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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서 지지율 떨어진 안철수, 이유는 결국...


입력 2016.05.13 08:56 수정 2016.05.13 09:03        전형민 기자

당내 일부 '총선 결과 자만', '호남역차별'

안철수측 "무겁게 받아들여…원인 찾을 것"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12일 오전 경기도 연천의 전방부대를 방문해 장병들과 점심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12일 오전 경기도 연천의 전방부대를 방문해 장병들과 점심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당내 일부 '총선 결과 자만', '호남역차별'
국민의당 "무겁게 받아들여…원인 찾을 것"


"대통령이 나올 수 있는 당은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해. 바로 대통령감과 지역기반이야. 근데 지금 그 두 요소를 다 갖춘 당은 국민의당 밖에 없어"

최근 국민의당의 한 당직자가 사석에서 한 말이다.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이야기에서의 대통령감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고 지역기반이란 호남을 암시한 말이었다. 총선에서 큰 성과를 거둔 당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의 발로였다.

사실 확실한 지역기반을 갖춘 여당은 총선에서 참패하며 현재로선 변변한 대권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고, 제1야당은 총선은 승리했지만 확고한 지역기반이 아쉬운 상황에서 두 요소를 다 갖춘 당은 국민의당이 유일하다. 하지만 최근 국민의당의 행보는 정치권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일각에서는 '스스로 넝쿨째 굴러들어온 호박(호남)을 발로 차버리려 한다'는 소리도 흘러나온다.

최근 행해진 사무총장과 당직 인선과 국민의당·새누리당 연정론, 새누리당 국회의장 '가능' 발언들이 불을 당겼지만 당내에서 호남에 기반을 둔 의원, 당선자, 당직자들을 중심으로 '호남을 너무 모른다'는 이야기는 총선을 전후해서 시나브로 퍼져나왔다.

한 호남 출신 고위당직자는 총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호남에서의 의석 석권은 안철수가 이쁜 게 아니라 문재인이 싫었던 것"이라며 "(호남이) 앞으로 지켜볼텐데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만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그는 그 근거로 총선 당시 중앙당의 지원을 이야기하기도했다. 호남 지역에는 당이 선거 당시 책정된 예산 중 형편없이 적은 예산을 배정했다는 내용이다. 이어 "(호남은) 어차피 되는 곳이니까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게 호남을 '텃밭'이라고 생각하면서 소홀히한 더민주와 뭐가 다르냐"고 꼬집었다. 호남 지역 당직자들이 몇 번씩 참으며 '이를 갈았다'고도 했다.

또 다른 당내 호남 인사는 최근 갈등을 보였던 사무총장 인선 문제를 놓고 "호남이 되레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호남 지역 몇몇 당선자들은 '호남당이 호남당이 아닌척을 하니 오히려 호남이 역차별을 당한다'며 답답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은 당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일 여론조사 기간 리얼미터의 정례 주간조사에 의하면 국민의당의 유력 대권 후보인 안 대표는 19대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전주 대비 1.9%p 하락한 17.2%를 기록했다. 특히 지역별로 그 하락폭을 이끈 지역이 호남이라는 점이 눈여겨볼만하다. 전주 조사에서 35.9%에 이르렀던 안 대표는 이주 27.2%까지 8.7%가 하락했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조사하는 '국민들은 지금' 정기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당 유력 대권 주자인 안 대표의 호남 지지율 하락은 엇비슷하게 드러났다. 11일 발표된 조사에서 안 대표는 호남에서 전주 대비 6.5%가 하락한 23.7%에 그쳤다.

이에 대해 호남에 정통한 다른 당직자는 "총선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앞으로가 더 중요한데, 안 대표 주변에 호남의 미묘한 심리에 대해 정확하게 진단하고 직언해줄 참모가 없다고 덧붙였다. 당이 총선 결과만을 가지고 호남 민심을 오판하고 있다는 추측을 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국민의당은 여론조사의 결과를 예의주시하면서 호남 달래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까지 당이 창당후 총선으로 숨가쁘게 달리느라 돌아보지 못한 조직 등을 점검하느라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원인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떨어진 지지율과 호남 민심에 관련 "최근 사무총장 임명을 비롯 당직을 개편하면서 정비를 마친만큼 그동안 미흡했던 것들을 돌아보고 20대 국회에서 리딩파티로서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가면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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