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오세훈 서울시장 인터뷰 전문


입력 2010.06.21 08:55 수정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6.2 지방선거 결과는 타협하고 견제와 균형하라는 시민의 뜻”

민선 5기는 ‘경청과 소통’을 화두로 이끌어가겠다고 다짐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를 만난 것은 지난 16일 서울시청 별관에서다.

다음은 오 시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당선소감이 가장 궁금하다. 정치부 기자하면서 이번처럼 완전히 밤을 세워본 적이 없다. 하물며 당사자는 더욱 만감이 교차했을 텐데 그날 밤 느낌을 말해달라.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출구조사가 나왔을 때 반신반의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차이가 난다는데 이렇게 격차가 없을까했다. 반신반의하면서 당황스러운...그 당황이 확인되는 단계였다. 8시부터 본격적으로 개표가 시작된 것 같은데 12시까지 보니까 출구조사가 ‘어 맞는구나 맞네’ 하면서 계속 갔다. 그러면서 혼란스러웠다. 몇 달 동안 계속됐던 여론조사는 어떻게 된 것이고 무엇 때문에 이런 괴리가 생긴 것인지 생각을 계속 하니 여러 가지로 반성했다.

캠프가 사실 20%, 15%차이라고 하면 분위기가 이완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되면 아무리 말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해도 저류에는 긴장감이 풀린 분위기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그럴 때 다잡기 위해 온갖 자극적 이야기 했다. ‘이겨도 5%, 져도 5%’라고 했다. 그때는 5%도 굉장히 박빙이다. 세상에 정권 중반기에 치러지는 지방 선거가 10% 이상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부터도 말은 그렇게 많이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풀렸다. 그런 게 떠올라 개표하면서 좀더 세게 노력했어야 했는데, 혹시 긴장이 풀려 할 수 있는 걸 안한 건 없는가. 이런 생각 떠올리며 개표를 봤다.

그러다 새벽 1시쯤 현장에 와서 소감을 밝히는 게 도리일 것 같았다. 그때 이미 한명숙 후보쪽은 돌아가며 몇 번 나왔다. 표차이가 지고 있다 해서 얼굴도 나오지 않으면 뭔가 숨어있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 전 사실 뒤집고 우리 캠프 기가 올랐을 때 가고 싶었는데 추세를 보니 오래 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소회를 밝혔다. 그때 ‘패색이 짙어지는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때부터 캠프쪽에서 보고가 들어왔다. 한 5시간 쌓이니까 그걸 토대로 시뮬레이션이 돌아가 개표율, 득표율 등 어느 선거구 빨리 가는지 진도 맞추고 계산한 결과가 여러 경로를 통해 보고가 됐는데 5천표에서 3만표 정도 차이로 이길 게 확실시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뒤집어지지 않으니까 기대를 갖고 계속 보는 데 이거 보고가 위안용인지 진짜 계산이 된 건지 확신할 방법이 없어 그냥 계속 봤다.

“4년 동안 해왔던 게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드니 가장 가슴이 아파”

질수도 이길 수도 있는 가능성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누구든지 중장기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싶은 일 욕심에 재선을 생각하는데 이게 다 날아가겠구나 했다. 야당의 스탠스를 보면 모든 걸 부정하니까, 그동안 4년 동안 해왔던 게 다 잘못했다는 입장이니 거기에 시의회고 구청장이고 이미 결론 나가는 상황이라 그동안 한 게 다 무위로 돌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가슴이 아픈 부분이다. 야당이 들어오면 앞으로 할 것을 못하는 게 아니라 기존에 했던 것까지 지우기 시작하겠구나하는 복잡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새벽 4시 15분쯤 뒤집어졌는데 그러면서도 이기더라도 일하기가 너무너무 힘든 환경이 되겠구나 했다. 구청장이 다 넘어가고 시의회 4분의 3이 넘어갔다. 이런 상태에서 캠프 보고 대로 간발로 이긴다 한들 무슨 일을 하겠나. 시의회와 구청장 분포를 갖고 게다가 교육감도 패색이 짙어지니 이런 여러 가지 주변 정황을 갖고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 그런 생각이 왔다 갔다하니 사실 개표를 본다고 앉아있지만 정신이 복잡해졌다.

새벽 4시 15분쯤부터는 뒤집어지고 한 30분 더 보니 굳어지는 패턴이라 그 때부터는 몇시에 캠프에 나가고 후속 프로세스 어떻게 해야하는지 가서 당선 소감은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까 하는 생각만 들었다.”

- 당선이 확정되고 화환을 받으며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그때 당선소감문을 읽었는데 딱 그 마음이다. 이기고도 전혀 기쁘지 않은 걱정만 앞서고 막막한 절해고도에 혼자 남겨진 듯한, 격렬한 전투를 치렀는데 그 전투에서 장수를 다 잃어버리고 가까스로 전쟁을 이기기는 했으나 그 가운데 피해가 너무나 막심한 마음이었다. 앞으로 4년 동안 하나 하나 도모해 나갈 우군이 전혀 없는...그래서 그때 ‘장수를 다 잃어버린 대표 장수’라고 표현 했는데 사실 생략 됐다. 장수를 다 잃어버리고 백척간두에 홀로 선 고독감 외로움이 더 컸다. 카메라용으로 웃어야 한다니까 억지로 웃었지 정말 그때는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 시장으로 입장과 정치인 입장이 공존한다. 두 번의 선거에서 진검 승부를 하고 승리한 것은 정치인으로 큰 자산이다. 물론 구청장이나 서울시의원들이 야당에 장악돼 불리하지만 이제야말로 시정을 정치인 오세훈의 모습으로 해결하고 그 결과를 자산으로 남길 기회다. 앞으로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시정을 펼쳐야 하는데 어떤 복안이 있는가.

“지난 4년 진짜 허심탄회하게 일했다. 선거 때 '삽질', '토목' 이런 류의 비판을 받고 선거를 치렀지만 진심은 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야당 시의원이나 구청장을 대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만날 때마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할 것이다. 선거 때는 날선 공격하고 굉장히 선명하며 어떻게 보면 과장된 공약도 내놓고 대결을 벌였는데 그게 실제 일하는 과정에서 통하겠는가.

예를 들어 무상급식이라면 가슴을 열어놓고 토론할 가치가 있다. 나는 무상급식 그 자체를 부인하지 않는다. 그 정신이 좋고 마음도 이해한다. 아이들의 가슴에 낙인감 생기고 상처 입는다는 데 돈 들여 치유될 수 있다면 좋고 아이들에게 밥을 공짜로 먹이면 좋다. 그러나 그보다 급한 일이 분명히 있다.

나는 그 급한 일들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3무학교(사교육, 폭력, 학습준비물 없는 학교)와 교육복지다. 토론한번 해보자. 처음에는 굉장할 것이다. 본인들도 (무상급식을) 공약했고 또한 이기고 지는 문제가 걸려있다. 더구나 이번 선거의 정체성처럼 됐는데 쉽게 포기하겠느냐. 서울시는 이른바 1조원을 더 쓰기로 했는데 그 가운데 3천억원 정도를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차차상위 계층의 교육복지에 쓰기로 했다. 이렇게 하나하나 놓고 토론하다 보면 그 계층을 도와주는 게 더 우선순위인지 소득 30% 이상 그 70%까지 밥을 공짜로 먹이는 일 우선 순위인지 토론하면 합리적으로 결론이 난다.

공약 가운데 ‘폭력없는 학교’와 학교 보안관 2명씩을 배치하겠다는 게 있다. 원래 중학교 이상 학교폭력을 예상하고 만들었지만 며칠 전 몹쓸 범죄(학교 운동장에서 초등학생을 끌고 가 성폭행한 사건)가 일어나 학교에 질서와 치안 유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런 상황에서 밥 먹는 게 중요한지 초중학교 '학교 보안관' 2명씩 배치해서 학교안팎 범죄를 예방하는 게 중요한지 그거야 명약관화한 결론이다.

“6.2 지방선거 결과 타협하고 견제와 균형하라는 뜻”

가슴 터놓고 대화하는데 그게 안되겠느냐. 디자인 정책도 한강 르네상스도 마찬가지로 필요 없는 게 아니다. 정치 공약을 갖고 선거를 치른 것에 만족해야지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야당이 일종의 수의 폭력 부리기 시작하면 우리 시민들과 국민들이 보고 있다.

수의 열세 때문에 서울시의원 3분의 2가 재의 요구하고 3분의 1이 가결 시키면 어쩔 수 없이 조례가 만들어지고 예산이 통과돼 시행한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그것 자체가 주는 메시지가 있다. 이렇게 (지방선거에서) 뽑아준 것은 타협하고 견제와 균형을 하라고 표를 준 것인데 일방 독주하기 시작하면 그것 자체로 또 다른 정치 환경이 만들어져가는 것이다.

하나 하나 정도대로 가면 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 내가 관철시키고자 하는 공약을 자료에 남기고 토론과정에서 충분히 전달하고 수의 열세로 밀리는 것은 그대로 가는 것이다. 차근차근 가면 시간은 더 걸릴 수도 있고 돌아가는 길이 될 지도 모른다. 효율만 생각하면 안타까울 수 있지만 결국 민주주의라는 게 그런 비용을 치르며 쌓아 간다는 관점에서 보면 귀중한 경험이고 민주주의를 공부해 나가는 과정이다.”

- 서울광장이 문제다. 마치 진보와 보수의 상징처럼 돼서 그것이 실질적으로 시민들에게 어떤 이익이 돌아가느냐가 아니라 이념 논쟁처럼 됐다. 당장 다음달 시의회가 열리게 되면 서울광장의 조례안으로 해서 야당이 강력한 공세를 취할 텐데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도 같은 맥락이고 똑같은 원리다. 서울광장은 쟁점이 두가지다. 허가제를 신고제로 하겠다는 것과 건전한 문화활동과 여가 활동을 위해 서울 광장으로 쓰기로 한 광장사용 목적을 정치적 집회를 허하라는 것이다.

먼저 허가제는 서울시가 허가를 하고 안하고 컨트롤 한 적이 없다. 선입 선출이다. 사용 목적에 맞으면 먼저 들어온 게 허가가 된다. 아무리 그 다음에 들어온 게 가치가 있고 중요하고 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 해도 방법이 없다. 나간 다음에 양보해야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문제는 두 번째다. 목적을 문화 여가로 정했기 때문에 그 당이 어느 당이든 정당이 쓰겠다는 것은 허가를 내줄 수 없다. 정당은 정치적 성격이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인데 수적으로 4분의 3이 통과시킬 수 있다. 물론 제의 요구는 하겠지만. 통과되면 고비마다 정치 집회가 빈번할 것이다. 진보도 보수단체도 여러 가지를 벌일 것이고 그것을 시민들은 보고 있다. ‘아, 서울 광장이 저렇게 쓰이는구나. 조례를 바꿨더니 저런 목적으로 쓰이는구나’ 그것이 쌓이고 쌓일 것이다.

한두 번은 넘어가겠지만 1~2년 지나면 대한민국 대표 광장인 서울광장이 정치 시위의 메카가 되고 요새는 생중계 되듯 외국에 전달될 텐데 그 모습 지켜보며 시민들이 판단할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마치 서울시가 통제하고 컨트롤해서 하고 싶은 것 못하도록 하는 모양새가 됐는데 그게 상당부분 바람직한 판단을 하는 사례가 쌓여가며 많은 시민들이 생각할 기회 될 것이다. 그 판단은 탄탄한 사회적 공감대로 균형을 갖고 갈 것이다.”

- 이번 선거에서 트위터 이야기 나오고 있다. 지금도 각 정치인마다 트위터 관련해 얼마큼 익숙하느냐 기사화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위터를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다고 선거에 영향이 있겠느냐 하겠지만 젊은층과의 소통이 대세다. 앞으로 시정에서 소통, 인터넷, 트위터 등 새로운 융합 문화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가.

“트위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까 생각한다. 사실 망설인 이유는 국회의원이라면 트위터를 해도 부담이 없지만 반은 행정 반은 정치인 영역에 있다. 그러다 보니 한참 업무 시간에 아무리 간단한 140자 안쪽 의견 표명이지만 이게 과연 일에 집중해야 하는 자치단체장으로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인가에 대한 고민이 결론 나지 않았다. 그 때문에 망설였다.

선거 때 사용하지 않은 것은 선거 때 하다 안하면 표 얻으려 한 것이라는 이야기 듣는 게 부담스러워였고 선거 끝나고 하자고 생각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런 생각이 고루했다는 반성도 된다. 시장이 시정 현장에서 장문도 아니고 간단한 인상 비평, 느낌을 진솔하게 시민에게 전달하는데 업무에 지장을 줄까, 그렇게 생각한 내가 너무 구식 아니었나 한다.

조만간 시작하게 될 것 같다. 특히 경청과 소통을 화두로 민선 5기를 끌어가겠다고 마음먹은 상황이다. 내 마음을 알리고 글을 통해 간단하지만 시민 반응 체크하면 훌륭한 경청과 소통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 디자인 정책이 사실상 우리에게 절실한 코드임에도 실제 시민들이 피부로 절실하게 느껴졌었느냐 하면 괴리가 있었다. 그만큼 특정 부분에서는 소통이 안됐다. 개표 당일 소감을 떠나 지난 4년간 돌이켜 봤을 때 아쉬웠고 다음 4년에 반영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첫 질문과도 연관된 것인데 경청과 소통이 그냥 나온 게 아니고 그 순간 뼈저린 후회를 했다. 선거 과정에서 디자인, 한강르네상스를 공격 받으면서도 마음속에 동의가 안됐다. 지금도 그 시기에 적절한 정책 구사를 했다고 생각한다. 회색도시, 콘크리트 도시, 개성 없는 도시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벗어나는 전기를 마련했다.

그래서 선거 때니까 공격을 하겠지 생각하고 열심히 방어하고 토론 때 설명하려고 노력했는데 막상 표를 보니 ‘아, 이게 시민들이 동의를 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은 패배 원인을 정권 심판 등 다른 외생적 변수에서 찾지만 내 입장에서는 내 정책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면서 발견한 것이 ‘아무리 시의적절하고 꼭 필요한 바람직한 정책도 정책 수혜자, 정책 소비자들이 마음으로부터 동의 안하면 아무 소용 없다’ 즉 그런 비판이 먹힐 수 있는 토양이 생긴다는 것이다. 한강 르네상스도 마찬가지. 주말에 수십만명씩 몰려 만족감 느끼며 행복하게 활용하고 있는 공간도 정치인 입을 통하면 토목이니 삽질이니 하는 공격거리가 된다. 그때 나온 결론이 사전에 공감대 형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어떤 후임이 와도 계속 갈 수 밖에 없는 정책이 되려면 경청과 소통이 선행”

임기가 4년 밖에 안된다는 조급한 마음 때문에 사전 정지 작업 없이 소홀히 한 상태에서 '이런 정책 하겠다' 발표하고 끌어온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은 평소 말이 없지만 ‘서울이 잘 정리 정돈 돼 간다’ ‘멋있어 지네, 아름다워 지네’ ‘서울이 볼 만해지네’ 라는 평가를 얻어도 (사전 정지작업) 과정이 생략됐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뒤집어지는 빌미를 준 것이다.

무슨 정책이든 필요하다고 인정 됐더라도 시민들과 미리 의논하고 ‘서울시가 회색 도시라는 데 바꿀까요? 잿빛 회색 콘크리트 바꿀까요? 어떻게 바꿀까요?’ 등 이러한 과정이 적어도 2~3년이 필요했다. 탄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더 좋다는 게 도시 미래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번에 만약 상대 후보가 시장이 됐다면 디자인 행정은 퇴보했을 것이다. 정치적 정당을 달리하고 비전을 달리하는 어떤 후임 시장이 와도 계속 갈 수 밖에 없는 그런 정책으로 튼튼한 뿌리 내리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전에 충분히 경청과 소통을 선행해 거기서 나오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내 임기 내에 어느 수준까지는 못 올려도 오히려 역설적으로 튼튼한 지속가능한 정책이 된다. 그래서 경청과 소통이 나온 것이다.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트위터 뿐 아니라 현장 대화도 준비중이다. 이른바 소통위원회를 발표했는데 그 틀을 활용해 현장 대화를 많이 하겠다. 지겹도록 듣고 다니고 그게 완전히 숙성됐을 때 그러면 해 봅시다 해야 비로소 충분한 소통을 바탕으로 하는 정책이 된다.

같은 원리가 세종시, 4대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 정치적 욕심이 있는 정치인이 시장을 하려면 2~3년 그런 작업을 하고 재선할 때 성과물이 없어 보인다. 오시장 말씀처럼이라면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인데?

“다행히 나는 재선이라 가능하다. 지난 4년은 일에 미쳐 급하게 해왔다. 조금이라도 버리는 시간 없게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고 싶어 더욱 몰입했다. 다행스럽게 그 성과가 어느 정도 나왔다고 자부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에 평가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런 구상을 할 수 있다.”

- 잠시 세종시와 4대강을 언급했는데 지자체 선거 전체를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는가.

“세종시 수정과 4대강은 하나의 예를 든 것이다. 디자인을 다시 생각하면, 엄마가 보기에는 아이가 지금 감기약을 먹어야 하는데 감기약은 쓰고 아이는 먹기 싫다고 한다. 아이 스스로가 감기약을 먹고 나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게 억지로 입에 약을 떠넣는 것보다 약효가 좋다.

세종시가 원안보다 수정안이 도움 되면 왜 반대하겠는가. 그런데 이상하게 해당지역이 반대한다. 내가 봐도 수정안이 훨씬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 행정기관 몇 개 내려가는 것 보다 교육·과학·경제 중심 도시 만들고 기업체 내려가는 게 그 지역 발전에 중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지역사람들은 별로 찬성하지 않는다. 그게 잘못됐다는 거다.

이번에 깨달은 프로세스를 적용하면 처음에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그 지역에 물어봤어야 했다. '반대하면 안한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기에 경제·교육·과학 중심 도시가 이러이러한 장점이 있다'고 지역에 가서 먼저 설명을 해야 했다. 정권 5년 동안 계속 했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그 지역 사람들이 스스로 ‘이게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진정한 배려다’라고 하는 것을 공론화해서 했더라면 어땠을까.

4대강 살리기 사업도 마찬가지다. 박준영 전남도지사 당선자는 계속 하겠다고 한다. 임기중 빨리 하려는 욕심 때문에 서둘러 동시에 4대강을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다. 영산강 유역에 가서 할까 물어보고 낙동강 유역가서 기초단체장들을 통해 주민들을 모아 공청회 열고, 하나하나 탄탄하게 스텝을 밟았어야 했다.

영산강과 낙동강을 먼저 했으면 벌써 진도 나갔을 것이다. 내년쯤이면 끝나고 임기말이면 전 국민의 관심과 기대 속에 한강과 금강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데일리안 = 대담 이종근 편집국장/정리 동성혜 기자]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동성혜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