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이 내건 보수통합 '3대 원칙'…이상과 현실은?


유승민, 보수통합 '3대 원칙' 제시
원칙마다 복잡한 셈법…다양한 시선 쏟아져
최현욱 기자(hnk0720@naver.com) |
유승민, 보수통합 '3대 원칙' 제시
원칙마다 복잡한 셈법…다양한 시선 쏟아져


▲ 유승민 변혁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말로만 무성했던 '보수통합' 논의의 판이 본격적으로 깔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9일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절반을 맞아 "남은 2년 반 동안 우리 당이 혁신과 보수통합을 통해 국민들게 희망을 드리겠다"며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가운데 바른미래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이끌고 있는 유승민 대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앞서 보수통합을 위한 원칙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등의 세 가지를 제안하며 "이 세가지 원칙만 확실히 지켜진다면 다른 아무것도 요구하거나 따지지 않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유 대표가 내건 세 가지 원칙마다 보수 진영 간의 셈법이 첨예하게 얽혀 있어, 실현 가능성 여부를 두고 다양한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 탄핵의 강을 건너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가는 것은 보수 진영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보수통합 논의에서 빠뜨릴 수 없는 존재로 성장한 우리공화당과 나머지 세력 간의 입장차이가 가장 큰 부분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탄핵에 적극 가담했던 유 대표 측과 여전히 탄핵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의 우리공화당은 애초에 통합이 불가능한 ‘물과 기름’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유 대표는 “보수가 3년 전 이 문제를 갖고 계속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고 책임을 묻는다면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공화당이 탄핵을 절대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견지한다면 보수재건 원칙에 당연히 벗어나는 행동이고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국당도 분명한 입장정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6일 보수통합 논의를 제안하는 긴급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에서 자유로운 분들은 없다. 과거를 넘어서 미래로 가야한다”라며 탄핵 문제를 전향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황 대표와 유 대표 간의 통화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며 탄핵과 관련한 대화 내용의 유무를 두고 입장이 엇갈리는 등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유 대표는 황 대표의 논의 제안에 화답하면서도 한편으로 변혁 '신당기획단'을 출범하고 당초 계획대로 신당 창당 준비도 함께 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우리가 한국당의 계획에 맞춰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 개혁적 중도보수 신당이 우리가 갈 길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추진하겠다"고 했다.

정치적 노선에 대한 문제는 우선 변혁 내부에서 감지되고 있는 미묘한 간극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변혁을 구성하고 있는 안철수계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한국당과의 통합 기류에 난색을 표하며 바른정당계와의 동행을 놓고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신당기획단의 공동단장을 맡은 권은희 의원이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확실한 선을 긋기도 했다.

▲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유 대표가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라는 표현을 한 것은 향후 변혁이 한국당에 흡수 통합되는 모양새는 배제하고 '헤쳐모여'식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로드맵은 윤상현 한국당 의원도 들고나온 바 있다. 그는 "올해 안에 보수통합이 안 되면 새로운 제3지대를 만들어 놓고, 우리도 나가서 통합할 수 있다"며 "한국당을 없애고, 그 사람들(변혁)을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혁에서 활동하고 있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개혁적 보수가 가장 성공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결국 이걸 택할 것이다"라며 "(헤쳐모여식 보수통합은) 우리 입장에서 베스트다. 윤 의원이 말한 대로 헤쳐모여식이 되면 개혁적인 보수가 주도하는 새로운 신당이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이 같은 형태의 통합은 한국당 내 강성친박 세력 및 우리공화당과의 정쟁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황교안·유승민의 리더십·포용력에 달린 보수통합
"대의를 위해 내려놓고 양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보수대통합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자유우파 통합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치권에서는 이처럼 복잡하게 꼬여 있는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 논의의 중심에 있는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대표의 리더십과 포용력이 절실하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유 대표의 언급대로 성공적인 보수통합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펼쳐질 것이다"라며 "눈앞에 다가온 총선에서의 ‘승리’라는 '대의'앞에 각자의 입장을 조금씩 내려놓고 양보할 수 있느냐, 그렇게 하지 못하느냐가 관건이다. 어떤 결과가 도출되는 가는 전적으로 두 리더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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