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초유의 '팩스 사보임'→'선거제 패스트트랙' 벌어진다


바른정당계, 의사과 농성하자 "팩스 접수도 가능"
본인 반대에도 사보임 강행…吳, 법적 대응 시사
김민주 기자(minjookim@dailian.co.kr) |
바른정당계, 의사과 농성하자 "팩스 접수도 가능"
본인 반대에도 사보임 강행…吳, 법적 대응 시사


▲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바른미래당 위원인 오신환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본청 의사과 앞에서 자신의 사보임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헌정 사상 초유의 '팩스 사·보임'에 이어, 선거제도 패스트트랙이 강행된다.

국회사무처 의사국 관계자들은 24일 저녁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오신환 의원 사개특위 사·보임계 접수를 저지하기 위해 의사과에서 농성 중이던 유승민 등 바른정당계 의원들에게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문서(사보임계) 접수도 규정상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의사국 관계자는 "다른 문서는 그동안 팩스 등으로 많이 접수했다"고 했으나, 사보임계는 "인편이 가장 확실하고 틀린 게 있으면 바로 고쳐드릴 수 있다는 차원에서" 팩스로 접수한 사례가 지금까지는 없다는 것을 시인했다.

지금까지 없었던 관례의 근거규정이 제시된 것과 관련해서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인편으로 받고 있었는데, 규정이 이렇게 돼있으니 (팩스 사보임이) 안된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의원은 "팩스로 (사보임계를 접수한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지 않느냐"며 고개를 떨궜다. 사보임의 당사자인 오 의원은 "이것은 짜놓고 결과적으로 말을 맞추는 것이 아니냐. 관례적으로 (팩스로는) 받지 않았는데"라며 "한 번도 받지 않았던 것을 이 조항을 들어서 받겠다니, '꼼수'로 의회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사상 초유는 '팩스 사보임' 뿐만이 아니다. 관례상 여야 합의로 처리되던 선거제도를 제 1야당을 배제한 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는 것도 사상 초유이며, 위원 본인이 반대하는데도 그 뜻에 반해 원내대표가 사보임을 하는 것도 2003년 국회법 개정 이후 사상 초유의 일이다.

선거제·공수처 패스트트랙이 여러 가지 헌정 사상 초유의 기록들을 남기며 펼쳐지는 셈이다.

이날 오전 오 의원의 패스트트랙 반대 신념 표명 이후 정치권은 하루종일 고성과 몸싸움·집단행동 등으로 어수선했다.

바른미래당은 오 의원의 사보임 문제를 놓고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정면충돌했고, 한국당은 사보임 최종 허가권을 가진 문희상 국회의장을 찾아 고성과 몸싸움을 벌였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사개특위 위원을 오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강제 사보임할 움직임을 보이자,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오 의원의 사보임이 논란이 된 이유는 사개특위 위원으로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법 패스트트랙을 강행하려면 사개특위 전체 18명 가운데 11명의 찬성이 필요해서, 한국당 위원 7명에 오 의원이 반대한다면 무산시킬 수 있다.

이날 오후 5시 오 의원을 만나 "어쩔 수 없이 사보임하겠다"고 통보한 김 원내대표는 오 의원을 채 의원으로 교체하는 사보임계를 의사과에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물리적 저지에 하루를 미뤘다.

의사국에서 전례없는 근거규정을 들어 "팩스 접수가 가능하다"고 함에 따라, 김 원내대표는 25일 중으로 사보임계를 팩스나 전자문서 등으로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사보임계를 접수하면 문희상 국회의장의 허가가 필요한데, 사보임에 관한 국회법 규정을 고려할 때 불법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내 패스트트랙 반대파 의원들은 국회법 제48조 6항에 명시된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할 수 없다'는 내용을 근거로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4월 임시국회 회기 중인 상태여서 특위 위원의 사보임(개선)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오신환 의원은 "내 소신과 원칙에 반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결코 용납하고 받아들일 수 없으며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김 원내대표가 사보임을 강행할 경우 "적법한 사보임 절차가 아니기 때문에 가용한 모든 법적 조치를 다할 계획"이라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바른정당계의 구심점인 유승민 의원은 처음으로 직접 손학규 대표·김관영 원내대표의 즉각 퇴진을 요구한데 이어, 분당(分黨) 등 정치적 결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유 의원은 국회 의사과에서 기자들을 만나 바른정당계의 향후 거취 문제와 관련해 "2016년 새누리당을 탈당해 몇 차례 복당 사태가 거치면서도 여기까지 온 8명"이라며 "3년째 밖에 나와서 이 고생을 같이 하고 있는 동지들이기에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8명은 같이 의논해서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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