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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불출마 굳어지자 필승카드 안보이네


입력 2013.09.08 09:16 수정 2013.09.08 13:36        조성완 기자

<지방선거 전망-경기도>여야 모두 대중적 인지도 압도할 인물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를 둘러 싼 여야의 셈법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새누리당은 김문수 현 경기도지사의 불출마가 확실해지면서, ‘현역 프리미엄’이라는 이점이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카드를 준비해야 된다. 민주당도 서울시장에는 ‘박원순’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는 반면 경기도에는 이렇다 할 ‘필승 카드’가 없다.

특히 최근 김 지사가 도 재정난으로 내년도 무상급식 전면 철회를 선언한 것도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도지사 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교육감선거에서 김상곤 현 경기도교육감의 3선이 유력시 되는 가운데 보수진영이 어떤 인물을 내세우느냐에 따라 선거 판세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문수 지사, 당권 도전 통해 대권 직행 확정적...무상급식은?

일반적으로 경기도지사는 서울시장과 함께 대권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지름길로 인식되고 있다. 그동안 이인제·손학규 전 지사가 잠재적 대권후보로 인정받았지만, 문제는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는 점이다. 김 지사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당내 경선에 도전했지만, ‘박근혜’라는 거대한 산에 가로막혔다. 2위를 차지했지만 득표율은 1자리에 그쳐 ‘절반의 성공’을 이뤘을 뿐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지사의 선택 폭은 그다지 넓지 않다. 차기 대권으로 가는 과정에서 ‘3선의 경기도지사’와 ‘당 대표’라는 2가지 직책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지난 2010년 5월 25일 북과 인접한 경기도 파주시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 선거유세에서 시민들이 지지를 표명하며 환호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010년 5월 25일 북과 인접한 경기도 파주시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 선거유세에서 시민들이 지지를 표명하며 환호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그는 최근 도의회에서 3선 도전 여부에 대해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밝혔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잔여 임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열심히 뒤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지사의 3선 불출마에 무게추가 실리고 있다.

3선에 성공한다 해도 다가올 19대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지사직을 사퇴해야 한다. 물론 지사직을 유지한 채 당내 경선에 출마할 수도 있지만, 이미 지난해 경선에서 한번 써버린 카드를 다시 꺼내들기에는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내년 지방선거 전후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고 ‘새누리당 최고 대표’라는 타이틀로 차기 대권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김 지사의 불출마와 별개로 도지사와 교육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불거진 ‘무상급식 중단’ 문제도 선거판을 크게 요동 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자체단체장과 교육감이 러닝메이트로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김상곤 현 경기교육감은 지난 2009년 첫 민선교육감 후보로 출마할 당시부터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당선됐고, 재선까지 성공했다. 공식적으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주변 인물들에게 3선 도전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소속의 김 지사가 무상급식 중단을 밝히면서 김 교육감과 충돌이 예상되는 가운데, 차기 도지사 후보들이 어떤 입장을 갖느냐에 따라 ‘보수 대 진보’라는 구도가 형성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야, 카드는 다양하지만 필승 카드는 없어...문제는 대중적 인지도

김 지사의 불출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여야 모두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중진 의원들이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김포에서 관선·민선 군수와 시장에 이어 3선 의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유력한 대안카드로 꼽힌다. 박근혜정부의 차세대 기대주로 꼽히는 유 장관은 행정관료에 이어 지방자치의 지휘관, 국정 운영의 책임자로서 두루두루 조건을 갖춰 도지사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5선의 남경필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당내 쇄신파의 좌장격으로 활동하면서 최근 ‘경제민주화실천모임’과 ‘대한민국 국가모델 연구모임’ 등을 통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선의 원유철 의원과 정병국 의원도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원 의원은 경기도의원과 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해 지역사정에 밝으며, 당 재외국민위원장과 북핵안보특별위원장을 맡아 일찌감치 당내 기반을 다져왔다.

원외에서는 국회 정무위원장을 지낸 친박계 김영선 전 의원이 출마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교육인적지원부 장관을 지낸 김진표 의원이 선두주자로 꼽힌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가 단일후보 경선에서 당시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에게 석패했던 전례가 있다. 이번에는 경제부총리·교육부총리 등을 역임한 국정 경험을 앞에서 정치적 배수진을 칠 가능성이 크다.

4선에서는 부천시장을 두차례나 연임한 원혜영 의원과 당 인재영입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책임진 김영환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원 의원은 야권 의원 87명이 참여한 ‘혁신과 정의의 나라 포럼’이라는 의원연구모임을 꾸미면서 유력한 차기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 의원은 과학기술부 장관과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을 지내 중소기업 지원과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안양의 터줏대감을 자임하는 이석현 의원(5선)과 이종걸 의원(4선)도 탄탄한 지역기반을 토대로 출마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당 사무총장인 3선의 박기춘 의원도 후보감으로 지목된다. 박 의원은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원내대표를 맡아 당의 위기극복을 진두지휘한 바 있으며, 도내에서도 만만치 않은 세를 형성하고 있다.

원외 인사로는 평택에서 3선을 지낸 정장성 전 의원과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본인의 의사와 달리 민주당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변수는 ‘안철수 진영’이다. 안철수 신당이 구체화되면 경기도 정무부지사 경력의 김성식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경기도지사 후보에 다양한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지만, 결국 문제는 대중적 인지도”라면서 “아무리 정치권에서 유명하고, 능력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어도 대중들이 알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에서는 유정복 장관이 거론되지만 실제 대중적 인지도는 남경필 의원이 더 높다”며 “만약 민주당에서 김진표 의원이 출마한다면 남 의원이 나와야 한다”고 분석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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