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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에 질질' 대북전단은 제재하고 북한인권법 "..."


입력 2015.01.10 11:32 수정 2015.01.10 11:42        하윤아 기자

인권단체 "모든 삐라 살포 행위 제재 북 요구 들어주는 것"

외통위, 계류 중 '북한인권법' 채택 논의 여전히 지지부진

지난해 10월 25일 오후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실패한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회원등이 파주 통일동산 인근 도로가 공터에서 재차 대북전단 살포를 시도하려 하자 추격해온 파주시민과 진보단체 회원들이 비닐풍선을 두고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해 10월 25일 오후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실패한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회원등이 파주 통일동산 인근 도로가 공터에서 재차 대북전단 살포를 시도하려 하자 추격해온 파주시민과 진보단체 회원들이 비닐풍선을 두고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회가 지난 8일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행위에 대한 정부의 제재 조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조치 대상을 두고 해석이 분분해 일부 북한인권단체들 사이에서는 “모든 대북전단 살포 행위에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장기간 국회에 표류 중인 ‘북한인권법’에 대해 여야가 이견을 보이며 또 다시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대북전단 제재 근거만 마련했을 뿐, 북한 주민의 인권상황에 대해서는 눈감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는 비난을 가하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8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남북관계 개선을 훼손하고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도록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긴 ‘남북 당국 상호 비방·중상 중단 합의 이행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이날 결의안 의결 직전 여당 측 의원들은 “모든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 훼손이나 주민안전 위협 등의 경우에 한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남북관계 개선을 훼손하고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라는 표현으로 결의안 문구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개적으로 전단을 살포해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정부가 필요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공개 살포를 포함한 모든 전단 날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제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고, 결국 해당 문구는 수정 없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상호 비방·중상 중단 합의 이행 촉구 결의안’이라는 제목에 맞게 북측을 비방하는 모든 전단에 대해 정부의 조치를 촉구하는 것이 결의안의 취지에 합당하다는 게 야당 측 입장이다.

야당은 앞서 ‘삐라’ 날리기 행위가 사회적인 논란거리로 떠오르자 대북전단 살포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추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장은 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내부갈등을 일으키고 주민불안을 일으키는 대북전단 공개 살포 행위는 제재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그러나 모든 단체에게 전단 살포를 하지 말라는 것은 북한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는 것 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단장은 “본래 대북풍선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고, 비방·중상이 아니라 순수한 진실을 담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비공개로 날리는 단체들이 인도주의 인권운동을 하는 것까지 막는다면 이것은 정말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안명철 NK워치 대표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민 생명에 위협을 가했을 때 정부가 제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물론 가능한 일이고 맞는 것이다. 그러나 대북전단 살포를 전면 반대한다는 식으로 결의안을 해석한다면 이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대표는 “대북전단이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서 (북한에) 빌미를 제공해 줬을 뿐이지 남북관계에 지장을 준다는 것은 조금 과장된 표현”이라며 “정부가 남한 주민을 위협하는 쇼맨십(보여주기식) 대북전단은 막되, 기존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원칙은 고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통위,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 논의는 지지부진…“북한 요구만 들어주나”

이에 더해 여야는 현재 외통위 법안소위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에는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결국 ‘한국 정부가 나서서 대북전단 중단 조치를 취하라’는 북한의 요구만 들어준 셈”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 관련 법안은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북한인권법안’(새누리당 단일안)과 심재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북한인권증진법안’(새정치민주연합 단일안)이다. 여야는 모두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각각의 법안의 세부 조항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법안에는 법무부 산하에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두는 내용이 포함돼있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반북 성향이 강한 법무부 산하에 보존소를 두면 인권 개선의 실효가 없다’는 이유로 통일부 산하에 북한인권정보센터를 설치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 안에 포함된 북한인권재단 설립 방안에 대해서도 반대의사를 표하고 있다. 재단이 대북전단 살포 단체나 해외에서 기획탈북 활동을 하는 대북 민간단체를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인권법에 대한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과 관련, 인지연 북한인권법통과를위한모임 대표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통일보다도 더 힘든 게 북한인권법 통과가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자유통일을 원하지 않는 세력들이 북한인권법을 결사적으로 막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 대표는 새누리당을 향해 “적극적으로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해서도 “북한인권증진법을 들고 나왔지만 막상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만술이고 수사에 불과하다”고 쓴 소리를 날렸다.

특히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놓은 북한인권증진법에 대해 “북한인권 개선의 핵심인 자유권과 사회권이 전혀 보장 받을 수 없게 돼 있다”며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따른 국민 여론이 두려워 그럴듯한 법안을 만들고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북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통일부 산하에 북한인권정보센터를 설치하자는 야당의 주장대로라면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을 제대로 지적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야당의 법안에는 인도적 지원에 대한 모니터링 규정이 없어 실상은 북한 정권을 배불리기 위한 지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인 대표는 “북한 주민의 마음을 깨우고 정보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도구인 대북전단 살포 행위에 반대해 제재 결의안을 만들고,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새누리당 북한인권법에는 반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야당의 전술에 국회가 휘말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안명철 대표도 “야당은 지금 북한인권법을 거론하면 북에 자극을 준다면서 계속 합의를 안 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북한이 요구하는 삐라 제재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결의안을 만들지 않았냐”며 야당의 행태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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