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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3차 희망버스? 출발 안하는게 희망”

  • [데일리안] 입력 2011.07.25 08:49
  • 수정
  •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인터뷰>"지역구인 영도의 주민들이 희망버스에 학을 뗐다"

"김진숙 영웅만들기 안돼…한진중 경영주가 나서서 해결을"

부산 영도가 지역구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지난 9일 2차 희망버스의 ´난장판´ 시위에 대해 영도주민들이 ´학을 뗐다´며 제3차 희망버스가 출발하지 않는 게 희망을 남기는 것이라고 말했다.부산 영도가 지역구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지난 9일 2차 희망버스의 ´난장판´ 시위에 대해 영도주민들이 ´학을 뗐다´며 제3차 희망버스가 출발하지 않는 게 희망을 남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톤의 중량을 들 수 있다는 뜻에서 ‘85’라는 숫자가 붙은 85호 크레인에는 한진중공업 노조원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해온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6개월 넘게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진중 사태’는 이제 노동계는 물론 정치권의 핫 이슈가 된 지 오래다.

이런 김 위원장을 지원하겠다는 명목으로 1차, 2차 희망버스가 내려와 조그만 영도섬을 뒤흔들더니 이제 오는 30일에는 제3차 희망버스를 출발하겠다고 공공연히 목소리를 높인다. 당초 ‘희망버스’는 김 위원을 응원하기 위한 일반 시민들로 출발했지만 지난 2차부터 진보진영의 시민사회단체부터 야당 정치인까지 각종 이슈를 안고 부산으로 향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부산 영도주민들의 시선은 불안하기만 하다. 어렵게 이룬 노사합의가 외부 세력에 의해 들쑤셔져 지역 경제마저 더 힘들어졌다는 반감이 강하게 일고 있다. ‘주인’은 아랑곳 않고 그 자리에 ‘객’들만 들어와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상황. 해법은 없을까.

지난 21일 부산 영도가 지역구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만났다. 김 전 의장은 기자를 만나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조용하던 영도섬이 요란해져 안타깝다. 단순한 노사갈등 차원을 떠나 ‘노노갈등’, 한발 더 나아가 전국적 정치 이슈로 변질됐다.”

특히 김 전 의장은 지난 9일 제2차 희망버스의 행위에 대해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에 찼다. 그는 “영도 주민을 비롯해 부산시민은 희망버스를 환영하지 않는다”며 “그날 토요일(9일) 밤부터 일요일(10일)까지 장대같은 비가 많은 것을 씻었음에도 악취가 온 영도섬을 진동했다”고 회고했다.

아파트 앞이며 일반 주택앞, 상가앞 등 곳곳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오물이 쌓였다는 것. 소음으로 인해 주민들은 밤새도록 잠을 뒤척였고 아침부터 각종 오물을 치우느라 진땀을 흘렸다고 한다. 영도구청에 따르면 2차 희망버스가 다녀간 다음날 쓰레기만 25톤 정도 나왔다고 한다. 수천명이 음식물을 먹고 아무것도 치우지 않았으며 주변에 화장실이 없다 보니 노상방뇨도 했다는 주장이다.

김 전 의장은 한마디로 “학을 뗐다”고 했다. 이어 “시위를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골만 깊어진다. 자제해야 한다”고 답답해했다.

그렇기에 김 전 의장은 제3차 희망버스가 출발하지 않는 게 희망을 남기는 것이라고 했다.

“재벌이라 봐줘야 한다? 한진중공업은 다르다. 본질을 봐야 한다”

김 전 의장은 한진중 사태와 관련, 줄기차게 김 위원은 크레인에서 내려오고, 조남호 회장은 청문회에 나서야 하며 노사간에는 양보를 통해 대화를 풀라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 김 전 의장은 “간단하지만 강경하고 원칙적인 입장”이라며 “야당은 야당대로 강경파에 끌려다니고 한나라당은 대책 없이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한진중공업 사용주는 진정한 의미에서 협상할 의사가 없다”고 진단했다.

또한 김 전 의장은 “노조는 지회가 합리적으로 하려는 것을 중앙본부가 막고 있고, 김 위원은 정리해고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내려오지 않겠다 한다”며 “다 뒤엉켜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그의 주장을 놓고 진보진영에서도 보수진영에서도 마뜩지 않은 표정이다.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다.

김형오 전국회의장.김형오 전국회의장.
이에 김 전 의장은 “지역에서는 왜 현장에 나타나 노동자들을 격려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정치인이 지금 나서서 한쪽 편을 들면 물론 표는 얻을 수 있겠지만 그런 즉흥적 일시적 행동은 신뢰를 받지 못한다”며 “덕분에 비난을 많이 받았다. 트위터를 통해서 현장에서도, 하지만 지금은 내 일관성을 알고 그런 비난도 줄었다”고 밝혔다.

조 회장에 대한 그의 입장은 특히 보수진영에서 비판을 많이 받았다. 어떻게 대기업 CEO를 청문회에 나오라고 주장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것도 중진인 그가.

김 전 의장은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평소 생각부터 차분히 이야기했다.

“대한민국이 오늘에 있기까지 기업인들은 물불 가리지 않고 해외를 개척했다. 이런 그들의 땀과 눈물이 지금의 소산이다. 물론 노동자의 땀과 눈물도 중요하지만 그런 노동자의 열정을 뒷받침할 수 있었던 게 기업인들의 노력이다. 대한민국은 아직 기업주들이 해야 할 일이 많다. 북유럽식 평등한 자본주의가 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렇기에 김 전 의장은 당내 일각에서 ‘재벌 손봐주겠다’ ‘국회 나와라’ 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마음에 안든다고 아무 때나 부르면 기업 활동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은 그런 근본적 문제와 다르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전 의장은 “한진중은 사주와 경영주가 경영 문제를 일으켜 대량 해고 사태가 일어났다”며 “설사 대량 해고가 있다고 해도 미리 노동자와 대화도 하고 소통을 해야 하는데 사주라는 사람은 커튼 뒤, 장막 뒤에 가려져 있다. 일방적으로 유령인간이 지시해버리니 노동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황당하기 짝이 없겠나”라고 혀를 찼다.

지난해 12월 회사가 노조에 통보한 400명의 정리해고자가 적은 수는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몇만명 가운데 400명이라면 몰라도 2000여명이 채 안되는 가운데 400명은 엄청난 수라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의 가족과 그에 딸린 협력업체까지 따지면 셀 수 없다.

김 전 의장은 “정리해고가 그렇게 불가피했다면 지난 3년 동안 수주 한 건 안한 것에 대한 충실한 해명과 노동자들의 공감대를 가져야 한다”며 “한진중이 대우조선소와 경쟁이 안된다고 하지만 부산에서는 제일 큰 조선소다. 빅5에 들어가고 그 밑에 있는 수많은 조선소도 수주는 했다. 유독 한진중만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또한 김 전 의장은 “수주를 못해 구조조정을 한다면 온전한 책임이 경영주에 있으니 당분간 일선에서 물러나든가, 회사가 회복 될 때까지 월급을 보류하든가, 한진중 노동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부터 하든가 해야 하는데 그 어느 하나 일체 없는 태도가 부도덕하다”며 “한진중의 재무 상태가 어떤지, 해고가 부득이 했는지, 경영자들과 수주 담당자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할지 이야기가 돼야 한다. 노동자의 반발은 당연하다”고 격분했다.

그렇기에 한진중 노동자가 아닌 김진숙 위원같이 강경주의자들에게 빌미를 줬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전 의장은 “회사가 합리적 처리를 못하니 빌미를 줬다”며 “김 위원에 대해 절대 찬성할 수 없지만 경영주와 사주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의장은 “모든 기업인의 기업활동에 대해 자유 시장경제주의라는 대원칙은 한나라당의 원칙일뿐 아니라 헌법 정신”이라며 “하지만 잘못한 기업에까지 눈을 감으라는 것은 한나라당의 정신이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혹시 김진숙 위원과 통화한 적이 있는지 궁금했다. 김 전 의장은 “한 적 없다”며 “통화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치 김 위원을 당대 영웅 취급 하는 현상이 우습다. 이같은 상황은 본질을 한참 벗어났다”고 선을 그었다.

한진중 노사가 빨리 제자리로 돌아와 본인들은 물론 부산 영도주민들도 안정을 찾아야 하는데 이는 사라지고 ‘김진숙’ 혹은 ‘희망버스’라는 곁가지가 핵심으로 부상된 것을 그는 깊이 우려하고 있었다.[데일리안 = 동성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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