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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눈에서 피눈물 멈추게 하려면...


입력 2016.05.08 09:52 수정 2016.05.08 09:52        이승우 두드림청소년지원센터 대표

<특별기고>'아동학대' 예방 '민간사회안전망' 절실

경기 일산경찰서가 아동학대·학교폭력을 주제로 개최한 '청소년 미술 공모전'에서 입상한 백신중 2학년 최효인 학생의 작품.ⓒ연합뉴스 경기 일산경찰서가 아동학대·학교폭력을 주제로 개최한 '청소년 미술 공모전'에서 입상한 백신중 2학년 최효인 학생의 작품.ⓒ연합뉴스
1922년 5월 1일 제1회 어린이날 기념식이 열린지 이제 95번째 , 5년만 더 있으면 100주년이 된다.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고 '어린이날'을 제정했다. 방 선생이 생각한 것들을 지금 모두 추측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만 여러 가지 남겨진 행적과 말들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소년운동을 위해서 어린이날을 제정하고 '어린이'라는 잡지를 발간했지만 그 당시 식민지라는 특수한 상황, 그리고 조선사회라는 봉건 계급사회 질서의 잔재들이 혼재돼 대부분 사람들의 삶을 옥죄이는 상황에서 사회구성원 중에서도 핍박이 심했던 여성, 그리고 특히 어린이들의 천부인권의 권리에 주목했던 것이다.

전근대사회인 조선시대에서 여성들과 아이들은 사실상 사람으로서의 온당한 권리를 누릴 수가 없었다는 것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한 두세대 전의 사회에서도 어린이와 여성은 가부장의 일방적 권위의 종속물이었을 뿐이다.

독립적인 개인으로서 삶의 결정권은 가부장에게만 있었을 뿐 여성이나 어린이들의 경우에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해서 살아간다는 것을 언감생심 꿈이나 꿨을까? 그런 사회적인 환경에서 특히 어린이의 존재를 세상에서 귀하게 다루어야할 주인으로 내세우고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이고 열정적으로 활동을 했던 소파 방정환 선생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방 선생이 어린이날을 제정하고 다양한 활동을 함으로써 '어린이'를 사회의 당당한 한 주체로 선언한지 100년이 다 돼 가는 지금, 방 선생이 사회의 한 주체로 의미를 부여했던 어린이들의 성장환경은 어떨까?

말할 것도 없이 또 비교할 것도 없이 더 나아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방 선생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우리 사회가 국제화되면서 가지게 된 선진사회 문명의 영향 등으로 어린이의 사회적 지위가 몰라보게 달라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사회 다양한 부분에서 끔찍한 아동학대의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몇 해전부터 꾸준히 벌어지고 있는 아동보육시설 등에서의 아이들에 대한 폭력 등은 우리 부모들을 깜짝 놀라게 했고 분노하게 했다. 여전히 아이들을 말 못하는 소유물 정도로 생각하는 낡은 사고방식과 폭력적인 처우는 지금도 여전이 어린이들에 대한 학대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부모에 의한 자녀살해 사건이 끊임없이 밝혀지는 상황에 이르러서는 온 사회의 구성원들이 할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아이가 말을 안들어서 ....", "게임에 몰두하는 바람에 방치해서 ...."

이유도 사정도 갖가지이지만 이러한 폭행치사에 다름 아닌 존속 살해 범죄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아이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그런 행위들이 더 광범위하게 있다는 것이 확인 되고 있는 현실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의 아이들에 대한 폭력행위도 용서받지 못할 일이지만 가정에서의 부모로부터 자행되는 폭력 또한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아동학대 사건의 80% 이상이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자행되고 있다. 일부 사건에서 계모나 계부로 인한 폭행 살해 사건들이 밝혀지면서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그런 구분 없이 가정에서 벌어지는 학대행위는 사실 추산하기 힘들 정도로 만연해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몇몇 계부모들의 행동으로 이 땅의 모든 선의의 계부모들이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된 것도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다. 이러한 폭력은 우리가 쉽게 상상하는 것처럼 친 혈육이냐 여부에 따라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

아동학대의 사전적 의미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에 의하여 아동의 건강과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 할 수 있는 신체적, 정서적, 성적폭력, 가혹행위 및 아동의 보호자에 의한 유기와 방임"을 말한다.

우리가 아동학대를 이렇게 이해한다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여러 극단적인 사건들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주위에 이런한 아동학대가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자각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말하면 '신체적 폭력', '성폭력', '가혹행위' 뿐만 아니라 포괄적으로 아이들의 건강과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정서적 폭력까지를 아동학대의 영역으로 생각한다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아니 어마어마하게 많은 아동학대가 지금 이 시간에도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5월 5일 95번째 어린이날에는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종류의 어린이날 행사와 가족 행사들이 벌어졌다. 이것만 본다면 지금의 한국 사회는 어린이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지금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자신의 선택을 존중받으면서 성장하고 있는가를 반문해 본다면 그렇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고 문제가 되었던 어린이집의 아동폭행과 부모에 의한 존속살해 등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사회적인 감시체계와 관심을 통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할 것이다.

보육시설이나 학교 등의 공공기관 뿐 아니라 청소년센터, 상담소 , 통반장 시스템 등 민간차원의 사회안전망협력 시스템을 구축하여 아이들의 안정적인 성장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아동학대의 유형을 살펴보면 신체적 손상을 입히거나 성적인 학대 등의 눈에 보이는 물리적 학대 뿐 아니라 언어적인 가학행위, 아동의 인격을 심하게 무시하거나 모욕하는 행위 그리고 고의·반복적으로 아동의 양육과 보호를 소홀히 하는 행위 등 아동의 건강과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행위들을 들 수가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물리적 형태의 폭력은 물론 눈에 안 보이는 곳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정서적 폭력과 유기, 방임 등의 문제들을 해결하자면 이러한 포괄적인 협력시스템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근원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아동학대에서 보다 주목해야할 영역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모들의 사회경제적인 환경과 조건 때문에 공정한 성장의 기회를 제공받고 있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적절한 지원도 이러한 작은 커뮤니티 단위의 민간을 중심으로한 민관협력시스템을 통해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학대,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학대, 사회경제적인 조건 때문에 생기는 기회의 불균등, 조건과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선행학습과 같은 낡은 교육철학·방법에 의한 교육 학대 등의 문제를 해결을 하자면 의식개혁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과 운동도 필요하겠지만 시·군·구 등 기초자치단체 규모의 커뮤니티에서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각종 기관, 공공기관 등과의 협력을 통해 어린이가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내야 한다.

기존의 협력시스템을 활용해도 좋지만 대체로 분산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새로운 민간을 중심으로한 민관협력체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이다. 공공기관이나 정부기구 등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시스템은 여러 가지 다양한 영역과 분야가 참여해야하는 사안의 성격상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민간이 주체가 되어 다양한 기관과 네트워크를 참여시키는 방향이 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민간 사회안전망'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시스템은 사회나 가정에서 벌어지는 아동 청소년들에 대한 아동학대와 교육기회의 불균형, 잘못된 교육시스템 등의 이유로 가해지는 다양한 아동학대 양상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뿐더러 개별 문제의 성격에 따라 개인들에게 적절한 맞춤식 해법들을 제공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아동학대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내어 어린이를 비롯한 모든 사회적 약자들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공동체성을 키워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글/이승우 두드림청소년지원센터 대표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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