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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부산, 사상 첫 무소속 시장 탄생하나


입력 2014.02.03 09:27 수정 2014.02.04 11:44        조성완 기자

<지방선거 격전지 점검>오거돈 지지율 1위에 여야 비상

새누리, 서병수-박민식 '박심'…민주, 김영춘-이해성 격돌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광역시가 요동치고 있다.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평가받는 부산이 변화의 몸부림을 보이면서 부산시장 선거 자체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현역 의원들의 출마가 이어지면서 ‘무난한 승리’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어졌지만, 의외의 복병을 만나 주춤거리고 있다. 오히려 최근에는 “부산은 더 이상 텃밭이 아니다(부산지역 친박계 의원)”라는 분위기가 당내에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특히 부산은 최근 신당 창당 선언으로 인기몰이 중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고향이기도 해 누구도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어려운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당연하던 부산이 당연하지 않게 되면서 지방선거 최대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무소속 돌풍의 핵’ 오거돈, 안철수와 손 잡을까?

부산을 요동시킨 주인공은 바로 무소속의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다. 새누리당에서 친박계로 분류되는 서병수 의원과 소장파인 박민식 의원을 각종 여론조사에서 따돌리고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하면서 이변을 예고한 것이다.

자연스레 정치권의 관심도 오 전 장관의 거취에 쏠리고 있다. 끝까지 무소속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끊임없이 구애를 보내고 있는 안철수 신당행을 택할 것인가, 의외로 새누리당을 선택할 것인가 등 그의 선택지가 선거의 최대 변수다.

정치권에서는 오 전 장관이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는 신당에 합류하는 것보다 안 의원의 지지선언을 이끌어 내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다. 굳이 신당에 합류해 자신의 지지층을 좁힐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오 전 장관도 28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의 거취에 대해 “안 의원이 하고자 하는 새정치가 꼭 성공하길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부산에서는 신당 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어 ‘통큰 연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통큰 연대가 안 된다면 신당 자격으로 출마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아직 어떤 특정 정당의 후보로 출마하고자 하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좀 더 시간이 가까워지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광역시가 요동치고 있다.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평가받는 부산이 변화의 몸부림을 보이면서 부산시장 선거 자체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진은 부산 용두산 공원에서 바라본 영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광역시가 요동치고 있다.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평가받는 부산이 변화의 몸부림을 보이면서 부산시장 선거 자체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진은 부산 용두산 공원에서 바라본 영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 무소속 돌풍 속에 생뚱맞은 박심 논란

외부적으로 무소속 열풍이 휘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뜬금없이 후보간 ‘박심(朴心) 논란이 벌어졌다.

논란은 친박계 서병수 의원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부산시장 후보로 자신을 밀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인해 시작됐다. 여기에 소장파인 박민식 의원이 이틀 연달아 비판을 제기하면서 후보간 신경전으로 확대된 것이다.

서 의원은 지난 23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대통령 취임식 며칠 후 ‘이제 제 할 일은 다한 것 같습니다. 부산시장직에 도전하겠습니다’라고 하니 박 대통령은 ‘부산은 중요한 곳이니 하셔야지요’라고 말하셨다”고 밝혔다.

이는 박 대통령이 서 의원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사실일 경우 당내 경선에서 서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에 박 의원이 발끈했다. 최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부산지역 여론조사에서 상승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역전 한판승’의 열의를 불태우려는데 뜬금없이 ‘박심’이라는 찬물이 끼얹어진 것으로 풀이하는 모양새다.

그는 2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마치 ‘대통령의 마음이 누구에게 있다’라고 오해받을 수 있는 발언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구태 중에 구태”라며 서 의원은 부산시장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전날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있지도 않은 ‘박심’을 아전인수격으로 홍보하면서 그에 의존하려는 것은 그런 당내의 자율성, 자유로운 공기보다는 어딘가로 줄을 서라는 암시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서 의원을 공격했다.

이와 관련, 당내 한 관계자는 “지난 대선부터 이미 부산은 변하고 있었다”며 “박심에 기대는 것은 그런 변화를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신당, 오거돈 힘들어지니 김성식 카드 만지작

안철수 신당은 오 전 장관 영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최근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합류한 김성식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을 부산시장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공동위원장도 지난 24일 신당 합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피하지는 않겠다”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26일 부산 방문 때는 “부산을 중심으로 전국정당화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공동위원장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시각이다. 새누리당 출신이지만 꾸준히 쇄신 목소리를 제기하면서 개혁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 경제통으로 평가되는 것도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중 하나다.

민주당과의 연대에도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민주당은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과 최인호 전 청와대 비서관이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영춘 전 의원과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대결구도로 좁혀졌다.

여기에 김 전 의원이 민주당의 유력후보로 점쳐지는 가운데 김 공동위원장은 그와 여야를 아우르는 모임인 ‘6인회’ 멤버로 활동하며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김 전 의원이 최근 한 언론인터뷰에서 “김 공동위원장이 후보로 나와 공정하게 경쟁하고 결정이 되면 서로 상대방을 밀어줄 의사가 있다”고 밝히면서 야권 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김 공동위원장이 부산 내 지지기반이 약한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김 공동위원장은 부산이 고향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부산과의 직접적인 인연은 부산고를 졸업한 것 외에 지난해 안철수 캠프 선대본부장 역할을 하면서 부산 지역을 담당한 것이 전부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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