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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입국 금지 확대' 아직도 갑론을박…안하나 못하나

    [데일리안] 입력 2020.02.23 04:00
    수정 2020.02.23 09:55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국무총리 대국민담화에 결국 포함되지 않아

질본 "고위험군 덜 들어오는 게 당연히 좋다"

복지부 "검토하고 있으나 추이 지켜봐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가 열리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가 열리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코로나19 감염 진행상황이 더욱 엄중한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국무총리 대국민담화에도 중국인 입국 제한 확대 조치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부처 사이에서도 중국인 입국금지와 관련해 입장차만 이어지고 있을 뿐이라, 중국인 입국 금지를 하지 못하는데 다른 정무적 판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만 깊어가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2일 오후 코로나19 대응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담화에서 정 총리는 종교행사·매점매석·대중집회 등의 자제 당부와 함께 단호한 대처를 경고하는 등 대내적 조치만 공언했을 뿐, 코로나19의 감염원인 중국을 향한 대외적 조치는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미국,호주,뉴질랜드 등은 확산 초기 선제적으로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고, 몽골,베트남,싱가포르도 뒤따른 가운데 러시아도 20일 0시를 기해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현재 중국인의 입국을 제한한 국가는 130여 개 국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후베이성에서 들어오는 항공편 등을 대상으로 일시적 입국 제한을 하고 있는데 제한 대상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간 '중국인 입국금지 요청' 청원동의가 이날 오후 10시 현재 76만 명을 돌파했는데도 총리가 담화에서 이에 관해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은 의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정부부처 사이에서도 중국인 입국금지와 관련해서는 미묘한 입장차가 확인된다.


국내 방역을 총괄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는 중국인 전면 입국제한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질본을 산하 기관으로 두고 있는 보건복지부(중앙사고수습본부)는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입국금지에 대해서는 현재 방역하는 입장에서 누구라도 고위험군이 덜 들어오는 게 좋은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다른 부분들을 고려해 정부 차원에서 입장을 정리한 바가 있다"고 말했다. 방역책임자로서 중국인 입국제한 필요성을 언급한 셈이지만, 정부 차원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본부장을 맡고 있는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도 중국인 입국 금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중수본 측은 회의 내용과 별개로 입국제한 확대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특히 박 장관은 21일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창문 열고 모기잡는 식'이라는 비판에 대해 "창문 열어 놓고 모기를 잡는 것 같지 않다. 겨울이라 모기는 없다"고 말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중수본 부본부장)‧노홍인 복지부 의료정책실장(중수본 총괄책임관) 등 중수본 관계자들도 중국인 입국금지와 관련해 '검토는 하고 있으나 입국제한 확대를 위해선 환자 발생 추이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총선 앞두고 시진핑 방한 추진하고 있는 상황
'정무적 판단'이 입국제한에 영향 줬다는 관측
강경화 "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 역할 매우 중요"


일각에선 정부 차원의 '정무적 판단'이 입국제한 이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핵 문제와 납북 협력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과의 관계를 지나치게 고려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상반기 방한을 앞두고 양국 간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지나치게 운신 폭을 좁히고 있다는 관측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 주석이 통화를 마친 뒤 발표한 서면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금년 상반기 방한을 변함없이 추진하기로 했다"며 "구체적 시기는 외교당국 간에 조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 주석 방한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양국이 기존 계획을 고수하기로 한 셈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지난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현안보고에서 코로나19 확산과 무관하게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을 비롯한 양국 고위급 교류를 차질 없이 이어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강 장관은 "북핵 문제에 있어서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시 주석의 방한이 이 부분에도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감염원으로부터의 1차적 차단 조치인 '중국인 입국금지 확대'가 부처 간의 갑론을박만 이어지며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에 대해 야권은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창수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22일 정세균 총리의 대국민담화 직후 논평에서 "국민께 송구하다면서도 초기대응 실패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며 "국민들이 기대했던 ‘중국인 입국금지 확대’‘위기단계 격상’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믿어달라면서도 정작 국민이 원하는 강력한 대책은 외면하는 정부 덕에 국민은 더욱 불안할 뿐"이라며 "미래통합당은 국가적 위기인 우한폐렴을 극복하기 위해, 예산과 입법은 물론 중국인 입국금지 확대를 비롯한 모든 대책을 강구할 것을 국민께 약속드린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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