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야권의 '구애'와 '느긋한' 박지원의 속내는...


입력 2016.02.18 19:10 수정 2016.02.18 19:14        전형민 기자

상고심서 무죄취지 파기환송에 야권 즉각 '구애'

박지원 "무소속 유지하며 야권 통합하겠다"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에 대해 대법원 상고심에서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은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위해 회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 의원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의원직을 유지하며 20대 총선에도 출마할수 있게 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에 대해 대법원 상고심에서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은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위해 회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 의원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의원직을 유지하며 20대 총선에도 출마할수 있게 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법원이 18일 박지원 무소속 의원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파기환송하면서 야당의 총선 성적 풍향계가 될 호남에서 영향력을 지닌 박 의원에 대한 야권의 즉각적인 구애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열띤 구애에도 불구하고 박 의원은 "무소속의 길을 가면서 야권 통합에 전력을 다 하겠다"고 밝혀 그 속내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오후 박 의원에 대해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무죄취지 파기환송으로 사실상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이다. 박 의원은 이로써 탈당했던 더민주는 물론 지금까지 국민의당 일부에서 박 의원의 합류에 난색을 표한 이유였던 기소혐의부터로도 자유로운 상황이 됐다.

대법원 판결이 무죄로 결론지어지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앞다투어 논평을 내고 박 의원을 향한 구애의 손길을 뻗었다.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쪽은 더불어민주당이었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판결 직후 구두논평을 통해 "박 의원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 당을 오랫동안 지켜왔던 분으로 무죄 취지로 판결이 난 만큼 당으로 다시 돌아오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 의원과 각별한 사이인 이윤석 더민주 의원도 "어떻게든 (박 의원을) 모셔올 것"이라며 "내가 설득하면 될 거다. 반드시 모셔오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김재두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박 의원의 무죄판결은 사필귀정"이라며 "더 큰 활약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과 친분이 있었던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전화에서 "박 의원의 입장은 알 수 없지만, 우리로서는 신속하게 박 의원의 합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정중하게 모셔야할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최고위원인 박주선 의원도 "박 의원이 국민의당으로 오셔야 한다고 생각하고 (국민의당이) 정중히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에 대해 대법원 상고심에서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은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의원직을 유지하며 20대 총선에도 출마할수 있게 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에 대해 대법원 상고심에서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은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의원직을 유지하며 20대 총선에도 출마할수 있게 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상고심서 무죄취지 파기환송에 야권 즉각 '구애'
박지원 "무소속 유지하며 야권 통합하겠다"


그러나 야권의 박 의원을 향한 구애에도 박 의원은 요지부동이다. 대법원 선고 직후 제일 먼저 서울 동작동 현충원의 DJ묘역을 방문한 박 의원은 이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회 대표가 19일날 꼭 더민주로 돌아오라고 이야기 했다. 물론 국민의당에서도 몇 분의 의원들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며 "(야권이) 대통합이 되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현재 심정 같아서는 무소속 그대로 해나가겠다"고 말해 당장은 어느 당에도 합류하지 않을 생각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박 의원은 19대 총선 당시 정통민주당을 거론하며 "최소한 당대 당 통합을 해내야지 안그러면 다 죽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통민주당은 단 한 석도 승리하지 못했지만 야권에는 7석을 잃게하는 저력을 발휘했다"며 "최소한 연대 단일화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참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한 "대통령 후보 하시겠다는 분들이 자기 고향·연고 지역에서는 자신들이 위태로우면서 왜 전부 호남으로 와서 분열 시키는 것인지 저는 이해할 수 없다"며 분열된 야권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나중에 더민주와 국민의당 양당 지도부가 선거에서 참패하면 어떻게 정치적·역사적 책임을 질지 잘 생각해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세력을 분열하는 것에도 선수지만 통합도 선수인 만큼 금방 통합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박 의원이 본격적인 몸값 올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칼자루가 자신에게로 넘어온 만큼 무소속으로 남아 선거의 추이를 지켜보다 몸값이 최고점을 찍는 결정적인 순간에 움직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박 의원이 동교동계도 집단 탈당한 더민주로 당장 다시 돌아가는 것은 모양새도 이상하고 크게 실익도 없다"면서 "여유가 생긴만큼 느긋하게 상황을 저울질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박 의원의 국민의당 합류에 대해서도 "당이 이미 계파별로 나뉘어 싸우는 마당에 자기 기반도 없이 전쟁터로 뛰어들어갈 이유가 없다"면서 "지금 당장은 합류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의원은 지난 2012년 저축은행 비리에 휘말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원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전형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