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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 토로한 3당 대표에 JP 따끔한 훈계


입력 2016.03.10 18:18 수정 2016.03.10 18:22        장수연 기자

'국민공천' 김무성·'정권교체' 김종인·'자민련' 안철수

김종필 "정치 똑바로 해라는 국민 소리 내 귀에까지 들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김 전 총리의 정치인생을 담은 '김종필 증언록' 출판 기념회에 참석해 3당 대표 측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데일리안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김 전 총리의 정치인생을 담은 '김종필 증언록' 출판 기념회에 참석해 3당 대표 측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데일리안

4.13 총선을 앞두고 각 당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한 3당 대표가 김종필 전 국무총리로부터 따끔한 훈계를 들었다.

요동치는 최근 정국의 주인공인 새누리당의 김무성·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국민의당 안철수 등 여야 3당 대표는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종필 증언록' 출판기념회에서 또 다시 한 자리에 모였다. 김무성 대표는 당내 계파 갈등으로 정치 생명을 걸고 내세웠던 상향식 공천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김종인 안철수 대표는 야권 통합 및 연대 논의로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행사 내내 서로 별다른 대화를 주고 받지 않으며 침묵을 유지한 이들은 축사를 하러 단상에 올라가자 속내와 심경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첫 번째 주자는 '침묵의 정치'를 이어가고 있는 김무성 대표였다. 사회자가 "요즘 유달리 입을 꽉 닫고 계신다"고 소개하자 김 대표는 멋쩍게 웃으며 단상으로 향했다. 그는 "요즘 제 마음이 춘래불사춘이다. 꽃샘추위가 심하게 느껴져 어디가나 마음이 편치 않은데 모처럼 오고 싶은 자리에 와서 마음이 푸근해졌다"고 운을 뗐다.

김 대표는 "총리님은 우리나라 빈곤과 역사의 순간마다 누군가는 해야하지만 아무도 안 하려는 일, 즉 대한민국이 가지 않은 길을 온 몸으로 해쳐나가는 참 용기를 보여줬다"며 이를 빌어 자신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국민 공천제의 최초 시행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가려하는데 여러가지 방해와 저항으로 인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인 대표 역시 김 전 총리의 정치 역정을 빌어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 전 총리의 연대인 'DJP 연합'과 '정권 교체'를 강조했다. 그는 "한 정당이 계속해서 집권하는 사회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서구사회에서, 그리고 민주화 사회에서 인정을 못 받는다"며 "1997년 김 전 총리의 DJP연합이 이뤄져 대한민국 처음으로 정권교체가 됐는데 이것도 평화적인 방법"이라고 추어올렸다.

안철수 대표는 '양당 구도를 깬 자민련'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안 대표는 "(김 전 총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 정당사 최초로 민주적으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는데 크게 기여했다"며 "무엇보다도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자민련 돌풍을 일으키면서 양당 구조에 도전하신 것을 정말 높이 평가하고 싶다. 현행 소선구제 하에서 다양한 구도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의 '욕설 파문'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안 대표는 "특히 총리님께서 반세기가 넘는 오랜 정치생활 동안에 정치 언어의 품격을 지켜오신 것은 저희 정치후배에게 정말로 큰 귀감이 된다. 특히 요즘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정치인생을 담은 '김종필 증언록' 출판 기념회에서 '증언록 출간의 변'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정치인생을 담은 '김종필 증언록' 출판 기념회에서 '증언록 출간의 변'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3당 대표의 축사를 경청한 김 전 총리는 노구를 이끌고 단상에 올랐다. 대표들에게 돌아온 김 전 총리의 피드백은 따뜻한 위로의 말이나 격려가 아닌 "정치 똑바로 해라는 소리가 저의 귀에까지 들린다"는 따끔한 훈계였다.

김 전 총리는 "오늘 이 자리에 우리나라의 고위 지도층에 계신 분들이 매우 분주할 때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이 참석을 해주셔서 뭐라고 감사드려야 할지 모를 지경"이라면서도 "우리 정치가 목전에 닥친 선거 때문인지 갖가지 산재한 국가적 어려움을 소홀히 다루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치가 국민의 정치에 대한 염려를 들어줘야만 할텐데, 정치인들이 국민을 걱정하는 것보다 국민들이 정치를 더 걱정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민의의 정당이라는 국회가 본래의 일을 다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정치인들이 조금 더 슬기롭게 본연을 찾아서 밀고 끌고 보조를 맞춰 전진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를 듣는 대표들의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김무성 대표는 지그시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며, 심각한 얼굴의 김종인 대표는 부동의 자세로, 안철수 대표는 김 전 총리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김 전 총리는 "철저한 국가관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권력을 차지하거나 대통령 꿈만 꾸고 있다면 어떻게 되겠나"라며 "세상을 어지럽히는 헛된 꿈은 접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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