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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어린이집 엄마들, 생계도 잠시 접고 '거리 시위' 왜?


입력 2014.11.06 15:24 수정 2014.11.06 15:38        하윤아 기자

학부모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도 면담 요청할 계획"

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 '동대문 어린이집' 학부모들의 시위 현장에 내걸린 현수막의 모습. ⓒ데일리안 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 '동대문 어린이집' 학부모들의 시위 현장에 내걸린 현수막의 모습. ⓒ데일리안

"엄마, 구청에서 어린이집 오지말래요"

6일 오전 10시 동대문 어린이집 학부모들 10여명이 서울시청 인근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무책임한 행정처리 쫓겨나는 우리아이들'이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투쟁에 나섰다.

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위치한 구립 ‘동대문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이들 학부모는 이날 “석 달 후 어린이집을 철거한다는 동대문구청의 탁상행정에 우리 아이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1일 동대문구청으로부터 ‘오는 12월 동대문 어린이집을 철거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구청은 아무런 사전 안내도, 대책 마련도 없이 어린이집 건물을 철거하기 전까지 아이들을 인근에 위치한 다른 어린이집으로 보내라고 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학부모들은 ‘철거 2개월 전 통보가 웬 말이냐’, ‘100명 아이들이 짐짝이냐’, ‘동대문구청 반성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청 앞까지 나오게 된 것.

이날 동대문 어린이집 학부모 일동은 시청 근처에서 시위 농성을 벌이며 시민들을 상대로 동대문 어린이집 철거 반대 지지 서명을 받는 한편,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도 이어갔다. 길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학부모들의 입장을 담은 전단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실제 일부 시민들은 시위 현장에 있던 피켓과 현수막, 전단지를 보며 “말도 안 된다”고 분개했고, 한 시민은 학부모들을 향해 “대안은 있는 것이냐”고 물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학부모 김모 씨는 “엄마들이 지금 생계를 접고 거리로 나온 상황”이라며 “우리 아이들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모두 한 마음으로 직접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구청장은 엄마들과 협의하기 전까지 어린이집을 철거하지 않겠다고 구두로 약속했지만, 이후 넣은 민원에 대한 답변을 보면 내년 2월 철거가 확실시되고 있다”며 “학부모들과 협의하겠다던 구청은 지금까지 우리 쪽에 전혀 연락을 해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들 학부모 가운데 몇몇은 지난 10월 24일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새정치민주연합)과 면담을 가진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면담에서 도로확장 계획을 미뤄달라는 학부모들의 입장은 관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학부모 이모 씨는 “구청에다가 이런 문제를 얘기하면 서울시의 도로 계획이라 하고, 시청에서는 동대문구청 관할 사항이라고만 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구청 쪽에서 만한 대안을 마련해주기 전까지 계속 민원도 넣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도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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