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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4월? 국회 보좌진에게는 악마의 4월


입력 2013.03.31 11:04 수정         조성완 기자

정부조직 개편으로 한 상임위서 2~3명의 청문회 준비하기도

국회 인사청문회 후반전과 ‘박근혜 정부’의 첫 대정부질문에 재보궐선까지 겹친 4월을 보내야 하는 국회의원 보좌진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사진은 2012년 5월 22일 준공된 국회 제2의원회관. 국회 인사청문회 후반전과 ‘박근혜 정부’의 첫 대정부질문에 재보궐선까지 겹친 4월을 보내야 하는 국회의원 보좌진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사진은 2012년 5월 22일 준공된 국회 제2의원회관.

“한 마디로 마(魔)의 4월이죠.”

신임 경찰청장, 검찰총장,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국회 인사청문회 후반전과 ‘박근혜 정부’의 첫 대정부질문, 거기에 재보궐선까지 겹친 4월 일정을 바라보며 한 국회의원 보좌진이 한숨과 함께 내뱉은 말이다.

4월 정치권 일정은 국회 보좌진들에게는 말 그대로 ‘살인 스케줄’이다.

당장 4월 임시국회 시작 직전인 4월 1일과 2일에 최문기 미래부장관 후보자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각각 예정돼 있다. 오는 8일부터 23일간 열리는 4월 임시국회에서는 김덕중 국세청장, 채동욱 검찰총장, 그리고 아직 미정인 공정거래위원장은 물론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조용호·서기석 재판관 2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개최해야 한다.

청문회의 실질적 준비를 담당하는 보좌진들에게는 그야말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기다. 보좌하는 의원들의 소관 상임위에 따라 각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 자료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도덕성을 확인하기 위한 신상 부분부터 정책을 수행능력을 점검하기 위한 전문적인 부분까지 그야말로 전방위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일부 의원들의 경우 상임위에 따라 두 번의 청문회를 준비해야 되기 때문에 보좌진의 업무도 두배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농림수산식품위의 경우 이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한 차례 실시했지만, 신설되는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도 준비해야 된다.

한 야당 의원의 경우에는 안전행정위원회와 정보위원회를 동시에 맡으면서 3번의 청문회를 준비해야 된다. 안행위에서는 안행부 장관과 경찰청장을, 정보위에서는 국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각각 개최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청문회를 준비 중인 한 보좌진은 2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아직도 청문회 일정이 남았다. 청문회 준비 때문에 밤낮 없이 바쁘다. 우리 직업이 다 그렇지”라고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청문회뿐만이 아니다. 오는 25~26일 이틀간 ‘박근혜 정부’의 첫 대정부 질문이 예고되면서 또 한번 보좌진들을 깊은 시름에 빠뜨렸다. 대정부 질문은 항상 모든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기 때문에 의원들의 입장에서는 ‘잘 만든 질문’ 하나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질문지를 작성해야 되는 보좌진의 입장에서는 ‘업무 추가’일 뿐이다. 실제 한 18대 국회의원의 경우 ‘대정부질문이나 국정감사 기간에는 무조건 매일매일 9시 뉴스에 보도돼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보좌진들을 ‘절망의 늪’에 빠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한 보좌진은 “되도록이면 이번에는 우리 의원이 대정부질문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라면서 내심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4월 재보궐 선거가 열리는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 서울 노원병의 인근에 지역구가 위치한 경우 ‘나 몰라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의원이 해당 지역구에 지원유세를 나갈 경우 보좌진도 당연히 수행을 위해 동행해야 한다.

지난 21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시작으로 오는 4월 8일 권익위·법제처 순으로 진행되는 정부부처의 청와대 업무보고도 보좌진들을 힘들게 한다.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 업무 보고 관련 내용을 수시로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초선 의원의 보좌진은 “3월달에 정부조직법 처리하고 나서 좀 쉬었으면 좋겠는데 오히려 4월달에는 주말에도 쉬는 날 없이 일해야 할 것 같다”면서 “4월달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마(魔)의 4월달”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4월달이 끝나면 5월달에는 당내 경선이 있고, 6월달에는 결산이 기다리고 있고, 7월달에는 의원실 이사를 해야 되고, 이후에는 국정감사도....”라며 차마 말을 끝맺지 못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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