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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김태균, 137억 밥상 받고 커리어하이?


입력 2013.12.01 08:35 수정 2013.12.02 14:0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데뷔 이후 꾸준한 모습이지만 특급 성적 없어

정근우-이용규 테이블세터 보강, 분명한 호재

내년 시즌 커리어하이가 기대되는 김태균. ⓒ 한화 이글스

한화 4번 타자 김태균(31)은 가장 꾸준하면서도 저평가를 받는 대표적인 선수 가운데 하나다.

올 시즌 김태균은 1년 내내 컨디션 난조를 겪었고, 이로 인해 타율이 지난해에 비해 무려 4푼 4리나 하락하고 말았다. 홈런과 타점도 기대 이하인 10홈런-52타점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부진했어도 김태균은 김태균이었다. 올 시즌 그의 타율은 0.319로 리그 전체 5위에 해당한다. 결국 지난해 타율 0.363(전체 1위)로 인한 착시효과다.

사실 현역 타자 가운데 김태균만큼 매년 제몫을 해내는 타자도 드물다. 2001년 20홈런으로 신인왕을 차지한 뒤 지독한 2년차 징크스를 겪었던 김태균은 2003년 타율 0.319 31홈런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다. 이후 2008년에는 생애 첫 홈런왕(31개)을 차지하는 등 언제나 특급의 길만을 걸어온 김태균이다.

김태균이 얼마나 꾸준한지는 통산 성적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현재 김태균은 1258경기에 출장해 통산 타율 0.316을 기록 중이며 이는 역대 4위이자 우타자 역대 1위의 성적이다. 그만큼 김태균 방망이의 정확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곧잘 비교되는 선수가 동갑내기인 이대호다. 하지만 김태균은 이대호와의 비교에서도 늘 앞서나갔다. 이대호가 데뷔 초 무릎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할 때 김태균은 이미 팀을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고, FA 자격도 2년 먼저 취득해 보다 일찍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야구팬들이 현역 최고의 타자가 누군가란 질문과 마주했을 때 김태균을 떠올리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이유인즉슨, 꾸준하긴 했지만 특급 기록을 찍어댄 ‘커리어하이’ 시즌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태균이 데뷔 후 타격 부문 주요 타이틀을 손에 쥔 횟수는 의외로 적은 2번에 불과하다. 2008년 홈런왕과 지난해 타격 타이틀이 고작이다. 반면, 라이벌이었던 이대호는 2010년 타격 7관왕을 차지하며 확실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포지션 역시 거포들이 즐비한 1루수라는 점도 김태균이 저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다. 김태균은 언제나 꾸준했지만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은 횟수가 단 2번에 그친다. 이승엽, 이대호와 동시대를 살았기 때문이다. 하물며 타격왕을 차지한 지난해조차 1루수 황금장갑의 주인공은 MVP 박병호의 몫이었다.

또한 팀은 매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와 어울리지 않게 연봉 15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을 받고 있어 몸값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그러나 김태균의 내년 시즌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그림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김태균은 일명 비율 스탯(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이 강하지만 누적 스탯(홈런, 타점, 득점 등)이 부족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그도 그럴 것이 약한 팀 전력으로 인해 불러들일 주자가 없기 때문이다.

때마침 이번 FA 시장에서 소속팀 한화는 작정한 듯 거액의 돈을 풀어 대어급들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무려 137억원을 들여 데려온 타자도 김태균 앞에서 밥상을 차려줄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 정근우와 이용규다. 따라서 김태균은 내년은 지난 2년과는 다를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태균 역시 큰 기대감을 품고 있다. 그는 정근우와의 이용규의 입단식 때 직접 참석해 "최근 우리 선수들이 좋지 않은 경기를 많이 하다 보니 분위기가 가라앉는 면이 많이 있었다. 근우, 용규는 근성 있고 활기찬 선수들이기 때문에 경기력 못지않게 팀에 좋은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 같다"고 밝혔다.

김태균은 내년 시즌 만 32세를 맞게 된다. 서서히 전성기가 지날 수 있는 나이다. 자신의 기량이 퇴보하기 전 의미 있는 시즌을 보내는 것도 김태균이라는 역대급 타자에게 썩 어울리는 커리어일 수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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