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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3멘토, 그들의 '그랜드 케미' 물건너 갔나?


입력 2014.01.08 08:38 수정 2014.01.08 11:54        조소영 기자

결합과 결별 반복하다 윤여준은 품 안으로, 김종인 최장집은...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창당 실무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직을 수락한 뒤 정치권에선 과거 ‘안철수의 멘토’로 활약했던 인물들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윤 전 장관이 ‘한때 안철수의 멘토’로 불렸던 인물이기 때문에 이전에 안 의원과 인연을 맺었던 인물들 중 회귀할 인물들도 있지 않겠냐는 것.

안 의원과 인연이 있으면서 윤 전 장관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인물로는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꼽힌다. 일단 두 인사 모두 ‘안철수의 멘토’로 불렸으며, 현재로선 안 의원과 틀어진 상태다. 하지만 안 의원에게 다시 돌아오는 결과까지 윤 전 장관과 같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5일 안철수 신당의 새정치추진위원회로 합류해 의장 자리까지 받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데일리안 지난 5일 안철수 신당의 새정치추진위원회로 합류해 의장 자리까지 받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데일리안

이른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전략통’으로 불렸던 윤 전 장관은 평화재단 평화교육원 원장(이사장 법륜스님)을 지내던 2011년 당시 ‘청춘콘서트’를 통해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었던 안 의원과 인연을 맺었지만,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결별수순을 밟았다. 안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 당시 자신의 멘토로 칭해졌던 윤 전 장관을 두고 “윤 전 장관이 내 멘토라면 내 멘토는 김제동·김여진 씨 등 300명쯤 된다”고 하면서다.

이후 윤 전 장관은 18대 대선에서 안 의원의 ‘무소속 정치’를 비판하며 문재인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의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활동하다가 문 후보가 낙선한 뒤 정치에 관한 팟캐스트 방송 및 정치소비자 협동조합 ‘울림’을 발족하면서 지냈다. 그는 이때도 안 의원의 새정치 등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지만, 안 의원의 ‘십고초려’에 결국 안철수 신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안철수 멘토에서 박근혜의 책사가 됐다가 다시 안철수 신당행에 휩싸였던 김종인 전 위원장은 신당행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멘토에서 박근혜의 책사가 됐다가 다시 안철수 신당행에 휩싸였던 김종인 전 위원장은 신당행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 전 위원장도 윤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청춘콘서트’로 안 의원과 얼굴을 익혔다. ‘청춘콘서트’에 게스트로 참여하고 정치·경제전문가로서 조언을 건네며 안 의원과 가깝게 지내던 그는 윤 전 장관과 비슷한 시기, 자신과 안 의원이 정치적 비전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 뒤 거리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누가 나더러 (안철수) 멘토라고 하는데 멘토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던 그는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행을 택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공약을 총괄한 뒤 박 후보의 당선 후 ‘침묵의 시간’을 보내던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새누리당 탈당설과 안철수 신당행에 휩싸였지만, 탈당은 하지 않았고, 신당행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안철수 신당과 나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고, 신당이라는 게 잘 될 것이라고 생각도 안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해가 바뀌어도 김 전 위원장의 생각은 마찬가지였다. 그는 7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안 의원 쪽에서 영입제안이 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영입제안이 오면 갈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쓸데도 없고, 나와 관계없는 얘기는 하지 말라”며 전화를 끊었다.

최 교수는 앞서 언급된 두 인사 누구보다 안 의원의 조직에 깊숙이 개입했던 인사다. 제도화된 정치권에 들어온 안 의원은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을 출범시킨 뒤 최 교수를 ‘내일’ 이사장으로 발탁했다. 윤 전 장관, 김 전 위원장보다 안 의원과 가장 늦게 얼굴을 맞댔지만, 안 의원의 깊숙한 면까지 제일 잘 알만한 인물이 된 것이다. 특히 최 교수가 민주당과 가까운 인사였다는 점에서 기존 야권의 충격은 컸다.

하지만 일각에서 정치지향점이 다른 두 인사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말들이 돌았다. 최 교수는 진보적 성향에 정당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쪽이라면 안 의원은 중도 보수 성향에 정당의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는 등 입장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대로 순항하는 듯했던 ‘내일’은 최 교수가 돌연 사의를 표하면서 빛을 바랬다.

이념적인 지향점이 확연히 달랐던 최장집 교수는 안철수 의원이 제도권 정치에 진입했을 때 깊이 관여했지만 이내 예상됐던 결별의 수순을 밟았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념적인 지향점이 확연히 달랐던 최장집 교수는 안철수 의원이 제도권 정치에 진입했을 때 깊이 관여했지만 이내 예상됐던 결별의 수순을 밟았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 교수 또한 김 전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리턴 안철수’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 엿보였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 “안 의원 측에서 다시 영입제안이 온 적 없느냐”는 물음에 “그런 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입제안이 온다면 다시 갈 생각은 있느냐”고 하자 “(‘내일’에서) 나왔는데 (제안이) 온다고 또 그럴 수(들어갈 수) 있느냐”고 언급했다.

안 의원 측도 두 인사에 대해 말을 아꼈다. 금태섭 새정치추진위원회 대변인은 김 전 위원장과 최 교수 등 과거에 인연이 있던 인사들에게도 현재 ‘러브콜’이 가고 있느냐는 물음에 “오는 쪽에서 공식적으로 확인해주기 전까진 말하기가 어렵다”며 “현재 새정추 내에서 과거에 있는 사람이 오느냐, 마느냐에 대한 얘기는 없다”고 말했다.

금 대변인은 이어 이날 오전 송호창 새정추 소통위원장이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 “현실정치의 한계를 과감히 뛰어넘을 수 있는 의지와 역량을 갖춘 인물이 영입대상”이라고 밝힌 것이 인재영입의 핵심이라면서 “영입인물을 ‘과거’로 한정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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