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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벌써 백가쟁명하면 춘추전국 된다”


입력 2011.04.18 08:47 수정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한나라당 원내대표 예비후보 인터뷰①-안경률>"패배주의 벗어나야"

"친서민 노선으로 계파 아우르는 화합과 통합의 가교역할 내가 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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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전당대회를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당을 너무 패배주의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자 3선인 안경률 의원은 4·27 재보선 이후 논의되는 여러 시나리오 가운데 특히 ‘조기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는 단호했다. 안 의원은 “당을 확실히 개선하고 개혁해야 하겠지만 4·27 재보선에서의 결과 여부를 미리 예견하며 조기 전대를 거론하면 어디 무서워서 당을 운영할 수 있겠는가”라고 슬쩍 꼬집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4일, 안 의원을 만난 것은 행정안전위원장실에서다. 행안위 법안심사 소위원회 논의 내용들을 챙기느라 바쁜 그였지만 환한 웃음 속에서는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안 의원은 “한나라당은 몇십년이 된 당으로 ‘천막 당사’ 시절도 있었지만 국민들이 용서하고 사랑해준 정당”이라고 운을 뗀 뒤 “벌써 조기전대 운운하면 (당 대표가) 강원도는 무엇하러 가겠는가. 지금부터 준비해야지”라며 “여러 경우의 수를 상상할 수 있지만 백가쟁명하다 보면 당이 안정되지 못하고 춘추전국이 된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에 대한 확고한 생각 때문인지 4·27 재보선 결과에 대해서도 다소 낙관적이었다. 안 의원은 “시민들은 한나라당을 많이 선택할 것”이라며 “후보들 간에 논쟁도 벌이겠지만 대한민국을 중심축에서 끌고 갈 사람은 결국 한나라당”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전체적으로 한나라당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며 “그렇게 본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되물었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상당수 한나라당 의원들은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고.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수도권에 있는 의원들이 너무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역사를 다시 써나가도록 노력하면 되는 것이지 패배주의에 빠지면 안된다. 정치라는 것은 굴곡이 있다”고 거듭 ‘패배주의에 빠지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이러한 불안감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조기등판론’을 낳았다. 안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다음 총선에서는 의원들을 많이 도울 것”이라며 “그게 바로 평가가 돼 다음 대통령 경선에서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안 의원은 “지금은 박 전 대표가 여러 가지 생각을 할 것”이라며 “이번 재보궐 선거를 넘기고 당도 체제 정비를 해가면서 지원할 조직 등을 점검하고 그에 맞춰 (박 전 대표가) 지원하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5월초에 실시될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 제일 먼저 출사표를 던진 안경률 의원. 5월초에 실시될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 제일 먼저 출사표를 던진 안경률 의원.

“당·청 관계에 적절한 긴장은 필요하지만 그 이상 반대하면 야당”

당 내에서는 현 지도부가 청와대 요구를 일방적으로 들어준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이 때문에 ‘친이계’인 안 의원 보다는 청와대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중립적인 주자가 나와야 한다는 요구도 높다.

안 의원은 “당과 청와대, 정부가 혼연 일체가 돼야 한다. 국가의 중요 현안을 놓고 당·정·청 트라이앵글이 호흡을 맞추는 것은 당연하다”며 “당은 현재 이명박 정권을 창출한 주체로 그 동안 청와대와 호흡을 맞춰왔지만 앞으로는 서로 협의와 논의를 통해 잘못된 부분은 과감히 털어내고 새롭게 정비해 총선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안 의원은 “여당이 청와대에 건전한 비판을 하고 잘못된 것은 수정해야 한다”며 “하지만 너무 반대만을 한다면 그것은 여당이 아니라 야당이다. 각 세우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고 ‘적절한 긴장 이상의 반대’에는 선을 그었다.

또한 안 의원은 중립인사 보다는 오히려 구성원 다수의 지지를 받는 자신이 더 변화와 화합을 힘있게 끌고 갈 수 있음을 주장했다.

“총선 승리를 위해 당무 경험 많은 내가 ‘친서민 중도’ 컨텐츠로 시스템 개혁”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
안 의원은 스스로가 강조했듯이 해보지 않은 당직이 없을 정도로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당 운영의 기본 체계를 몸으로 익혀왔다. 두 번의 원내수석부대표, 상임전국위원회 부의장, 시당위원장, 제1사무부총장, 사무총장까지. 누구보다 당을 잘 알았다.

이 때문에 안 의원은 “당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이끌어야 다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통합적으로 운영하려면 우선 당무 경험이 많은 내가 당의 원내대표로 들어가는 게 가장 적격”이라고 출마 배경 설명에서 당직 경험을 우선으로 뒀다.

안 의원은 “당이 안팎으로 어렵다”며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맡아 다음 총선 승리까지 당 체제를,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표면상의 당 시스템 정비가 아니다. 한나라당 정체성을 핵심 축으로 ‘친서민 중도’라는 컨텐츠를 갖고 시대에 맞게 국민 속으로 국민과 함께 당을 만들어 가겠다는 다짐이다.

안 의원은 당 체제 정비를 말하면서 이미 머릿속에 구체적인 조직들의 위상까지 그리고 있었다. 예를 들어 청년위원회라고 하면 기존의 20~30대 청년들을 위주로 운영했던 조직을 30~35세, 40세까지, 20세 이전의 대학생 등 각각의 나이에 맞는 맞춤형 당 운영을 해야 한다는 것.

야당과의 관계에서도 밀고 당기는 원내 수석부대표 경험이 노하우로 축적된 상태다.

물론 당무 경험만을 두고 출마할 결심을 한 것은 아니다. 안 의원이 무엇보다 중시하는 것은 당내 ‘화합’과 ‘통합’이다. 친이와 친박으로, 주류와 소장파, 수도권과 지방으로 갈린 당내 의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안 의원은 “화합과 통합은 총선 승리의 키워드”라며 “화합과 통합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방점을 찍었다.

안 의원은 “반드시 계파 문제를 뛰어넘는 결단을 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도 그렇고 박 전 대표나 다른 의원들 모두 개인적인 욕심을 희생해서라도 당 전체가 총선 승리를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안 의원은 “화합과 통합은 시대 정신”이라며 “그렇게 되도록 만들 것이다. 총선 전에 화합과 통합을 확실히 이뤄 놓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

“논란이 되는 국책사업의 모든 책임은 대통령? 청와대 정책 참모들의 문제”

안 의원은 과학비즈니스벨트,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LH공사 이전 문제 등 지역간 국론분열이 심각한 현안에 대해 “과학적이고 객관적, 비정치적으로 결정할 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안 의원은 “모든 문제가 마치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인 것처럼 야당이 몰고 간다”며 “청와대의 정책 참모들이 이같은 상황에 대해 예견하고 조율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들의 책임”이라고 청와대 참모들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안 의원은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에 모든 권한과 책임이 집중되는 것에 대해 답답해했다.

자연스럽게 개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안 의원은 “당에 개헌특위가 구성됐으니까 특위의 활동을 통해 당내외 의견이 모아질 것”이라며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사견임을 전제로 안 의원은 “이 시대 개헌은 필요하다. ‘분권형 대통령제’가 되면 대한민국 역사는 편안히 잘 써갈 것”이라며 “하지만 이를 원하지 않아 정치적 타협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특위의 진행 사안을 봐가며 논의해보자”고 말했다.

한편, 안 의원은 17일 제일 먼저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소통의 심부름꾼이 돼 통합의 정치를 실현해 갈 것”이라고 출마의 변을 밝힌 안 의원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수도권 재·삼선 의원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거론된 심재철 정책위의장 카드는 아니라고 밝혔다. [데일리안 = 동성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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