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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소녀상은 매춘부 동상" 일 '네트우요'들


입력 2014.02.06 08:50 수정 2014.02.07 10:06        김아연 기자

젊은 극우 네티즌들 혐한사이트서 '증오' 퍼뜨리기 확산

'한국 공격하기 쉬운 국가' 인식 스트레스 해소 대상으로

최근 일본의 극우 혐한네티즌들이 일본 온라인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독도는 일본땅'임을 증명하는 에도후기시대의 지도가 발견됐다는 기사에 달린 '야후재팬' 혐한네티즌의 베스트 댓글. "한국은 도둑놈 국가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려야!", "옆에 '한국'이라는 최하층 나라가 있는 것은 일본의 불행" 등의 내용이다.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재팬' 화면캡처. 최근 일본의 극우 혐한네티즌들이 일본 온라인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독도는 일본땅'임을 증명하는 에도후기시대의 지도가 발견됐다는 기사에 달린 '야후재팬' 혐한네티즌의 베스트 댓글. "한국은 도둑놈 국가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려야!", "옆에 '한국'이라는 최하층 나라가 있는 것은 일본의 불행" 등의 내용이다.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재팬' 화면캡처.

"이웃에 한국이라는 최하수준의 국가가 있는 것은 일본의 불행이다."('야후재팬' 네티즌 'ken****')

"더러운 한국, 일본에 달라붙지 마라. 국교단절! 재일 강제환송!"('2CH' 네티즌 'ysc****')

최근 도를 넘은 일본 극우세력의 혐한풍조가 인터넷 사이트로까지 번져 일본 온라인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젊은 극우네티즌을 의미하는 '네트우요'로 불리는 일본인들은 한국에 대해 극단적인 적대감을 갖고, 검증도 되지 않은 이야기를 사실인양 온라인상에 퍼뜨리거나 한국인을 모독하는 내용의 게시물과 댓글을 일상적으로 남기고 있었다.

혐한네티즌이 활동하는 대표적 온라인 공간은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Yahoo Japan'(야후재팬)과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 '2CH'(투채널)이다. 이들 혐한사이트는 한류문화부터 역사, 스포츠, 각종 사건사고 등 사회 전 영역에 걸쳐 자신의 반한감정을 표출하는 네티즌들의 게시물과 댓글로 어지러웠다.

특히 독도는 수년간 '네트우요'가 걸고넘어지는 중점 이슈 중 하나이다.

지난 21일 독도는 일본 땅임을 증명하는 고지도가 발견됐다는 내용의 '산케이신문' 보도에 이 기사를 본 혐한네티즌들은 "한국은 도둑놈 국가"라는 내용의 댓글로 게시판을 장악했다.

야후재팬 아이디 'hah****'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한국이 날조국가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며 "일본이 근거로 제시한 지도는 위치관계를 정확하게 나타내고 있는 반면 한국이 지금껏 제시한 증거는 지리멸렬"이라고 남겼다.

맹목적인 혐한 댓글도 있었다. 아이디 'kff****'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한국은 유리하면 '역사적 사실'이라고, 불리하면 '왜곡, 망언, 날조'라고 주장한다. 정말 성질이 더러운 나라"라고 했고, 'tet****'는 "한국? 그런 나라가 있었나? 조선반도 남부에 있는 지역 중 하나인가?"라며 드러내놓고 한국을 무시하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록에 대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언론보도가 나오자 이에 대한 공격도 이뤄졌다.

'네트우요'들은 "한국이 날조된 내용으로 공갈을 친다", "말도 안 되는 한국의 주장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다면 유네스코도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는 내용의 댓글이 일본 온라인 여론을 호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2CH의 한 네티즌은 "한국은 오래전부터 일본을 폄하하고 모욕주기 위해 안달 난 국가"라며 "이런 저열한 국가와는 사이좋게 지낼 필요가 없다"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입만 열면 위안부 타령인데 시끄러워 죽겠다. 세계 각지에 '매춘부' 동상 짓느라 고생인데 너희 생각만큼 세상은 한국에 관심이 없다"고 퍼부었다.

한국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대상으로 한 일본 혐한네티즌의 사이버공격도 횡행하고 있다.

일본에 진출한 우리나라 여성 아이돌그룹을 겨냥한 음란성 만화를 제작해 온라인상에 퍼뜨리는가 하면 포토샵으로 연예인의 얼굴이나 몸을 의도적으로 고친 사진을 게시하고, "한국은 역사뿐만 아니라 연예인 얼굴까지 날조한다"는 식으로 혐한감정을 부추기고 있었다.

최근에는 일본 피겨스케이팅 선수 안도 미키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개최된 '2013 골든 스핀오브 자그레브'에서 자신을 비춘 카메라를 보고, '감사합니다'라며 한국말로 인사를 했다가 일본 극우 네티즌들로부터 집중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2CH을 비롯한 혐한사이트에서는 "안도 미키 '자이니치(재일) 코리안'이냐", "생긴 것부터 한국인 같은데 그냥 한국으로 꺼져라" 등 안도 미키 선수를 비난하는 글로 뒤덮였다.

'네트우요' 활동 사이버전쟁 수준…청소년ㆍ대학생 많아

이러한 일본 온라인 공간에서의 한국에 대한 혐오분위기는 특히 젊은 청년층이나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년째 일본 도쿄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정모 씨(26·여)는 "일본의 온라인 혐한풍조는 우리나라의 주요 포털사이트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악플러들과 비슷한 양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 청소년이나 대학생들 사이에서 한국 연예인이나 한국과 일본이 겪고 있는 민감한 사안들을 놓고, 맹목적으로 혐한 경향을 드러내는 현상이 최근 더욱 두드러졌다고 했다.

정 씨는 "일본 온라인사이트를 들어가 보면 '네트우요'의 한국에 대한 사이버공격이 거의 전쟁수준"이라며 "특히 야후재팬은 거의 모든 기사에 혐한네티즌들이 댓글란을 장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학생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일본인들의 반한감정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일본유학생 이모 씨(25)는 "포털사이트, 온라인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에서 활동하는 혐한네티즌들도 무척 많다"면서도 "하지만 일본에서 생활하는 5년 동안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나에게 반한감정을 표출하는 일본인 친구들은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 "혐한사이트 극성, 일본 우경화의 큰 흐름 중 하나"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일부 일본 극우네티즌들의 혐한활동이 일본 내 우경화의 큰 흐름 중 하나로 분석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최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난해부터 급격히 일본 인터넷 공간에서 혐한네티즌들의 활동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일본의 우경화가 가속화되어 가고 있다는 여러 증거 중 하나"라고 밝혔다.

호사카 교수는 2CH 등을 비롯한 혐한사이트 대부분은 '한국이나 중국을 욕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이트'라고 했다. 특히 한국이나 한국인과 관련하여 아무 검증도 거치지 않은 편향되고 비상식적인 글이 퍼져나가 일본 청소년이나 다른 네티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그는 "일본 네티즌들이 한국을 쉬운 사이버공격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웃 나라이고, 역사적으로도 일본이 식민지로 지배한 국가라는 인식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스트레스 해소의 대상으로 한국을 택한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이러한 현상을 일본인 전체의 경향으로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혐한사이트를 살펴본 결과 항상 활동을 하는 일부 네티즌이 중심이 되어 계속해서 글을 올리는 것"이라며 "일반적인 일본인들은 한국에 아예 관심이 없거나 고의적으로 혐한댓글을 달 만큼의 적대감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독도나 위안부 문제와 같은 민감한 사안에 있어 도가 넘은 반일감정을 표출하는 네티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공식홈페이지를 개설하겠다고 지난 22일 발표하자 많은 한국네티즌들은 "대지진이나 원자폭탄을 한 번 더 맞아야 일본정부가 정신을 차릴 것", "초강력 쓰나미로 일본을 휩쓸어야 한다" 등의 반일댓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호사카 교수는 "한국이든 일본이든 온라인상에서 서로에 대한 극단적인 감정이 지속되면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겨지는 위험한 대립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문화나 민간차원의 양국 간 교류를 통해 반일·반한 감정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아연 기자 (withay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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