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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개조? 청와대와 백악관 사진만 봐도 답나온다


입력 2014.05.05 08:40 수정 2014.05.05 09:36        데스크 (desk@dailian.co.kr)

<신성대의 이제는 품격>국가안전처 신설? 또 옥상옥

호통칠게 아니라 현장실무자들 일하게하는게 리더십

받아쓰기의 달인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 “생사 확인과 구출에 모든 힘을 다 쏟으시기 바랍니다”라고 구두 지시했다. 그 구두지시가 무슨 대단한 대책수단이라도 되는 양 일제히 받아 적고 있다. 유치원생복처럼 노란색 유니폼들을 단체로 일사불란 차려 입고서 전시행정을 하고 있음을 홍보하고 있다. ⓒ청와대 받아쓰기의 달인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 “생사 확인과 구출에 모든 힘을 다 쏟으시기 바랍니다”라고 구두 지시했다. 그 구두지시가 무슨 대단한 대책수단이라도 되는 양 일제히 받아 적고 있다. 유치원생복처럼 노란색 유니폼들을 단체로 일사불란 차려 입고서 전시행정을 하고 있음을 홍보하고 있다. ⓒ청와대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 진행 중 백악관 상황실. 모두들 일하다가 나온 듯한 차림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아무 옷이나 걸치고 쪼그리고 앉아 방청하고 있다. 현장을 연결 지휘하는 실무책임자가 중앙에 앉아 있고 대통령, 부통령, 국무장관도 모두 곁에서 지켜볼 뿐이다.ⓒ백악관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 진행 중 백악관 상황실. 모두들 일하다가 나온 듯한 차림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아무 옷이나 걸치고 쪼그리고 앉아 방청하고 있다. 현장을 연결 지휘하는 실무책임자가 중앙에 앉아 있고 대통령, 부통령, 국무장관도 모두 곁에서 지켜볼 뿐이다.ⓒ백악관

긴박한 오찬? 회의를 하는 건지 메뉴를 고르는 건지... 북한에서 보고 한참 웃을 한심한 광경. 2014년 3월 북방한계선(NLL) 이남 해상에 일부 포탄이 떨어진 것과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한 장면. 식탁보가 깔린 탁자에서 국가안보 중대사를 논의하는 한국적 NSC 회의. NSC 상임위원장인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하여 김관진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남재준 국정원장,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어느 누구도 회의탁자 부적격 문제를 제기하고 회의장 즉각 교체를 요구한 사람이 없었다. 청와대 홍보팀은 보도사진 배부하기 전에 사진의 문제점 여부에 대해 사전검토도 거치지 않았나? 대한민국 리더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대한민국 품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긴박한 오찬? 회의를 하는 건지 메뉴를 고르는 건지... 북한에서 보고 한참 웃을 한심한 광경. 2014년 3월 북방한계선(NLL) 이남 해상에 일부 포탄이 떨어진 것과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한 장면. 식탁보가 깔린 탁자에서 국가안보 중대사를 논의하는 한국적 NSC 회의. NSC 상임위원장인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하여 김관진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남재준 국정원장,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어느 누구도 회의탁자 부적격 문제를 제기하고 회의장 즉각 교체를 요구한 사람이 없었다. 청와대 홍보팀은 보도사진 배부하기 전에 사진의 문제점 여부에 대해 사전검토도 거치지 않았나? 대한민국 리더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대한민국 품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대부분 한국인들은 한국의 경이적 발전을 공부 잘한 똑똑이들이 선도했다고 착각하고 지금도 공부가 최고인 줄 매진하고 있다. 허나 세상은 언제나 지식선도형보다 현장선도형이 이끈다. 일례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993년 2월 미국 LA 지역 베스트바이 매장 구석에서 뽀얀 먼지가 쌓인 채 방치돼 있던 삼성 가전제품을 목격한다. 그리고 그해 6월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자'는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행한다.

현장선도형 무게중심 경향은 특히 선진국일수록 오히려 더 강하다. 해서 제일 똑똑한 최고의 엘리트들은 대외무역부에 들어간다. 그 다음이 종합상사, 마지막 순번이 교수들이다. 헌데 이 나라에선 교수들이 졸지에 총리도 하고 장관도 하는 일이 무시로 일어난다.

창의력이 부족해서 현장선도 능력이 안 되기 때문에 대학으로 가는 것이다. 왜냐하면 대학의 학문이란 사실 사후 뒤치다꺼리, 즉 결과물의 정리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가진 지식이란 것은 현장에서의 경험을 정리해서 모은 것이지 스스로 창의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결코 아니다. 그런 걸 논문이라 한다.

지난날의 자료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한다며 전문가인 양 하지만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 창조와는 다른 개념이다. 이런 교수들에게 총리, 장관, 기관장을 맡겨놓고 창조경제, 창조경영 하라고 독촉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인 것이다. 창조란 현장에서 나오지 책상머리에서 나오는 것 아니다.

물론 후진국 내지는 개발도상국 시절에야 선진국 베껴 먹는 게 곧 발전이기 때문에 선진국이 남긴 지식이나 정보에 밝은 대학교수들이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2만불 시대를 넘어서 선도적 기술, 선도적 경영을 해야 하는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교수의 역할은 상아탑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또 정치권에 붙어 권력자의 책사 노릇한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모두 입으로만 한다. 제 스스로 뛰면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전무하다. 고작 말(지식, 정보) 동냥(훈수) 좀 해주고 운 좋으면 큰 벼슬 하나 차지하는 것이다. 그러니 누군들 솔깃해 하지 않을까? 공부가 모자란 한국의 문민지도자들이 바로 이 부분에서 큰 착각을 하여 용인(用人)에서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모피아로는 창조경제 불가능

한국의 최고 인재들은 모조리 재무부(현 기획재정부)로 다 들어간다. 이게 선진국과는 완전 다른 양태다. 재무부란 사실 정부의 금고지기일 뿐이다. 현장과는 아무 관계없는 부서다. 그러니 창의적일 이유가 전혀 없다. 조직이 클 이유도 없다. 그냥 정직하게 금고만 잘 지키고 있다가 필요한 곳에 내주라고 할 때 내주면 그만이다. 헌데 금고를 쥐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라의 모든 일을 다 관장하고 지배하고 있으니 난센스도 그런 난센스가 다시없다 하겠다.

한국의 모피아가 나라를 말아먹는 암적인 집단이라는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일본의 구 대장성이 막강한 권한에 취해 있다가 일본 경제를 말아먹고 2001년 중앙성청개편에 따라 재무성과 금융청으로 바뀌면서 1868년 메이지 유신 때 창설된 이래 누려왔던 국가예산 편성권을 빼앗긴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본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가하면 이 나라의 최고지도자들은 자신이 전지전능한 줄 알고 모든 걸 직접 다 해야 한다는 이상한 주인의식으로 가득 차 있다. 기실 중진국을 넘어서면 정부가 할 일은 별로 없다. 그냥 관리자 내지는 조정자 역할만 하면 된다. 어차피 나라는 매뉴얼대로, 시스템으로 굴러간다. 정권이 국가 발전을 이끈다는 건 개도국 시절의 선입견이다. 지금은 오히려 그 반대다. 아직도 정치지도자들에게서 창조를 기대하는 국민이 있다면 그게 문제다. 연목구어(緣木求魚)다.

대통령에 오른 사람이 국민들이 자신의 능력을 보고 뽑은 줄 착각하면 곤란하다. 저 사람이 싫으니까 이 사람을 찍어준 것뿐이다. 누가 해도 해 먹을 거면 이왕 덜 미운 자가 해 먹으라고 맡긴 것이다. 무슨 대단한 일을 해내리란 기대는 애초에 없었다는 말이다. 해서 공약(公約)이든 공약(空約)이든 별로 관심 없어 하는 것이다. 연임할 것도 아니다. 굳이 여론이니 지지율이니 눈치 볼 것도 없다. 꼭 해야 할 일이라면 국민의 욕을 먹어가며 하면 그만이다.

품격은 염치를 아는 데서부터 시작

'세월호' 침몰로 인해 전 세모그룹 유병언 회장 일가의 어이없는 치부행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그동안 우리 사회가 애써 모른 척 덮어두었던 이단 내지는 사이비 종교집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물론 당사자들은 이단도 사이비도 아니라고 극구 부인할 것이다.

아무려면 이 나라를 좀먹게 하는 사이비가 어찌 이단종교집단뿐이던가? 다운계약서, 논문표절, 위장전입 한 번 안 해본 정치인 드물고 병역미필자가 요직을 다 차지하고 국가 최고지도자에 오를 수 있는 나라가 아닌가? 모피아, 금피아, 남대문문화재피아, 엉터리 부품납품 원자력피아, 전관예우 법피아, 황제노역 향판피아, 세월호로 해수피아 등등 이제는 아예 관피아란 총체적인 조어까지 등장했다. 탐욕과 이기심, 몰상식과 몰염치, 유교적 서열문화가 만든 적폐! 도망간 선장, 마피아, 이탈리아나 한국이나 반도국가라 기질이 비슷한 모양이다.

모조리 야바위꾼, 민나도로보데쓰다! 어느 분야든 들추기만 하면 그 속은 이미 푹푹 썩어 있어 이젠 건드리기조차 무섭다. 아래 위 할 것 없이 총체적으로 썩은 나라 대한민국, 조선왕조 5백년보다 더 썩었다. 낙하산 지식선도형 인물이 기관의 장을 맡다보니 조직이 썩는 줄도 모른다. 설사 알았다한들 별 수 없으니 모른 척 덮어두는 것이겠다. 어차피 평생 몸담을 곳도 아니니 적당히 해먹다가 국회나 대학으로 돌아가버리면 그만이다. 이제 와서 국가개조론까지 떠들고 나서지만 누가 누구를 개조시킨단 말인가?

호통 칠 줄밖에 모르는 최고지도자

사실 한국은 화산,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로부터는 비교적 안전한 나라다. 하여 대부분의 사고가 태만과 실수가 겹친 인재(人災)이거나 인재 때문에 대형화 된 것들이다. 게다가 서해 훼리호,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대구 지하철, 씨랜드 참사 이래 20년 가까이 사고다운 사고를 경험하지 못해 현장 지휘능력을 갖춘 리더들이 없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재난대책기관의 윗자리는 현장 실무경험이 전혀 없는 탁상행정가들로 채워져 있다. '세월호' 참사 때 총리, 대통령까지 현장을 찾아 사건 수습을 독려했지만 오히려 갈수록 우왕좌왕, 오합지졸처럼 허둥댄 것도 그 때문이다. 손발은 고사하고 입도 제대로 못 맞춰 빈축을 샀다.

국가적인 엄청난 재난을 다룬 미국 영화들을 보면 대책본부가 구성되고 각 기관의 책임자들이 모여 갑론을박을 하다가 결국은 주인공이 나선다. 그 분야 최고전문가가 현장 총책임자가 되는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시장이나 대통령으로부터 전권을 부여받는다. 실제 9.11테러사건 때에도 뉴욕소방서장이 현장을 총지휘했다.

하지만 그런 영화라면 빠뜨리지 않고 수입해 몇 번이고 돌려보는 한국에선 그 같은 월권(?)적인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세월호' 침몰 사건을 두고 한국의 유교적 관습 때문일 것이라는 조롱 섞인 진단까지 내놓는 해외언론까지 있었다. 장유유서(長幼有序)로 어린 학생들을 버려두고 나이 많고 높은 선장(69)부터 먼저 빠져나왔으니 그런 소리를 듣고도 남겠다.

관료주의, 권위주의, 계급주의! 일만 터지면 일제히 위만 쳐다본다. 하지만 평생 법밖에 모르는 장관, 총리, 정치밖에 모르는 대통령이 나선다고 뭐 하나 해결되거나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 거기에다 어중이떠중이 정치인들까지 인증샷 남기려고 몰려드는 통에 오히려 수습이나 대책에 방해만 되었을 뿐이다. 언론들까지 불가사리 떼처럼 몰려들어 유가족과 국민들 애간장 헤집는 일에 열을 올렸다.

게다가 현장이 뭔지도 모르는 대통령은 독려를 하다못해 화를 내며 그간의 잘잘못을 따지고 사후대책에 소홀한 것까지 철저히 벌하겠다고 엄포까지 놓으니 조직이 제대로 굴러갈 리가 없다. 그게 아니라 정치인들과 언론들을 차단시켜 현장실무자들이 스스로 판단해서 구조에 최선을 다하도록 일체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며 전권을 위임했어야 했다. 그리고는 가족들을 위로하고 놀란 국민을 안정시키는데 진력을 다 했어야 했다. 그게 지도자가 할 일이다.

탁상행정가들이 만든 매뉴얼은 쓰레기

무엇보다 한국의 재난대책본부가 무용지물인 결정적인 이유는 각 부처 및 청와대의 상황실이 지휘본부사령탑이 아니고 윗분께 잘 브리핑하기 위한 자료를 취합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야전에서 뼈가 굵은 사령관(Commander in Chief) 마인드가 아니고 내시나 다를 바 없는 도승지(都承旨, Secretary) 마인드로 꽉 찬, 현장지휘 전문가가 아닌 보고서 작성에 능한 탁상행정가들로 가득 차있는 곳이다.

전쟁을 치러보지 않고는 진정한 장수를 알아볼 수 없다. 받아쓰기 밖에 할 줄 모르는 비서관, 장관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프리젠테이션물 꾸미기와 브리핑 연습, 그리고 그 지엄한 분의 말씀 받아 적기뿐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잘 한 일은 자기들 공이고 잘못한 것은 현장 실무자들 몫으로 돌린다. 책임지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자 그대로 상황실이다.

아무튼 역대 정권마다 무슨 사고가 터지면 그때마다 옥상옥을 하나씩 만들어왔다. 대통령 혹은 총리 직속 무슨무슨 위원회 하나 만들고 나면 그만이다. 모조리 면피용 전시행정용 들러리들이다. 실제 사고가 터지면 이런 거창하기만 한 조직이나 기구들은 오히려 방해만 된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총리 직속의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지식선도형 인간들의 재빠른 머리굴림에서 나온 것이겠다.

결국 인사가 만사. 꿩 잡는 게 매다. 재난 대책에 계급이나 직위가 무슨 필요가 있으랴!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필요할 뿐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국가개조론까지 들먹이며 개각을 한다, 매뉴얼을 만든다, 조직을 재정비해서 또 무슨 거창한 기구를 만든다고 법석을 떨지만 기실 다 헛짓이다. 그런 매뉴얼과 조직체계가 없어서 허둥댄 것 아니다.

기왕의 것도 제대로 안 굴러가는 판에 또 옥상옥을 만든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지식선도형 탁상행정가들이 만드는 매뉴얼이나 개선책은 다 쓰레기다. 그 어떤 매뉴얼보다 현장경험이 최우선이다. 모든 옥상옥을 다 부수어버리고 기왕의 조직 우두머리들부터 현장선도형 인물로 바꾸는 것이 정답이다. 당장 내각(청와대비서관회의)과 외각(국무회의)의 받아쓰기 전문가들부터 내쳐야 한다. 그런 게 개혁이다.

마지막으로 고인이 된 단원고 교감선생은 왜 그 즉시 선장을 찾아가 상황을 파악해서 독자적으로 학생들을 대피시키거나 학생들의 구명을 책임지라고 따지며 도망가는 선장과 선원들 바짓가랑이를 물어뜯어서라도 붙잡지 못했을까? 안타깝게도 그 분 역시 지식선도형이었지 현장선도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박정희, 정주영, 박태준 같은 인물들이 현장선도형의 전형이라 하겠다.

글/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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