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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 희생 장병 추모는 못할망정 끔찍한 욕이라니...

  • [데일리안] 입력 2015.11.23 08:46
  • 수정 2015.11.24 08:54
  •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인터뷰>'연평도 포격사건' 웹드라마 만든 홍두표 감독

"그들을 기억하는것만으로도 그들을 효자로 만들수 있다"

웹드라마 웹드라마 '연평도 포격사건' 화면캡처

웹드라마 웹드라마 '연평도 포격사건' 화면캡처

"우리 모두는 절대 잊지 못합니다. 당신들을"

지난 2010년 11월 23일 발생한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을 소재로 한 웹드라마 '연평도 포격사건'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문구다. 웹드라마 '연평도 포격사건'을 연출한 홍두표 감독은 이를 만든 계기를 그야말로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 '모두가 그들의 희생을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지난 17일 서울 동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홍 감독은 인터뷰 내내 해병대 후임이자 연평도 포격도발의 희생자인 두 명의 해병대원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스물 두 살, 스무살 이른 나이에 전쟁의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두 사람을 우리 모두가 잊지 않고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거듭 덧붙였다.

홍 감독은 제대 4개월을 남겨두고 마지막 휴가를 받아 나오던 중 북한의 포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곧장 부대로 뛰어 들어간 고 서정우 하사의 사연에 큰 감동을 느꼈고, 그를 주인공으로 한 2편의 웹드라마를 연출했다. 그는 "실제 증언을 들어보니 당시 서 병장은 '동기들이 있고 후임들이 있는데 어떻게 안 가겠나'라는 말을 남기고 부대로 뛰어 들어가다 희생됐다. 해병대 2사단에서 군 생활을 해본 나로서는 그의 군인정신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르의 특성상 일부 극적인 요소가 가미됐지만, 실화가 바탕이 됐기 때문에 기본적인 사실 자료를 확인하고 파악하는 작업이 요구됐다. 이에 홍 감독은 실제 당시 상황을 경험한 해병대원을 찾아가 증언을 듣거나 방대한 양의 보도 기사를 일일이 살펴보는 데 상당 기간을 할애했다.

그렇게 약 6개월간의 시간을 투자해 만든 웹드라마는 올해 8월 21일 세상에 나왔다. 이미 올해 초에 마무리해놓은 상태였지만 그는 의도적으로 뒤늦게 공개했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 8월 파주 DMZ 지뢰도발에 따른 우리 군의 대북심리전 재개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서부전선 포격도발을 감행하자, 곧바로 그 다음날 웹드라마를 공개한 것이다. 북한 포격 도발의 위험성과 장병들의 희생을 더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웹드라마 공개 이후 홍 감독은 적지 않은 악성 댓글에 더 큰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는 "장병의 희생을 비하하는 댓글이 많았다"며 "실제 있었던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이고 뉴스 화면도 편집해 넣었는데 사람들은 의심을 하고 심지어 욕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혹시라도 유가족이 보면 마음 아플 것 같아 아예 댓글을 지워버렸다"고 씁쓸한 마음을 표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은 "죽음은 누구에게나 무섭고 힘든데 그 두려움을 무릅쓰고 전쟁터에 간 사람도 있다는 점을 사람들이 꼭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되면 아마 희생 장병들도 하늘에서 행복해 할 것이고, 부모님들도 먼저 떠나보낸 아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평생 위안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홍두표 감독과의 일문일답.

웹드라마 웹드라마 '연평도 포격사건' 감독 홍두표 PD.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연평도 포격사건' 웹드라마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두 명이 전사한 걸 아무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만들게 됐다. 일단 해병대 출신으로서 해병대 후임들이라 더 눈길이 갔고 사연도 너무 안타까웠다. 사건 이후로 그 장병들이 어떻게 됐는지,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지인들을 통해 건너건너 이야기를 들었는데 너무 안타깝더라. 국가유공자가 되는 것이 다가 아니지 않나. 어린 나이에 일찍 삶을 마무리한 게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만 기억하지 말고 모두가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제작을 시작했다.

극작과를 전공해서 평소에 시나리오도 쓰고 하는데 사실 이 웹드라마는 '욱'한 마음에서 한 게 제일 크다.(웃음) 사람들이 기억을 너무 못하니까 욱해서. 인터넷에 사건을 검색해보니까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한 설명도 단 몇 줄에 불과하고 관련 내용이 너무 없더라. 과연 국민들이 이 사람들을 기억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어린 나이에 목숨 잃은 두 해병대원을 사람들이 기억해주길 바라는 것. 그게 다였다."

-해병대 출신이라고 했는데, 군 복무를 어디에서 했나?

"2003년 군번이고 김포에서 했다. 해병대 2사단에서. 최전방이다. 사실 연평도는 백령도와 같이 항상 이런 일(북한군 도발)이 있다. 수많은 북한 도발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게 연평도 포격사건이다. 특히 민간인이 사살된 부분이라 부각이 됐다. 그런데 실제로 최전방에서 근무하다보면 병사들 중에 사상자가 많다. 쉬쉬하다가 본격적으로 나온 게 포격사건이라고 보면 된다. 군복무를 해봤으니까 사연이 더 안타까운 거다."

-웹드라마 준비하면서 혹시 유가족을 만나 봤나?

"그건 사실 못 했다. 주위에 있는 하사, 상사, 원사 통해서 물어봐달라고만 했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조금 조심스러운 게 있었다. (유가족이) 날 만나서 또 다시 불행해질 수 있으니까. 이미 그분들은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데 날 만나면 그 하루가 불행할 수 있으니까."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는데, 주인공도 실존 인물인가?

"그렇다. 포격사건에서 희생된 서정우 하사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실제로 당시 서정우 병장은 말년휴가를 나와 배를 기다리다가 포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군인정신으로 부대에 복귀하다 사망했다. 증언으로는 서 병장이 당시에 '어떻게 안 가냐. 동기들이 있고 후임들이 있는데, 전쟁이 났는데 어떻게 여기 있냐'라는 말을 했다고 하더라. 그게 제일 안타까웠다. 그 결심과 희생을 사람들이 기억했으면 좋겠다. 굳이 돌아오지 않아도 됐는데 전우들이 있는 곳으로 뛰어오다가 희생됐다. 제대를 앞두고 말년휴가를 나왔는데 그걸 포기하고 돌아간 거다. 군 생활을 해본 사람으로서, 또 같은 남자로서 정말 멋지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드라마에는 여자친구가 임신을 한 것으로 나오는데 이 부분은 사실인가?

"서정우 하사에게 여자친구가 있었고, 여자친구가 제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데 여자친구가 임신을 했다는 부분은 설정이다.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드라마다보니까 허구적인 게 가미됐다. 주인공들에 얽힌 일화는 상상한 부분인데, 배경 장소는 대부분 실제 그때 사건과 연관이 돼 있는 곳이다. 극중에서 여자친구가 사망소식을 접한 장소는 인천에서 연평도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는 곳인데. 실제 포격사건 당시에 연평도 주민들이 배를 타고 나와 가족들을 만난 장소다. 연평도에서 나오거나 연평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곳을 꼭 거쳐야 하고 그곳에 모일 수밖에 없다."

-겨울에 촬영을 한 것 같은데, 올해 8월 중순에 작품이 올라왔다. 그 시기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8월 21일에 드라마가 올라왔는데, 그 전날(20일)에 북한군 포격도발이 있었다. 제작은 미리 해두고 있었고 드라마를 올릴 시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북한군이 도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니까 분명히 도발을 할 거라고 생각했고, 그 때를 기다리면서 의도적으로 내보내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20일에 북한이 포격 도발을 했고 이때다 싶어서 바로 그 다음 날 방송했다. 그때 연평도, 백령도 어민들 조업이 중단되고 그랬는데 그곳이 그렇게 위험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어서 일부러 그때 내보냈다. 요새 젊은 사람들은 위험을 체감하지 못하지 않나. 그런데 그쪽 섬에 있는 분들은 항상 위험에 처해있고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앳된 얼굴의 배우들이 출연했는데, 혹시 이것도 의도한 연출인가?

"그렇다. 무조건 어린 친구를 섭외했다. 주변 사람들 통해서 연기할 사람을 추천받았는데 그중에 제일 어려보이는 친구로 했다. 출연한 여배우는 올해 수능을 봤는데, 그 정도로 어린 친구로 했다. 실제 사건 당시 숨진 해병대원들도 어렸지 않나. 기껏해야 21살이나 22살이었을 거다. 그래서 일부러 어린 친구들로 했다. 드라마를 보는 분들이 '아 실제로 저렇게 어린 친구들이 희생됐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웹드라마 웹드라마 '연평도 포격사건' 감독 홍두표 PD.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드라마 장면 중 특정 의미를 담은 부분이 있다면 설명해달라.

"여자친구가 죽음을 확인하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눈이 내린다. 그 장면을 위해 일부러 눈 오는 날을 골랐다. 제작비가 없어 가짜 눈을 뿌릴 사람을 구할 수도 없어서 눈이 오는 날을 몇 번이나 기상청에 확인하고 했던 기억이 난다.(웃음) 눈이나 비가 오면 조금 쓸쓸해 보이는 게 있다. 눈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여자친구의 슬픔을 극대화하려 했다. 특히 그 장면에 배경이 된 장소는 그때 실제로 연평도 주민들이 대피해 있던 장소다. 그 장소를 배경으로 여배우 딱 한 사람만 영상에 담아 불안하고 외로웠던 사람들의 심정을 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여자친구가 다른 사람의 결혼식에 가서 제대할 남자친구를 상상하는 장면이 있는데, 말년 병장을 기다렸던 여자친구라면 결혼이라는 행복한 상상을 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넣었다. 그렇게 예쁜 미래를 그리던 청춘들의 꿈을 깬 단 하나가 바로 분단이라는 점도 이야기하고 싶었다."

-드라마를 제작하는데 총 얼마나 걸렸나?

"사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다보니까 미화하면 안 되고 또 반대로 나쁘게 만들면 안 되고 그래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자료를 조사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들어갔다. 자료라는 건 실제 당시 사건을 직접 경험한 분들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해서 이야기 듣고 그런 것들이다. 그래서 제작기간은 6개월 정도 걸린 것 같다. 자료조사가 시간이 많이 걸렸지 촬영은 상대적으로 단 며칠 만에 끝났다."

-조사하면서 알게 된 것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자료조사하면서 들은 내용인데, 포격사건이 있고 난 뒤에 부대원들이 정말 단단해졌다고 하더라. 근무해 본 분들은 알겠지만 연평도, 백령도 이런 곳에는 구타, 상습폭행 같은 사건사고들이 많다. 그런데 포격사건 이후로 이런 사건들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전에는 부대 차원에서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든 바꾸려고 했는데도 잘 안됐는데 끈끈한 전우애가 생기면서 지금은 구타가 벌어지는 일이 없다고 한다. 간부들은 병사들을 더 귀하게 여기게 됐고. 병사들도 서로서로를 독려하고, 서로서로 상처를 어우르면서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졌다더라."

-방영 이후에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반응은 딱 한가지였다. 잊지 말자는 것. 드라마를 본 주변 사람들 중에는 '이게 실화냐', '진짜 이런 일이 있었냐', '정말 사람이 죽었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내 해병대 동기조차 이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고 잊고 있었다. 그런데 포격사건이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점은 드라마 마지막 부분에 보면 알 수 있다. 당시에 보도됐던 뉴스 영상을 편집해 넣었는데 그 부분이 나오니까 '짠하다'고 하기도 하고 '이 사람들 기억해야한다’고 하더라."

-댓글도 달렸을텐데 비슷한 반응이었나?

"주로 '기억하자'라는 댓글이 많았다. 그런데 참 안타까운 게 악성댓글도 정말 많았다. 다행히 제작자가 악성댓글을 지울 수 있는 권한이 있어서 심한 댓글들은 다 삭제했다. 예를 들면 '거기 왜 기어 들어가', '누가 돌아가라고 했냐', '네 엄마가 참도 좋아하겠다' 이런 식의 비하하는 댓글이 너무 많았고 혹시라도 유가족이 보면 마음이 아플 것 같아 아예 지워버렸다.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고 심지어 뉴스 보도화면을 넣었는데도 의심하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점이 조금 안타까웠다."

-여전히 그곳에는 나라를 지키는 장병도 있고, 삶을 살아가는 주민도 있다. 그 분들과 드라마를 볼 시청자들, 그리고 넓게는 국민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드라마 마지막에 보면 '우리 모두는 절대 잊지 못합니다. 당신들을' 이라는 문구가 뜬다. 시나리오를 쓸 때 제일 먼저 적은 문구고, 그 문구를 적고 나서 본격적으로 자료조사하기 시작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다 무섭고 힘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무릅쓰고 전쟁터로 달려간 사람도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거 하나다.

또 하나 하고 싶은 말은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면 그게 불효라고들 이야기 하지 않나. 그런데 부모보다 세상을 먼저 떠난 장병들이 효자가 되는 경우는 단 하나다. 부모님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해주고 좋은 이야기를 해주면 부모님들도 아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그로부터 평생 위안을 받지 않을까. 어렵지 않다. 그들을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그들을 효자로 만들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잊지 않고 관심을 가진다면 희생된 장병들도 하늘에서 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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