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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리본 단 교황 "세월호 십자가 로마 가져가"


입력 2014.08.15 18:11 수정 2014.08.16 01:42        대전 = 데일리안 목용재 기자

세월호 유족 "특별한 말씀 없었지만 우리 드린 배지 받자마자 착용 힘 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노란리본 배지를 가슴에 단채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노란리본 배지를 가슴에 단채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요즘 너무 힘이 안 나고 울쩍했는데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노란색 리본배지를 달고 미사를 진행하시는 모습을 보고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김병권 세월호가족대책위원장

15일 대전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왼쪽 가슴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는 노란색 리본 배지가 달려있었다.

미사 직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월드컵 경기장에 마련된 제의실에서 세월호 유가족 10인을 만나 그들의 아픔과 슬픔을 달래줬다. 특별한 말없이 유가족들이 전하는 말에 고개만 끄덕였지만 미사를 진행하는 그의 왼쪽 가슴에 노란색 리본 배지가 달려있었다. 유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의미였다.

이날 미사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은 총 36명으로 이 가운데 10인이 미사가 진행되기 직전 교황의 제의실을 찾아가 ‘십자가’ 선물을 교황에게 전달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이 선물한 십자가에 서려있다는 의미였다. 유가족들은 십자가를 전달하며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부탁했고 교황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김병권 세월호유가족대책위원장은 미사 종료 후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아픔의 치유를 위해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정부와 국회가 나설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 달라고 부탁드렸다”면서 “또한 이제 단식 33일째 되는 유민이 아버지가 광화문에 있는데 시복미사 때 유민 아버지를 한 번 안아달라고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정부를 믿을 수 없다’,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천주교와 우리에게 힘을 달라’고 말했다”면서 “그러면서 노란리본 배지, 리멤버라고 적힌 팔찌, 희생자들의 얼굴이 담긴 앨범수첩을 드렸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가족들의 호소와 애청에 고개를 끄덕일뿐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교황은 미사에서 세월호 유족들이 현장에서 전달한 노란 배지를 착용하고 나오면서 유족들에게 ‘소리없는 응답’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 올 때까지만 해도 얼떨떨하고 울쩍했다”면서 “미사를 진행하면서 교황을 바라보니 왼쪽 가슴에 노란색 리본 배지를 달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 모습을 보고 좀 더 참고 노력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면서 “가톨릭의 높으신 분께서 세월호 유가족 10분을 친히 만나줬다는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황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이 십자가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지난달 8일 안산 단원고를 출발해 팽목항을 거쳐 14일 대전까지 800㎞를 걷는 동안 함께했다. 노란 리본을 매단 십자가는 길이 130㎝, 무게 5㎝로 나무로 제작됐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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