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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유독 '새누리당'에서만 '분당'이 어려울까


입력 2016.05.24 05:20 수정 2016.05.24 05:30        장수연 기자

분당 성공한 적 없는 여권·분당하며 정상화되는 야권

1인 중심 세력 보수 정당, 자생력 떨어지는 것이 원인?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추인 등을 위해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하려던 전국위원회가 찬박계의 조직적 불참 등으로 정족수 미달 사태로 무산된 가운데 개회를 기다리던 전국위원들이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추인 등을 위해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하려던 전국위원회가 찬박계의 조직적 불참 등으로 정족수 미달 사태로 무산된 가운데 개회를 기다리던 전국위원들이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됐던 김용태 의원이 지난 17일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추인을 위한 전국위원회가 무산된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혁신위원장직 사퇴를 밝힌 뒤 퇴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국민 앞에 무릎을 꿇을 지언정 그들에게 무릎 꿇을수 없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됐던 김용태 의원이 지난 17일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추인을 위한 전국위원회가 무산된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혁신위원장직 사퇴를 밝힌 뒤 퇴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국민 앞에 무릎을 꿇을 지언정 그들에게 무릎 꿇을수 없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근 새누리당 내에서는 친박계와 비박계 간 샅바 싸움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의 처지를 빗댄 '낀박'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하지만 이는 비단 정 원내대표에게만 적용되는 단어는 아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라"는 당내 다수파 친박계의 자극에 "차라리 국민의당으로 가겠다"며 분노를 터뜨리는 비박 진영 일각에도 해당된다. 하지만 여권의 분당은 늘 무위에 그쳐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섣불리 '탈당'이라는 방아쇠를 당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정계개편 시나리오 중 비박계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는 탈당 후 독자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새누리당 내 친박계는 70~80명 정도가 꼽힌다. 혁신에 뜻을 함께 하는 비박계 30~40명이 당을 박차고 나온다면 국민의당에 이은 제4당의 출현 가능성도 점쳐진다. 비박계의 독자세력화는 영·호남 화합과 합리적 보수·개혁 연합을 줄곧 주장해온 정의화 국회의장의 제3 정치결사체 구상과 맞물릴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실제 분당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야권과 달리 여권의 분당 실험은 성공한 적이 없었다. 앞서 여러 고비를 맞았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당을 나가면 죽는다'는 것을 불문율처럼 여기고 있다. 분열로 정권을 넘겨준 1997년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19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이인제 의원은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후보로 나섰고 부산경남에서 강세를 보이며 500만표를 득표했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떨어졌다. 또 2000년 총선을 앞두고 김윤환 전 의원이 신한국당을 탈당해 만든 민주국민당, 박근혜 대통령이 2002년 당시 한나라당을 탈당해 만든 한국미래연합 등이 모두 실패로 끝났다.

친이계와 친박계로 양분돼 여야 사이보다 더 심하게 싸웠던 2007년 경선 국면에서도 분당 얘기가 빈번하게 나왔지만 실현되지는 않았다. 2012년 19대 총선 공천에서 친박계의 '친이 학살' 당시도 집단 탈당과 분당 움직임이 일어났지만 '빈손'으로 마무리됐다.

반면 야당의 경우 분당과 합당의 연속으로 그 역사가 기록돼 왔지만 오히려 분당하면서 정치가 정상화되는 형국이다. 국민의당은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으며, 탈당 사태 이후 더불어민주당에 남은 친노·운동권 세력은 위기감 때문에 김종인 대표를 영입해 적어도 겉으로는 변화의 몸짓을 보이고 있다.

왜 유독 여당에서만 탈당·분당 선언이 어려운 것일까. 각 세력이 당의 울타리로 묶인 야당과 달리 여당은 1인 중심의 세력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이 분당 가능성을 낮게 만드는 이유로 꼽힌다. 세력 중심인 야당과 달리 자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용철 부산대학교 교수는 세 가지 이유를 들어 분당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첫째, 분당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맡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 분당을 해야할 만한 충분한 명분이 없고 셋째로는 정치노선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집권당에서의 분당은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 신당을 창당했을 때의 이익이 더 크냐, 지금 구박을 받으면서 당에 머무르는 것의 이익이 크냐를 따졌을 때 분당에 대한 기대 수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노선을 정하기도 애매하다. 보수 정당에서 뛰쳐나왔으면 보수가 아닌 무언가를 내걸어야 하는데 진보 정당을 만들 순 없을테고, 국민의당이 중도를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중도 노선을 선점하기도 늦었다"고 덧붙였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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