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軍기강해이 사고…성급한 기무사 해체 부작용"


김영길 바른군인권연구소 대표 "군 검열기능 사실상 마비상태"
"기무사, 폐단 있었지만 기강유지 순기능도…지휘관들 정치권 눈치만 살펴"
이배운 기자(karmilo18@naver.com) |
김영길 바른군인권연구소 대표 "군 검열기능 사실상 마비상태"
"기무사, 폐단 있었지만 기강유지 순기능도…지휘관들 정치권 눈치만 살펴"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해군 2함대 거동수상자 허위자백 강요', '삼척항 북한 목선 축소·은폐 의혹' 등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우리 군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직 군 정보분야 실무자 출신인 김영길 바른군인권연구소 대표는 지휘관의 업무태도를 감시·통제하던 전 국군기무사령부의 기능이 대폭 약화되면서 이들 사태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지난 4일 해군 2함대사령부 탄약창고 근처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거동수상자가 발견됐지만 체포를 피해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관할 부대 장교는 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무고한 병사에게 허위자백을 제의했고, 헌병대 조사과정에서 뒤늦게 이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일었다.

또 지난달 15일 2명의 북한 선원들이 남한에 귀순하기위해 목선을 타고와 삼척항 부두에 정박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사건 첫 브리핑 당시 어선이 발견된 위치를 '삼척항 인근'이라며 경계 중 군이 발견한 것처럼 발표했고, 감시체계 부실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영길 대표는 "이전에는 부대에 관련 상황이 발생하면 기무사에서 20년~30년간 수사 업무만 파헤치고 연구해온 전문가 그룹이 즉시 출동해 부대 검열에 나섰다"며 "그러나 군가안보지원사령부로 바뀌는 과정에서 기무사 예하 부대들이 없어졌고, 전문가 그룹도 해체돼 이전의 군 검열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어 "과거엔 기무사가 경계태세·정보보안 등에 문제를 일으킨 지휘관의 리스트를 만들면서 이 분야에 대한 군기를 유지했다"며 "군 특유의 폐쇄성·특수성 속에서도 지휘력을 발휘했는데, 성급하게 조직을 해체시키면서 지휘관들의 기강해이를 야기했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또 군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 지휘관들의 일탈행위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대는 군대이고 정부는 정부인데 최근 군 정책 상당분야는 정부의 의지에 따라서 움직이고 있다"며 "지휘관들이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보다는 진급을 위해 정권의 입맛에 맞추려 하는 것도 최근의 사태들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무사 운영에는 물론 폐단이 있었지만, 군인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차단하고 내부 기강을 바로잡는 순기능도 분명히 존재했다"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조급한 '기무사 두드리기'가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대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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