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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용산 발언´ 애통함의 표현일뿐"


입력 2009.01.23 08:30 수정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친박계 의원들 "순수한 의도, 정치적 이용 말아야" 확산 경계

"´왜 그리 빨리 진압했나´는 표현 안했을 것" 사태 추이 관망

또 한마디를 던졌다. “그렇게 급한 일이었느냐.”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이번 ‘용산 참사’의 경찰 강경진압을 두고 한 말이라고 한다. <연합뉴스>는 박 전 대표가 “왜 그렇게 빨리 진압에 들어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 “왜 그렇게 기다리지 못했는지 잘 모르겠다” “순식간에 그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될 수 있느냐” “이렇게 돼서 어떻게 하느냐. 정말 걱정” 이라는 ´격한´ 말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가 상당히 ‘화’를 냈다고 했다. 공식적 언급은 아니지만 비통함과 경찰의 강경진압에 대해 진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2의 촛불’ 사태가 나올 수 있다며 청와대와 여권이 잔뜩 긴장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문책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발언은 또 한번 여권 내부에 ‘폭탄’을 던진 셈이다.

가뜩이나 홍준표 원내대표가 거듭 ‘선 문책론’을 주장해 청와대와 함께 ‘선 진상조사’를 주장하고 있는 박희태 대표와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노골적으로 홍 원내대표를 21일 주요당직자 회의에도 참석시키지 않을 정도로 둘 사이의 기류는 냉랭하다.

하지만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설 연휴 차례상에 ‘용산 참사’가 올려진다면 청와대와 여권으로서는 상당한 곤혹을 치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법과 원칙’ ‘선 진상규명’ 이라는 이성적 대응이 절실할 때라 하지만 ‘사람이 6명 죽었다’는 국민 정서가 쉽게 용납되지 않은 터다.

이를 의식한 듯 한나라당은 “설 연휴 전에 수습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여기에 원희룡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시점에 박 전 대표가 한마디 보탰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한마디’는 여느 정치인의 발언보다 폭발력과 무게감이 크다는 점에서 쉽게 넘길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달 5일 박 전 대표는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내놓은 법안들이 국민에게 오히려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개혁입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하필 국회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김형오 국회의장까지 ‘입법 전쟁’을 치르고 만신창이가 된 시점이다.

이 발언이후 박 전 대표는 ‘여당속 야당’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평을 들어야 했다. 물론 긍정적 평가만 있는 아니다.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킨 보수세력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는 눈총도 받아야 했다. 더불어 이 대통령은 국정운영에 힘을 받기 위해 박 전 대표와 진실된 화해를 해야 한다는 ‘과제’를 다시 떠안았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박 전 대표의 ‘한마디’는 여권을 당혹케 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용산 사건´ 발언 보도를 두고 친박계 의원들은 ‘입조심’ ‘몸조심’ 하는 분위기다.(자료사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용산 사건´ 발언 보도를 두고 친박계 의원들은 ‘입조심’ ‘몸조심’ 하는 분위기다.(자료사진)

사태 추이 지켜보는 친박계

한편 박 전 대표의 발언을 둘러싸고 친박계 의원들은 오히려 ‘입조심’ ‘몸조심’ 하는 분위기다.

홍사덕 의원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박 전 대표의 발언과 관련,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며 “당 차원에서 ‘용산 참사’에 대해 언론과 인터뷰나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있다”며 선을 그었다. 당내 중진 의원으로 쉽게 말을 꺼낼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3선의 한 친박계 의원은 통화에서 “확인해 본 결과 박 전 대표가 직접 그런 언급을 하신 적은 없다”면서도 “국민들의 죽음에 애통한 마음에서 한 이야기”라고 비껴갔다.

재선의 다른 친박계 의원은 “용산 사건은 우선 사실관계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윤곽이 나와야 그에 따른 대처를 할 것 아니냐. 당 지도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글쎄, 내가 할 말이 아니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초선의 친박계 의원은 “알겠지만 박 전 대표는 ‘왜 그렇게 빨리 진압했냐’ 등의 직접적인 표현을 하지 않는다”며 “박 전 대표의 순수한 마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할까 그게 걱정스럽다”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한결같이 “당 지도부가 결정할 일” “우리도 상황을 모른다”고 손을 내저으면서도 “안타까운 죽음이다.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며 조심스럽게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데일리안 = 동성혜 기자]


☞박근혜 "‘용산 참사’ 왜 그리 빨리 진압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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