록금’을 제기한 것은 지난 5월 22일 기자간담회에서다) 이 시간이면 대학생들 리포트 하나 쓰기도 벅차고 힘든 시간이다. 침착하게 할 필요가 있다. 국가의 교육관과 사회관, 또한 미래와 관련된 엄청난 문제인데 막 떠들어 댈 수만은 없다. 조심스런 부분이 많다.

다만 등록금이 천만원이고 여기에 교재비, 생활비까지 포함한다면 4년 동안 부담해야 하는 액수는 40대 초 50대 가장이 중산층을 형성하기는 어렵다. 결국 부모가 부담하지 못하면 학생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데 이미 수천만원 빚을 지고 사회에 출발하는 것 아닌가.

이 부분을 기성세대들이 감당해주면 자라나는 세대는 홀가분하게 출발해 사회생활 할 때 저축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부채 사회냐 저축사회냐. 유럽의 경우 저축사회이고 미국은 부채 사회, 이른바 신용사회다. 우리가 너무 미국식으로 가는데 취업후 등록금 상환제도(ICL)를 확충할 때 거기에 반문한 것이다.

등록금 부담완화를 놓고 ‘포퓰리즘’이라 하지만 진짜 포퓰리즘은 무조건 쏠리는 현상이다. 등록금 부담완화는 교육과 철학, 국가 철학적으로 심각한 결단이 필요한 엄숙한 명제인데 이를 놓고 무조건 몰아가는 게 포퓰리즘 아닌가. 진지하게 전문가가 움직일 때가 됐다. 사회 지도층이 전모를 파악해 해답을 줘야 한다.”

- 실제 2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파급력은 크다. 민주당은 경쟁적으로 정책을 바꿔 나오고 있다. 우왕좌왕하는 정책을 놓고 걱정이 많다.

“한나라당은 아무 정책도 정한 게 없다. 이제 화두를 던지고 학생, 학부모, 총장을 만났다. ‘등록금 부담완화 TF’가 공청회를 진행 할 것이고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렇게 정책 그림을 그리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잘 그려야 한다. 일필휘지(한숨에 글씨나 그림을 줄기차게 쓰거나 그림)해서 마음에 안맞는다고 다시 할 수는 없지 않느냐. 차근차근 벽들을 그려 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남을 비난하거나 왜곡하면 논의의 초점이 흔들린다.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 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 북한인권법과 관련해 민주당의 ‘북한민생인권법’을 과감히 받아 들였다. 이 때문에 내용도 없는 ‘민생인권법’에 휘둘리거나 민주당에 발목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북한인권법은 순수성을 유지한 채 잘 해야 한다. 민생인권법 해봐야 인권법이다. 여야 합의문을 보면 ‘북한 주민의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하고, 북한 주민의 민생이 실효성 있게 개선될 수 있는 북한 민생 인권법을 제정하기 위해 법사위에 상정하여 토론하기로 했다’고 되어 있다. 당초 민주당은 ‘민생과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자’는 문구를 이야기했는데 그렇게 되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인권 보장’과 ‘민생을 실효성 있게 개선하자’고 다시 제안하더라.

한나라당이 거부할 수 없는 게 북한 주민의 민생은 인권법의 한 요소다. 북한 정권이 아닌 주민을 잘 살게 하자는 게 인권이고 그 가운데 자유권·생존권·정치권이 민생이다. 우리 민생이 중요하듯 북한 민생도 중요하다.

예전 정부는 북한 정권에 현금과 쌀을 줘서 그게 군대로 전용되고 핵무기로 돌아왔다. 우리가 걱정하는 부분이 그것 아닌가. 북한 어린이나 노인 등이 혜택을 받는 것에 대해 반대할 것은 없다. 북한인권법이 민주당과 함께 만들어야 하는 법이라면 그렇게라도 하자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상정도 안하니까 이야기라도 해보자고 한 것이다.

그런데 거꾸로 기본권은 간 데 없고 북한 도와주기냐 아니냐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된다.”

<@IMG4>
- 이번 회기에 또 논의할 내용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다. 국내 비준 시점을 언제로 생각하는가. 아울러 민주당 등 야당들은 한미FTA에 ‘재재협상’을 요구하며 반대하는 상황인데 이들과 어떻게 협상을 진행하실 계획인가.

“미국이 할 때 그 즈음에 해야 하지 않겠나. 미국이 비준하면 우리 국민 지지도도 올라갈 것이다. 지금도 통과 시키라는 게 더 우세하다. 민주당의 ‘재재협상’ 주장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민주당이 국민 앞에 이야기해야 한다. 실제 당사자인 자동차업계도 받아들인 안을 왜 ‘재재협상’ 해야 하는지 그건 민주당이 말해야 한다.”

인터뷰 와중에도 황 원내대표의 핸드폰은 수시로 울렸고, 인터뷰 직후 원내대표실 밖에는 면담하려는 인사들로 어수선했다. 오는 4일 뽑힐 신임대표와는 “화합과 변화라는 대전제에서 호흡을 맞출 것”이라는 황 원내대표의 행보가 예사롭지만은 않다.[데일리안 = 대담 이종근 편집국 국차장/ 정리 동성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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