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신용공여 증가세⋯중소형 증권사 숨이 '턱턱'


중소형사 6곳, 신용공여 비율 50% 육박⋯올해 들어 증가세로 전환
투자자 반대매매 리스크 노출⋯전문가 "약세장 하락 부추기는 요인"
최이레 기자(Ire@dailian.co.kr) |
중소형사 6곳, 신용공여 비율 50% 육박⋯올해 들어 증가세로 전환
투자자 반대매매 리스크 노출⋯전문가 "약세장 하락 부추기는 요인"


▲ 최근 중소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신용공여 규모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대형사들만큼 수익 구조가 다각화 되지 못한 탓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사업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기자본 대비 과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우려의 시각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고리의 이자와 함께 이에 대한 리스크는 고객들에게 지우고 증권사들은 이자 장사만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어 남은 하반기 중소형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중소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신용공여 규모가 크게 늘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대형사만큼 수익 구조가 다양하지 못한 탓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사업에 집중한 결과인데 자기자본 대비 과도한 수준에 달하고 있어서다. 높은 이자와 고객들에 대한 리스크 부담 가능성이 높아지는 요소인 만큼 하반기 중소형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기자본 규모 1조원 미만의 교보증권, 부국증권, BNK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KTB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평균 신용공여액은 2959억2730만원 규모로 이들 증권사의 평균 자본 총계(6002억6192만원) 대비 약 49.30%를 차지하고 있다.

신용공여액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자기자본 대비 50%를 넘나들면서 회사의 현금 보유율 내지 현금성 자산 규모를 크게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 때문이다.

특히, 하이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오름세가 비교적 가파르다. 하이투자증권의 신용공여액은 지난 2년 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2017년 3분기 말 기준 3325억8099만원 규모였던 액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5166억4200만원 수준으로 뛰었고 올해 2분기 말 5382억3014만원을 기록, 최근 2년 내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이는 자기자본 7697억6800만원의 약 66.44%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등락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2680억8780만원으로 집계된 신용공여액은 지난해 3분기 말 3396억4140만원으로 약 26.69% 증가했고 올해 2분기 말에는 3241억4094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 4956억4686억원 대비 약 65.40%를 차지하고 있다.

자본 규모 면에서 이들 증권사보다 큰 교보증권도 올해 들어 증가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2분기 말 기준 신용공여액은 5422억6746만원으로 2년 내 최고치(자기자본 대비 약 58.27%)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연말까지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신용공여 규모가 축소된 점을 고려해도 올해 2분기 말 기준 4977억1167만원으로 집계돼 자본 대비 약 53.48%를 기록, 얼마 남지 않은 3분기 통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밖에도 KTB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도 올해 2분기 기준 자기자본 대비 신용공여액 비율이 각각 48.28%, 34.53% 수준을 나타내고 있고, 자본 규모 1조원을 소폭 상회하는 한화투자증권도 올해 1분기를 제외하면 최근 2년 새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 끝에 2분기 기준 자기자본(1조68억원) 규모의 65.68%에 해당하는 6613억5290만원을 기록, 최고점에 올라 있는 상태다.

이런 추세에 일각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증권사들 입장에서 비교적 리스크가 적은 신용공여 사업에 집중해 고객들로부터 고리의 이자를 챙기는 동시에 리스크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 때문이다.

실제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사업은 담보 대출의 성격을 띠고 있다. 주가가 하락해서 담보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대부분 마진콜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진콜을 맞추지 못하면 반대 매매를 통해 자금의 일정 부분을 회수한다. 따라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이런 반대 매매와 같은 방어 수단을 가지고 있어 대출이 많이 늘어나도 신용위험에 크게 노출되지는 않는다.

일반 개인 고객들은 사정이 다르다. 주가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투자자 본인이 지는 동시에 반대 매매가 진행될 경우 가지고 있는 담보(주식)가 소멸되고 여기에 비교적 높은 수준의 이자까지 책임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고울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증권사 관계자는 시중 증권사들도 일반 투자자들이 신용공여 사업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상품에 대한 설계 및 출시는 증권사들에게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날을 세우기에는 입장차가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더불어 소폭의 금리 등락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해당 관계자는 "신용공여 사업뿐만 아니라 증권사에서 내놓는 상품의 한도 및 이율 정책에 대한 재량권은 어느 정도 증권사에게 있다고 인정되기 때문에 이를 조정하는 권한 또한 귀속돼 있다고 본다"며 "독점 사업 및 업종도 아니고 대부분의 증권사가 다 하고 있는 사업으로 고리는 맞지만 비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사들도 고객들이 신용공여 사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크게 문제 삼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런 자금은 투자 목적인 동시에 단기차입이 많아 금리가 1~2% 더 오르내린다고 해서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형 증권사들처럼 자본 규모가 크거나 비즈니스 모델이 다각화돼 적극적으로 리스크 테이킹을 할 수 있는 사업을 하기에 제한적"이라며 "다만, 실제 중소형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대비 50~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 이게 과연 적절한 비율인지 고민해볼 필요는 있는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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