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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 '이곳은 지상 낙원'


입력 2015.08.07 17:25 수정 2015.08.07 17:26        여행데스크

[Wanna Be There]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

앞으로 내 인생의 미술관 산책 분류 리스트는 이렇게 나눠져야 할 것이다. 루이지애나 미술관에 다녀오기 전의 미술관들과 다녀온 후의 미술관.

이제껏 내가 만났던 미술관 중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앞으로도 이런 곳을 만나기 힘들 것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만큼 내 영혼에 커다란 느낌표를 안겨준 곳, 루이지애나 현대 미술관.


루이지애나 미술관으로 가는 길

ⓒ Get About 트래블웹진 ⓒ Get About 트래블웹진

코펜하겐 공항을 빠져 나와 외곽 고속도로를 약 40여 분간 달렸다. 내가 살고 있는 아일랜드와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다른 풍경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먹구름이 잔뜩 껴 있는 날씨는 아일랜드와 비슷했지만 유채꽃 같이 노란색 꽃들이 들판 곳곳에 피어 있는 모습은 아일랜드와 사뭇 달랐다. 구름의 모양도 아일랜드의 것들은 좀 더 큰 무리들이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면 코펜하겐의 것들은 작은 덩어리들이 몽실몽실 떠 있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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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루이지애나 미술관 이름을 들었을 때는 미국과 관련이 있는지 알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미술관 입구로 쓰이고 있는 땅의 소유주였던 알렉산더 부룬(Alexander Brun)의 세 명의 부인의 이름이 모두 '루이스(Louise)'였단다. 그래서 땅의 이름을 루이지애나라고 불렀고 그 장소에 지어진 미술관 역시 '루이지애나'로 결정했단다.

미술관의 입구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오래된 저택 앞에 루이지애나 미술관 간판이 우뚝 서 있었고 미술관이라고 일컬어지는 주택은 담쟁이덩굴로 뒤 덮여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문 앞에 붙여진 다소 불친절한 입장료를 내고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자 전혀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오래된 주택의 느낌은 온데간데없고 현대식 건물로 1층 로비 겸 기프트 샵(Gift Shop)이 방문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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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기프트 샵 유리창 너머로 심상치 않은 풍경이 보였다. 책에서 보았던, 내가 생각하던 그 풍경이 저 창문 너머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코펜하겐의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구경한다는 생각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내 마음은 이미 창문 밖으로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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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문을 열고 나오자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예쁜 정원이 보였다. 그리고 그 너머에 넓은 잔디밭과 더 넓은 바다와 하늘이 나를 환영하고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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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 평화롭다. 평온하다. 행복하다. 감사하다. 기쁘다.'

그날 내가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감정을 이곳에 다 쏟아 부었다. 미술관은 아름다웠다. 작품을 보기도 전에 미술관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미술관은 평화로웠다. 지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미술관을 꼽으라면 루이지애나 미술관이 아닐까?

신이 창조한 하늘과 땅과 바다를 포함한 모든 자연은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곳에 존재하고 있었다. 하늘의 구름도 작품처럼 보였고 바다의 색깔도 잔디의 색에 맞춰 물감을 타 놓은 것 같았다. 무심하게 설치해 놓은 조각 작품들은 하나같이 제 자리를 찾은 느낌이었다.


인간과 자연이 아름답게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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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의 구조는 중앙의 로비 및 기프트샵을 중심으로 좌, 우로 긴 복도 공간을 지나 전시실을 만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긴 복도는 무미건조한 복도가 아니라 한쪽이나 양쪽을 통유리로 설계해 바깥의 정원 및 조각 작품들을 볼 수 있게 해놓았다. 미술관의 카페테리아는 미술관 서쪽 끝에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복도를 지나갈 수 있게 동선을 유도하고 있었다.


나를 감동시킨 어린이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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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복도를 따라 천천히 걸어가다 보니 어린이 스튜디오가 나타났다. 아이가 생긴 이후론 미술관에서 눈여겨보는 것 중의 하나가 어린이 및 가족을 위한 공간인데 세상에나! 이렇게 멋진 공간을 미술관 안에 숨겨 놓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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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을 위한 스튜디오는 총 3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미술관으로 운영되었다. 미술관에 전시되는 작가의 작품을 토대로 그 작품들을 아이들의 눈으로 재조명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아이들을 비롯해 모든 이들이 언제든지 와서 창작활동을 할 수 있었다.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고마웠다. 이렇게 저렴한 입장료로 양질의 미술 체험 학습을 할 수 있게 해줘서. 이 정도의 시설이라면 멤버십을 끊어서 매일 출석 도장을 찍을 수 있겠다 싶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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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타일이야'를 외치며 감탄하고 혼자 좋아서 히죽거리기를 반복했다. 작품을 감상하다가 지루하면 밖으로 나가서 산책을 할 수 있었고, 배가 고프면 미술관 카페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그러다 손이 심심하면 스튜디오에 가서 그림도 한 장 그려주고, 미술관 야외 미끄럼틀에서 좀 놀다가 또 사진도 찍고, 다시 전시실로 들어가 작품 감상도 하고.

아…. 떠나기 싫다. 그리고 만났다. 알렉산더 칼더의 조각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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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설치된 그의 조형물은 그 어느 장소의 작품보다 멋있었고 아름다웠다. 작품 감상을 좋아하지만 가끔은 이해되지 않는 작품들도 많은데 이곳에서 만난 모든 작품들은 있어야 할 자리에 당당히 서 있는 느낌이었다. 예술 작품이 인간의 영혼을 더 풍요롭게 해준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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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루이지애나 미술관은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었던 미술관의 기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준 곳이었다. 지상에도 이런 미술관이 있구나. 막연히 상상했던 미술관의 이미지를 눈으로 대면하는 순간 주체할 수 없는 황홀감을 느꼈던 곳. 작가의 작품을 더 빛나게 해 주었던 미술관.

덴마크를 여행하는 사람들이라면, 자연을 사랑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루이지애나 미술관에 가보길 바란다. 사진으로만 보던 미술관의 이미지를 눈으로 만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될지도 모른다./글·사진-헤일리

데일리안과 하나투어GetAbout(getabout.hanatour.com)의 제휴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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