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문재인의 이율배반, 지율 단식땐 "단식 부추겨선 안돼"


입력 2014.08.27 09:10 수정 2014.08.27 09:27        조성완 기자

참여정부 당시부터 주요 사안 갈등 중재 대부분 실패

"'유민 아빠' 대신 단식? 갈등 조정 아닌 갈등 조장"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유가족 단식 농성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7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유가족 단식 농성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7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이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던 지율스님을 만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이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던 지율스님을 만나고 있다.ⓒ연합뉴스

세월호 특별법의 처리를 촉구하며 8일째 단식 중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과거 자신의 발언과 다른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문 의원의 조정·중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초 문 의원이 단식을 시작한 이유는 특별법 제정을 주장하며 단식 중인 ‘유민 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 중단을 위해서였다. “내가 단식을 할 테니 단식을 중단해 달라”던 문 의원이었지만 지금은 초심은 온데간데 없이 ‘특별법 제정 촉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문 의원은 26일 오후 같은 당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의 단식 중단 요청에도 “우선은 어쨌든 유민 아빠가 단식을 멈춰야 한다”며 “하다못해 3자 협의체가 가동되거나 대통령이 유족들만 만나줘도 김영오 씨가 단식을 풀 것 같다”고 거절했다.

김 씨의 단식 중단을 최우선으로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요구하는 세월호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들과 뜻을 같이 하며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는 과거 지율 스님이 청와대 앞에서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관통 터널 반대를 주장하며 단식을 이어갔을 당시와는 정반대의 태도다.

지난 2003년 2월 4일 부산광역시청 앞에서 1차 단식을 실시했던 지율 스님은 2004년 6월 20일부터 같은 해 8월 26일까지 58일간 청와대 앞에서 3차 단식을 진행했다.

3차 단식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었던 문 의원은 단식 57일째인 8월 25일 처음으로 지율 스님을 찾아 “이제는 충분히 스님이 말씀하시는 바가 사회에 알려졌으니 그만 단식을 풀고 건강을 추슬러야 할 때”라며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현재 노선 재검토가 된 상태여서 지율 스님 주장에 동의할 수 없고, 단식 방식에도 동의할 수 없다”면서 “지율 스님과 함께하는 사람들도 스님의 단식 중단에 나서야지, 단식을 부추기는 일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시민단체를 향해 요청했다.

김 씨는 최근 방한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직접 편지를 전달하는 등 대한민국을 넘어 전세계적에 자신의 의지를 전달했다. 문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이제 그만 단식을 풀고 건강을 추스러야 할 때”이지만 현재는 문 의원으로 인해 오히려 단식이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청와대의 자세에 대해서도 과거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 의원은 과거 ‘지율 스님이 50여일동안 단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번도 찾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청와대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청와대 앞 단식은 더 관심을 가져달라는 일종의 시위 방법인데, 해법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찾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현 청와대는 현재 ‘특별법 제정 문제는 정치권에서 처리할 일’이라며 한발 물러서 있다. 입법권은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국회의 고유권한이고, 박근혜 대통령이 나설 경우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즉, 청와대가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문 의원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국가의 도리가 아니다. 대통령부터 나서서 단식을 만류하고 유족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갈등을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조정·중재 능력’에 대한 의구심 “과연 저 양반이 대통령 후보였는가?”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그의 ‘조정·중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재차 거론되고 있다.

문 의원은 과거 민정수석 시절에도 인사검증, 공직기강 같은 민정수석 고유 업무 외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용산미군기지 평택 이전 △화물연대 파업 등 각종 사회적 이슈에 관여했지만 무난하게 갈등을 조정·중재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천성산 터널공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문 의원은 당시 지율 스님을 여러 차례 만나 단식을 중단할 것을 설득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오히려 참여정부에게 ‘아마추어 정부’라는 비판의 소지만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갈등을 어떻게든지 해소하고, 갈등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 정치의 주요한 기능인데, 문 의원은 갈등을 조정하는게 아니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이율배반적 행동을 하는 문 의원을 보면서 ‘저 양반이 과연 대통령 후보였는가’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가서 단식을 하면서 갈등을 조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기사 모아 보기 >
0
0
조성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