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 때도 없었던 SK 구원왕, 하재훈 '찜?'


34세이브로 구원 부문 단독 선두 유지 중
통합 우승까지 차지하면 이 부문 역대 7번째
김윤일 기자(eunice@dailian.co.kr) |
▲ 역대 7번째 우승+구원왕에 도전하는 하재훈. ⓒ SK 와이번스

데뷔 첫 해 구원왕 등극이 유력한 SK 하재훈(28)이 통합 우승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고 있다.

하재훈은 지난해 열린 2019년 신인 드래프트서 2차 2라운드(전체 16번)에 지명돼 SK 유니폼을 입었다.

마이너리그와 일본 독립리그서 활동했던 당시 주로 타자로 출전했던 이력을 감안하면 지금의 마무리 투수 자리는 그야말로 신데렐라 스토리와 다름이 없다.

선수 본인조차 KBO리그서 타자로 뛸 것이라 생각했기에 투수로 거듭나기 위해 엄청난 담금질을 거쳤다는 후문이다. 결국 포지션 변화를 꾀한 SK의 선택은 대성공으로 귀결되는 모습이다.

하재훈은 당초 팀의 마무리로 낙점된 김태훈이 시즌 초반 흔들리자 임시 클로저로 뒷문 단속에 나섰고 곧바로 지금의 자리를 꿰차게 된다.

올 시즌 하재훈의 성적은 57경기 출장, 55이닝서 5승 3패 3홀드 34세이브 평균자책점 2.13이다.

28세의 중고 신인(다만 신인왕 후보 자격은 없음)이긴 하나 투수 전업 후 사실상 첫 시즌이고, 데뷔 해 성적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조용준이 보유하던 데뷔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움과 동시에 SK 구단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도 보유하게 됐다.

더불어 구단 역대 두 번째 구원왕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부문 2위권인 LG 고우석과 NC 원종현이 각각 32, 30세이브로 맹추격하고 있으나 잔여경기가 10경기 이내로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하재훈을 넘어서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하재훈이 구원왕에 오른다면 2003년 조웅천(30세이브) 이후 구단 통산 두 번째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 역대 구원왕 및 팀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더불어 역대 7번째 ‘통합우승+구원왕’에도 도전할 수 있다.

현재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는 이변이 없는 한 정규 시즌 1위를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2년 연속 우승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승을 차지한 팀에서 구원왕이 배출된 사례는 지금까지 6번 밖에 없었다. 삼성이 네 차례, 그리고 해태와 두산이 한 번씩 달성했다.

무엇보다 이 기록을 달성한 투수들이 KBO리그 첫 전업 마무리인 권영호를 필두로 선동열, 진필중, 오승환 등 시대를 풍미했던 클로저들이라 하재훈 입장에서도 탐 나는 기록이 아닐 수 없다.

SK는 2000년대말 왕조를 구축할 당시 정대현이라는 걸출한 마무리 투수가 있었으나 사실상 집단 마무리 체제로 전성기를 맞은 바 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 하재훈이라는 깜짝 투수가 등장했고, 듬직한 전문 마무리와 함께 통합 우승을 이뤄 제2의 왕조를 탄생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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