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 방향은?] 대안정치연대, '제3지대 신당' 기폭제 될까


"우리가 변화해야 다른 정당 변화 촉진 가능"
파급력은 향후 정계개편의 흐름 좀 더 지켜봐야
범보수·비박 대권주자 '헤쳐모여'시 입지 좁다
정도원 기자(united97@dailian.co.kr) |
평화당 신당파 의원 10명 '대안정치연대' 결성
"우리가 변화해야 다른 정당 변화 촉진 가능"


▲ 민주평화당 삼분 상황도(자료사진). ⓒ데일리안 사진DB

민주평화당 신당파가 마침내 '행동'에 나서면서, 총선 전 정계개편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인지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평화당 의원 16명(바른미래당 당적으로 활동 중인 박주현·장정숙 2명 의원 포함)은 세 조각으로 갈라지며 삼분(三分)이 됐다.

유성엽 원내대표와 최경환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대안정치연대'를 결성한 신당파 의원이 10명으로 최대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천정배·박지원·장병완 등 중진의원들도 신당파에 포진했다.

'대안정치연대'를 대표하는 유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결성 이후 연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홍보전에 나서는 한편 물밑에서는 바른미래당 및 무소속 의원들과 접촉을 강화하는 등 광폭행보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동영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당권파는 정 대표의 영향력이 강한 전북 전주를 중심으로 조배숙 전 대표와 김광수 사무총장, 박주현 수석대변인 등 4명의 의원이 포진해 있다.

정 대표는 '대안정치연대' 결성이 대외적으로 평화당의 분당(分黨)으로 받아들여지는 등 정치적 위기 국면에 봉착하자, 지난 19일 정치적 근거지인 전주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정 대표는 당권파 인사들을 일일이 소개하며 "이만하면 한 번 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호언했다.

평화당 유일의 상임위원장인 농해수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주홍 의원은 "제3지대 신당 외에 다른 좋은 길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동영 대표도 '제3지대 신당'에 힘을 실어달라"며 거중조정에 나섰다. 김경진 의원은 16일 심야의 '끝장토론' 의총마저 불참한 채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정치권밖 분들이 선도해 '독립된 텐트' 쳐라
두 당 의원들은 삼삼오오 참여해야 새로워"


▲ '대안정치연대' 주요 구성원인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와 장병완·천정배 의원, 장정숙 원내대변인(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신당파는 이번 '대안정치연대' 결성이 '제3지대 신당'의 불씨를 살리기 위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유 원내대표도 "이것을 분당이라 볼 일은 아니다"라며 "새로운 '제3지대 신당'으로 전환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당 지지율이 저조한 평화당을 둘로 쪼갠다고 한들 총선 비전이 새삼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대안정치연대' 결성이 분당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황 의원은 "(바른미래·평화) 두 당 밖에 정치권 밖의 분들이 선도해서 설치·운영하는 독립된 텐트를 치는 게 국민들 보기에 더 새로워보인다"며 "거기에 두 당의 의원들이 스스로 삼삼오오 참여하는 것"을 '제3지대 신당'의 방법론으로 제시했다.

그러자면 국민 보기에 전혀 새로운 얼굴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유 원내대표는 "대안정치연대 내에서도 현역 의원들은 가급적 뒤로 가야 하고, 중진의원들은 더더욱 뒤로 가야 한다"며 "정동영 대표에게도 내려놓으라는 게 많은 의원들의 요구였는데, 정 대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정 대표는 '대안정치연대'의 전면에는 유 원내대표와 최 최고위원, 장정숙 원내대변인이 있지만 배후에서는 '정치 9단' 박지원 의원이 조종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 대표는 '끝장토론' 의총 이튿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원로정치인이 당을 뒤에서 들쑤시고 분열을 선동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박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유 원내대표는 "오히려 우리 내에 '지금 당장 탈당하자'는 분들이 더러 있는데, 그것을 잠재우고 '끝까지 저쪽에 남아있는 사람들까지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박지원 의원) 그분의 입장이고 역할"이라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나를 공격하니 평화당 창당 이래 가장 큰 기사들이 났더라"며 "정동영 대표가 '꾼'은 '꾼'"이라고 반격했다.

'중간지대' 42명 의원 '이대로 총선 못 치른다'
바른미래는 혁신위 좌초…'대안정치연대' 역할?


▲ 바른미래당에서 '제3지대 신당'을 처음 목소리 높였던 박주선 의원과 김동철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평화당 삼분 국면이 어지럽게 전개되고 있지만, 핵심은 '이대로 총선을 치를 수는 없다'는데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양당에 속하지 않은 '중간지대'에는 최소 42명의 의원이 흩어져 있다"며 "이들 중 지금의 바른미래당·평화당·무소속 등의 간판을 달고 내년 총선에서 당선을 자신할 수 있는 의원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 때문에 이들 의원들은 '중간지대'의 맏형이자 가장 덩치가 큰 바른미래당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왔다. 실제로 '제3지대 신당'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낸 것도 박주선·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이었다. 이들은 혁신위를 통해 '제3지대 신당'이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혁신위는 '손학규 퇴진' 문제를 다루다 사실상 좌초해버렸다.

평화당 신당파 의원들이 먼저 깃발을 든 것은 이 때문이다. 유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의 변화를 내다보면서 '제3지대 신당'이 의미 있게 만들어지는 것을 기대한 분들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면서도 "우리의 변화가 발생했을 때, 다른 정당들의 변화도 촉진할 수 있다"고 먼저 행동에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초선 의원들은 기존 정치권에 가하는 충격을 높여 정계개편에 필요한 파괴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선도탈당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탈당·분당이 갖는 부정적 어감을 우려해 일단 당내당(黨內黨)인 대안정치연대 결성으로 그친 상황이다.

파급력은 향후 정계개편의 흐름 좀 더 지켜봐야
범보수·비박 대권주자 '헤쳐모여'시 입지 좁다


▲ 유승민·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당 출범대회 당시 출범의 스위치를 함께 누르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향후 '대안정치연대'가 정당의 경계를 뛰어넘는 범정당 의원 모임으로 진화하면서 '제3지대 신당'의 모태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한국당 '황교안 체제'가 구심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당권을 고수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바른정당계 일부 의원은 개별 복당 등으로 파편화하는 게 불가피할 전망이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바른미래당에서 빠져나갈수록 역으로 '대안정치연대'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후 당 밖에 '텐트'를 펼친 뒤, 바른미래당과 '대안정치연대', 손금주·이용호 무소속 의원 등이 개별적·순차적으로 합류하면 '제3지대 신당'이 된다.

만약 바른미래당의 당권이 전복돼 바른정당계가 당을 주도하게 되면 바른미래당의 보수 성향이 짙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당과의 보수대통합 시도가 이뤄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바른미래당 내의 호남계 의원들이 오히려 뛰어나와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 경우에는 원내 세력이 호남에 갇히게 되기 때문에 '제3지대 신당'의 전국적 영향력은 위축될 전망이다.

'황교안 체제'의 원심력이 커지면서, 한국당이 총선 전에 분당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홍준표 전 대표와 안철수·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 등 범보수·비박 대권주자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헤쳐모이는 정계개편이 시도될 수도 있다.

이러한 전개가 이뤄지면 '제3지대'의 상당 지분을 범보수·비박 대권주자들이 주도하는 신당이 점유하게 될 공산이 크다. 이 때에는 '대안정치연대'가 정계개편이나 '제3지대 신당'을 주도하기는 어려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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