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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 보첼리 ‘눈먼 천사가 남긴 감동의 여운’


입력 2010.05.02 23:53 수정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특유의 감성과 웅장한 목소리에 ‘관객 전율’

네 차례나 앙코르 무대 ‘음악도 매너도 감동’

“음악은 나의 운명이다.”

공연은 안드레아 보첼리(52·Andrea Bocelli)의 영상 메시지로 시작됐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스며든 그의 영상 메시지는 이날 공연의 지향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유진 콘의 지휘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서곡이 울려 퍼지면서 힘차게 출발한 이날 공연은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서울의 봄날을 촉촉하게 어루만졌다.

지휘자 유진 콘의 안내를 받으며 등장한 안드레아 보첼리는 첫 곡부터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의 ‘여자의 마음’을 선곡했다. 국내 CF 배경음악으로 더 유명한 곡으로 ‘천상의 목소리’에 실린 익숙한 멜로디는 관객들을 빠르게 흡수했다.

특히 무대에 선 그에게 장애는 무의미했다. 가슴으로 호흡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그의 모습에선 어느덧 거장의 풍모가 느껴졌다. 음악적 경계를 뛰어넘는 보첼리의 음악은 노래의 아름다움이 전해주는 진정성과 보편성을 지니고 있어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유진 콘(왼쪽)의 지휘로 진행된 안드레아 보첼리의 내한공연은 무려 네 차례의 앙코르 무대가 이어질 만큼 깊은 감동을 안겼다. 유진 콘(왼쪽)의 지휘로 진행된 안드레아 보첼리의 내한공연은 무려 네 차례의 앙코르 무대가 이어질 만큼 깊은 감동을 안겼다.

보첼리는 이날 공연에서 특유의 감성이 빛나는 이탈리아의 러브송 등 다채로운 노래를 들려줬다. 또 워싱턴 포스트가 극찬한 소프라노 사비나 츠빌라크(Sabina Cvilak)와 테너 파바로티와 연주여행으로 유명한 플루티스트 안드레아 그리미넬리(Andrea Griminelli)의 무대도 압권이었다.

특히 파워풀한 츠빌라크의 목소리는 공연장의 작은 빈틈조차 허락하지 않을 만큼 관객 한명 한명을 전율시켰다. 그녀는 보첼리와 함께 오페라 <파우스트>와 <라트라비아타>의 아리아를 듀엣으로 선보였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을 이끈 지휘자 유진 콘의 섬세한 비팅과 노련미도 일품이었다. 특히 보첼리의 컨디션과 기분까지 체크하고 관객들의 심리까지도 빠르게 캐치하는 세심한 배려가 단연 돋보였다.

웅장한 목소리만큼이나 깊이 있는 무대를 선사한 보첼리의 이날 공연 피날레는 호주 출신의 배우이자 가수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델타 구드렘과 함께 부른 ‘대지의 노래’로 장식했다.

그러나 공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이날 공연의 진짜 하이라이트를 남겨두고 있었다. 마지막 곡을 열창하고 내려가려던 보첼리는 지휘자 유진 콘의 간곡한 요청과 관객들의 환호성에 다시 발길을 돌렸고, 다시 구드렘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첫 번째 앙코르 곡은 지난 2006년 발표한 앨범 ‘Amore’에 싣기도 했던 엘비스 프레슬리의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었다. 보첼리의 웅장한 목소리와 팝스타 구드렘의 보컬이 어우러져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해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이 이어졌다.

계속된 앙코르 무대는 가스펠 ‘기도’(The Prayer)를 걸쳐 보첼리를 세계적인 스타로 견인한 ‘Time To Say Goodbye’로 이어졌고, 모든 관객들은 깊은 감동에 못 이긴 채 모두 기립해 열띤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관객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보첼리는 이어 다시 한 번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를 열창하고 나서야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공연이 끝난 후에도 한참 동안 그의 무대가 남긴 감동과 여운은 계속됐다.

한편, 안드레아 보첼리는 클래식의 깊이와 팝의 대중성을 모두 갖춘 아티스트로 클래식과 팝, 크로스오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92년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추천으로 이태리 대표가수 주께로의 무대를 통해 데뷔한 보첼리는 90년대 중반부터 팝페라의 대중화를 이끌어낸 선구자로 꼽히며, 그의 성공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크로스오버 가수들이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데일리안 문화 = 이한철 기자]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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