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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기 우세 속 후보 단일화가 승부처


입력 2010.05.02 20:31 수정         서기원 객원기자

서울시교육감 선거 ´보수-진보´ 양진영 유력후보들 단일화 불참 변수

6월 2일 열리는 지방선거는 자치단체장은 물론 시도 교육감 선거를 같이 치른다. 그 중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공정택 전 서울시 교육감이 지난 달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직권남용에 의한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8년 이후 두번째로 치러지는 직선제 교육감 선거는 무상급식, 교육비리 척결, 공교육 정상화 등 어느 때보다 정책 대결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수진영과 진보 개혁진영은 후보 단일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느 진영이 더 강한 결집력을 가지느냐가 당락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일화에 첫 발을 내디딘 쪽은 진보진영. 지난달 14일 시민추대위원회는 경선을 통해 곽노현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를 단일 후보로 선출했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해왔던 박명기 예비후보가 경선방식이 비민주적이란 이유로 불참했고 이삼열 예비후보도 같은 이유로 경선 직전 불참을 선언함에 따라 반쪽짜리 단일화란 비판을 받고 있다. 박명기, 이삼열 후보는 독자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어 3자구도가 형성된 상황이다.

보수진영은 10여명의 후보가 난립한 상황에서 바른교육국민연합을 중심으로 단일화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보수 진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덕성여중 교장을 지낸 김영숙, 서울시 교육기획관 출신인 남승희 예비후보 등이 불참해 진보진영과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26일 바른교육국민연합은 권영준, 김경회, 김성동, 김호성, 이경복, 이상진, 이원희 후보 등 총 7명의 후보가 협약서 체결에 참여했다고 밝히며, 오는 6일 여론조사 50% 및, 999 명으로 이루어진 선출인단에 의한 투표 50%를 적용해 후보단일화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앞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지면 보수든 진보진영이든 유력 후보를 중심으로 합종연횡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후보간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진보진영, 박명기 우세 속 곽노현 추격 양상

지난달 24~25일 이틀에 걸쳐 정치컨설팅회사 에이앤피그룹이 서울시민 10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야권 교육감 후들 간에 지지를 묻는 전화여론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0%p)에서 박명기 후보가 28.1%를 얻어 2위를 차지한 곽노현 후보(20.6%)를 7.5%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는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로 등록한 전체 후보들의 지지를 묻는 조사에서도 25.7%로 1위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윈폴이 서울시민 10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0%p)도 이와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박명기 후보는 25.7%를 얻어 이원희 전 교총회장(13.4%), 곽노현 방통대교수(9.2%), 남승희 전 서울시 교육정책담당관(9.1%), 이경복 전 서울고등학교 교장(6.4%), 이삼열 전 한국유네스코 사무처장(4.0%), 권영준 경희대 교수 (1.7%), 김영숙 전 덕성여중 교장(4.0%) 등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수와 진보 진영 후보가 단일화됐을 경우를 가상한 1대1 대결에서 박명기 후보는 41.3%를 얻어 보수 후보로 유력시 되는 김영숙 전 덕성여중 교장(23.9%)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곽노현 후보와 김영숙 후보의 1대1 대결에서는 35.4% 대 31.6%로 오차 범위내 접전이 될 것으로 조사됐다.

한 인터넷매체가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4~25일 양일 간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에 따르면 ´진보성향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자가 50.3%로 나타나 ´보수성향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자(22.5%)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진영의 고전이 예상되는 대목지만 서울시 교육감 출마예정자 중 지지할 후보를 결정했는지를 묻는 질문엔 93.7%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해 대다수 시민들이 교육감 선거에 대해 관심도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결정했다´는 답은 6.3%에 머물러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면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진영, 전교조vs 반(反)전교조 프레임...진보진영, MB교육 대 반(反)MB교육 프레임

지난 19일 학부모들의 알권리를 주장하며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단체에 소속된 교원 총 22만2479명의 명단을 전격 공개한 후 교육감 선거도 전교조vs 반전교조 프레임에 갇히는 양상을 띠고 있다. 전교조는 물론 한국교총까지 격렬히 반발하는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들이 명단 공개에 동참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논란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상급식, 교육비리 등으로 궁지에 몰린 보수진영으로서는 호재 중 호재로 보고 있다. 2008년 7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의 주경복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공정택 후보가 막판에 ´전교조 대 반전교조´ 구도를 내세워 승리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보수진영의 지원을 받고 있는 김영숙 후보는 2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명단 공개는 전교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면서 “그렇다면 학부모와 학생들 앞에서 정정당당해야 할 교사들이 지금까지 스스로 가입한 단체를 밝히지 못한 것을 먼저 반성하고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hs란의 중심으로 뛰어든 상황이다.

한편, 진보진영은 지난해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반MB교육´을 내세운 김상곤 교육감이 당선된 경험을 살리려 애를 쓰고 있다. 진보진영의 무상급식 전면 실시는 상당한 여론의 지지를 얻는 듯 했지만 ´천안함 사건´과 조 의원의 교원단체 명단 공개가 이어지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는 분위기다.

진보진영은 MB교육을 무한경쟁교육으로 규정하고 교육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정권의 중간심판적 성격을 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교육계에도 반MB 바람이 불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 28일 경찰청 정보과에 의해 작성된 교육감 후보들에 대한 동향감시를 지시한 문건이 공개되면서 보수진영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각 진영 간 후보 단일화 성사될까?

지난 3월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2 지방선거에서 정당과 교육감 후보의 연대를 금지하는 지침을 밝혔지만 한나라당은 "선관위가 과도한 규제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민주당은 "정당과 교육감 후보의 자연스런 연대를 위협한다면 정책선거가 훼손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서울 교육감 후보로 김영숙 전 덕성여중 교장을 비공식적인 여권 단일 후보로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의 경우 곽노현 후보와 박명기 후보를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관위는 비공식적으로 특정 정당과 교육감 후보가 연대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보수진영은 진보진영 후보들에 비해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 지지율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특히 김영숙 전 덕성여중 교장의 경우 지지율이 한자리 수에 머물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진보진영의 경우 시민추대위원회의 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로 추대된 곽노현 후보에 비해 박명기 후보가 여론조사 상 나타난 지지율이 앞선다는 점이 고민되는 지점이다. 특히 전교조vs 反전교조 프레임이 굳어져가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보수진영 후보와의 1대1 가상대결에서 곽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보수든 진보진영이든 후보 단일화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4자 혹은 5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보수진영의 경우 6일로 예정된 바른교육국민연합이 뽑은 단일 후보와 정부 여당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김영숙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자칫하면 진보진영 후보 3명과 보수진영 단일 후보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진보진영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물론 진보진영의 경우도 박명기 후보와 이삼열 후보 간 단일화 협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를 통해 곽노현 후보와의 최종 단일화를 이룬다면 진보진영의 승리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개혁 서울시 교육감 선출을 위한 시민 모임’은 후보 단일화를 위해 △단일화 경선에 어떤 단체이든 개입을 배제할 것. △공개토론회를 2회 실시할 것. △선관위 후보등록 전에 100% 서울시민의 여론조사 결과로 단일화할 것을 제안해 놓고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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