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내대표 예비후보 인터뷰①-안경률>"패배주의 벗어나야"
"친서민 노선으로 계파 아우르는 화합과 통합의 가교역할 내가 적임"
<@box>
“조기 전당대회를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당을 너무 패배주의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자 3선인 안경률 의원은 4·27 재보선 이후 논의되는 여러 시나리오 가운데 특히 ‘조기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는 단호했다. 안 의원은 “당을 확실히 개선하고 개혁해야 하겠지만 4·27 재보선에서의 결과 여부를 미리 예견하며 조기 전대를 거론하면 어디 무서워서 당을 운영할 수 있겠는가”라고 슬쩍 꼬집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4일, 안 의원을 만난 것은 행정안전위원장실에서다. 행안위 법안심사 소위원회 논의 내용들을 챙기느라 바쁜 그였지만 환한 웃음 속에서는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안 의원은 “한나라당은 몇십년이 된 당으로 ‘천막 당사’ 시절도 있었지만 국민들이 용서하고 사랑해준 정당”이라고 운을 뗀 뒤 “벌써 조기전대 운운하면 (당 대표가) 강원도는 무엇하러 가겠는가. 지금부터 준비해야지”라며 “여러 경우의 수를 상상할 수 있지만 백가쟁명하다 보면 당이 안정되지 못하고 춘추전국이 된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에 대한 확고한 생각 때문인지 4·27 재보선 결과에 대해서도 다소 낙관적이었다. 안 의원은 “시민들은 한나라당을 많이 선택할 것”이라며 “후보들 간에 논쟁도 벌이겠지만 대한민국을 중심축에서 끌고 갈 사람은 결국 한나라당”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전체적으로 한나라당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며 “그렇게 본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되물었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상당수 한나라당 의원들은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고.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수도권에 있는 의원들이 너무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역사를 다시 써나가도록 노력하면 되는 것이지 패배주의에 빠지면 안된다. 정치라는 것은 굴곡이 있다”고 거듭 ‘패배주의에 빠지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이러한 불안감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조기등판론’을 낳았다. 안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다음 총선에서는 의원들을 많이 도울 것”이라며 “그게 바로 평가가 돼 다음 대통령 경선에서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안 의원은 “지금은 박 전 대표가 여러 가지 생각을 할 것”이라며 “이번 재보궐 선거를 넘기고 당도 체제 정비를 해가면서 지원할 조직 등을 점검하고 그에 맞춰 (박 전 대표가) 지원하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당·청 관계에 적절한 긴장은 필요하지만 그 이상 반대하면 야당”
당 내에서는 현 지도부가 청와대 요구를 일방적으로 들어준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이 때문에 ‘친이계’인 안 의원 보다는 청와대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중립적인 주자가 나와야 한다는 요구도 높다.
안 의원은 “당과 청와대, 정부가 혼연 일체가 돼야 한다. 국가의 중요 현안을 놓고 당·정·청 트라이앵글이 호흡을 맞추는 것은 당연하다”며 “당은 현재 이명박 정권을 창출한 주체로 그 동안 청와대와 호흡을 맞춰왔지만 앞으로는 서로 협의와 논의를 통해 잘못된 부분은 과감히 털어내고 새롭게 정비해 총선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안 의원은 “여당이 청와대에 건전한 비판을 하고 잘못된 것은 수정해야 한다”며 “하지만 너무 반대만을 한다면 그것은 여당이 아니라 야당이다. 각 세우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고 ‘적절한 긴장 이상의 반대’에는 선을 그었다.
또한 안 의원은 중립인사 보다는 오히려 구성원 다수의 지지를 받는 자신이 더 변화와 화합을 힘있게 끌고 갈 수 있음을 주장했다.
“총선 승리를 위해 당무 경험 많은 내가 ‘친서민 중도’ 컨텐츠로 시스템 개혁”
안 의원은 스스로가 강조했듯이 해보지 않은 당직이 없을 정도로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당 운영의 기본 체계를 몸으로 익혀왔다. 두 번의 원내수석부대표, 상임전국위원회 부의장, 시당위원장, 제1사무부총장, 사무총장까지. 누구보다 당을 잘 알았다.
이 때문에 안 의원은 “당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이끌어야 다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통합적으로 운영하려면 우선 당무 경험이 많은 내가 당의 원내대표로 들어가는 게 가장 적격”이라고 출마 배경 설명에서 당직 경험을 우선으로 뒀다.
안 의원은 “당이 안팎으로 어렵다”며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맡아 다음 총선 승리까지 당 체제를,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표면상의 당 시스템 정비가 아니다. 한나라당 정체성을 핵심 축으로 ‘친서민 중도’라는 컨텐츠를 갖고 시대에 맞게 국민 속으로 국민과 함께 당을 만들어 가겠다는 다짐이다.
안 의원은 당 체제 정비를 말하면서 이미 머릿속에 구체적인 조직들의 위상까지 그리고 있었다. 예를 들어 청년위원회라고 하면 기존의 20~30대 청년들을 위주로 운영했던 조직을 30~35세, 40세까지, 20세 이전의 대학생 등 각각의 나이에 맞는 맞춤형 당 운영을 해야 한다는 것.
야당과의 관계에서도 밀고 당기는 원내 수석부대표 경험이 노하우로 축적된 상태다.
물론 당무 경험만을 두고 출마할 결심을 한 것은 아니다. 안 의원이 무엇보다 중시하는 것은 당내 ‘화합’과 ‘통합’이다. 친이와 친박으로, 주류와 소장파, 수도권과 지방으로 갈린 당내 의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안 의원은 “화합과 통합은 총선 승리의 키워드”라며 “화합과 통합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방점을 찍었다.
안 의원은 “반드시 계파 문제를 뛰어넘는 결단을 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도 그렇고 박 전 대표나 다른 의원들 모두 개인적인 욕심을 희생해서라도 당 전체가 총선 승리를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안 의원은 “화합과 통합은 시대 정신”이라며 “그렇게 되도록 만들 것이다. 총선 전에 화합과 통합을 확실히 이뤄 놓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논란이 되는 국책사업의 모든 책임은 대통령? 청와대 정책 참모들의 문제”
안 의원은 과학비즈니스벨트,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LH공사 이전 문제 등 지역간 국론분열이 심각한 현안에 대해 “과학적이고 객관적, 비정치적으로 결정할 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안 의원은 “모든 문제가 마치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인 것처럼 야당이 몰고 간다”며 “청와대의 정책 참모들이 이같은 상황에 대해 예견하고 조율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들의 책임”이라고 청와대 참모들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안 의원은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에 모든 권한과 책임이 집중되는 것에 대해 답답해했다.
자연스럽게 개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안 의원은 “당에 개헌특위가 구성됐으니까 특위의 활동을 통해 당내외 의견이 모아질 것”이라며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사견임을 전제로 안 의원은 “이 시대 개헌은 필요하다. ‘분권형 대통령제’가 되면 대한민국 역사는 편안히 잘 써갈 것”이라며 “하지만 이를 원하지 않아 정치적 타협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특위의 진행 사안을 봐가며 논의해보자”고 말했다.
한편, 안 의원은 17일 제일 먼저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소통의 심부름꾼이 돼 통합의 정치를 실현해 갈 것”이라고 출마의 변을 밝힌 안 의원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수도권 재·삼선 의원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거론된 심재철 정책위의장 카드는 아니라고 밝혔다. [데일리안 = 동성혜 기자]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