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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 부산' 김영춘 "야권의 힘! 부산서 싹 틔우겠다"


입력 2016.05.22 07:57 수정 2016.05.22 08:00        이슬기 기자

<20대 국회를 주목하라-당선자 릴레이 인터뷰>

사지에서 생환한 김영춘 "당권은 관심 밖...부산서 야권 힘 구조화하는 게 내 목표"

20대 총선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안일한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은 준엄했다. 16년 만에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정치 지형을 조성했으며, 집권여당은 원내 1당을 야당에 넘겨줬다. 영호남에서 여야의 독점 체제도 무너졌다. ‘쇄신’과 ‘협치’가 정국 화두로 떠오르며 20대 국회 당선인 개개인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에 ‘데일리안’은 대안 정치인으로서 기대를 받거나, 두각을 나타내는 여야 당선인 7인을 만나봤다. < 편집자 주 >

김영춘(부산 진갑)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영춘(부산 진갑)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당권이요? 난 당권은 관심 없습니다. 부산에서 우리 야권의 힘을 구조화하고 확장시키는 작업, 나한테는 그게 중요합니다. 거기에만 관심이 있어요.”

‘부산 남자’ 김영춘은 단호했다. 4.13 총선 이후 당권을 둘러싼 혼란 속에서도 야권의 외연 확장을 도맡을 차기 주자로 거론되지만, 당권에 대해선 한 마디로 고개를 돌렸다. 다만 야권의 불모지인 PK 지역의 당선인이자 3선 의원으로 귀환한 만큼, 당내는 물론 야권 전체적으로도 김영춘 당선인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 유세 기간 기억에 나는 에피소드 또는 인물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선거운동을 기획하면서 세운 원칙 중에 하나가 ‘주민들에게 불필요한 소음이나 불편을 끼치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준비한 게 ‘춘(春)카’였다. 기존의 유세 문화인 LED화면과 확성기를 장착한 전통적인 1,5톤 유세차 대신 소형 코란도를 개조해 랩핑한 차다. 로고송도 개사를 하지 않은, 가수 로이킴의 봄봄봄을 대표곡으로 사용했다. 아는 노래가 나오고 시끄럽지 않은 ‘춘카’를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다. 마이크 대신 핀마이크를 사용했는데, 동네 아이들이 ‘DJ 아저씨 왔다’며 사진 찍어달라고도 하더라. 또 우리차를 알아본 아이들이 춘카를 따라 다니며 반겨줬다. 아마 그 꼬마들이 집에 가서 엄마 아빠를 조른 덕분에 당선된 게 아닐까 싶다.(웃음)”

- 과거 한나라당 쇄신모임 출신이자 야당 3선 의원으로서 여야를 통틀어 정치권 전반을 통찰하는 능력을 가졌으리라 생각된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총선 이후 정치권에 요구되는 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

“이번 총선 결과는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경고이자 심판이다. 그 민의를 존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영논리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협력과 경쟁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여야를 통틀어 김부겸, 김성식, 남경필, 원희룡 등 한나라당 당시 소장파 쇄신모임인 미래연대로 활동했던 사람들이 두루 포진해 있지 않나. 이들과 앞으로 자주 만나려 한다. 소속 정당이나 정치적 위치는 각자 다르지만, 우리 정치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합의의 정치’를 가능케 하는 역할들을 할 수 있을 거라 본다.

- 더 나아가 더불어민주당에 요구되는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기존 정책노선을 합리적으로 수정하도록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또 종편과 일부 보수언론이 씌운 이른바 ‘친노 프레임’, ‘운동권 프레임’에 스스로 갇혀 버린 꼴이 된 더민주 내부의 정치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혹 친노 그룹이라고 하더라도 열심히 정치하는 이도 있고,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비노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모두를 일반화시켜 무조건 친노의 문제다, 운동권의 문제다 라는 식으로 몰아가거나 반대로 비노의 문제라고 싸잡아 버리는 것은 제대로 된 현실 진단도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태도도 아니다.”

김영춘(부산 진갑)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영춘(부산 진갑)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 부산 지역 기반을 다지는 작업뿐 아니라 당의 외연확장이라는 측면에서도 본인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당권 도전 등 당내 역할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당권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나에게는 부산에서 야권의 힘을 구조화하고 확장시키는 작업이 중요할 뿐이다. 부산이 잘 되면 경남도 잘 되고, 곧 대구와 경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부산시민들도 좀 더 거부감 없이 우리당에 다가오는 것은 어느 정도 이뤄졌지 않나. 이제는 지금까지 노력해 왔던 당 조직 확장을 비롯해 부산시당 산하 정책연구소인 오륙도연구소의 정책역량 강화 등에 집중적으로 주력할 계획이다. 부산 지역에서 야당이 대안세력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는 것이 우리당에 제일 급한 일이다.”

- 당선 직후부터 당권 주자로 꼽혀왔던 것을 고려할 때, 다소 의외의 답인데.

“유세하면서 지역구민들께 내가 공약으로 소개하면서 약속한 것들이 있다. 그 약속을 성의 있게 지켜려면 최소한 1년은 필요하다. 만약 중앙에서 당직을 맡으면 여의도 일이 많아 지역에는 거의 못 간다. 당직보다 내가 지역구민들께 약속한 게 중요한데, 그런 것들을 구체적으로 이루려면 최소 1~2년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만약 여당같으면 부산에서는 당선인사를 거의 안하는게 당연한데, 부산지역의 야당 당선인이다보니 당연히 일일이 찾아뵈며 인사를 드려야 하고 그런 요구도 있다. 감사 인사 다니는 것만도 많이 바쁘다.(웃음)"

- 입법부 구성원으로 20대 국회에서 꼭 이루고 싶은 정책 및 입법목표는 무엇인가.

“선거운동 기간 중에 주민들에게 약속한 것이 있다. 3대 양극화, 즉 부자와 빈자의 양극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마지막으로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기본법을 만들겠다고 했다. 지금처럼 양극화가 계속 진행되면 이 나라는 지속불가능하고 결국 망하는 사회로 간다. 특히 지방은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 철학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산 국회의원으로서 지역차원에서 두 가지 정책에 힘을 쏟고 싶다. 일단 부산경제 살리기의 핵심정책으로 경제자유구역을 경남과 분리해서 부산경제자유구역을 원도심을 포함해 두배로 확대지정하는 것, 또 하나는 부산경제자유구역청을 신설하는 일이다. 20대 국회에서 이걸 이루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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