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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은 피곤?'…방송인과 연예인의 경계


입력 2016.05.25 07:06 수정 2016.05.25 07:10        김명신 기자

일반인 예능 프로그램 출연 후 '연예인' 취급

가족, 개인생활 등 도 넘은 사생활 관심 문제

“알려진 사람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방송인 김새롬이 남편의 외도 논란과 관련해 해명한 말이다. 남편은 이찬오 셰프로, 요리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말 그대로 ‘방송인’으로도 분류되며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때 아닌 동영상 논란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방송에 관계된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일컫는 ‘방송인’. 어느 때인가부터 연예인 범주에 들지 않는, 그러면서도 연예인처럼 TV에 얼굴을 드러내는 사람들을 일컬어 ‘방송인’이라는 타이틀로 통칭하고 있는 분위기다.

‘비정상회담’에서 얼굴을 알리며 주목을 받은 에네스 카야의 경우, 총각행세 논란으로 대중의 비난 화살을 한 몸에 받았고 결국 “나는 방송인이 아닌 TV 프로그램에 몇 번 출연한 적 있는 일반인”이라는 해명까지 내놨다. 전 국민적인 관심도, 도 넘은 비난도 너무나 고통스러웠던 데에 따른 항변이다.

이찬오 셰프와 김새롬 부부가 때아닌 동영상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 김새롬 SNS 이찬오 셰프와 김새롬 부부가 때아닌 동영상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 김새롬 SNS

에네스 카야처럼 방송에 몇 번 출연했다는 이유로 ‘방송인’으로 치부돼 일거수일투족을 관심 받거나 일부 도를 넘는 개인 사생활 까발리기식의 관심은 여전히 지적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불어 어디까지 ‘사생활 공개를 허용한’(물론 공개를 허용한 것은 아니지만) 공인인 연예인으로 봐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 역시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최근 방송인 레이양이 법적 소송을 불사하겠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미스코리아 부산 진 출신인 레이양은 머슬마니아 유니버스 세계대회 선발전에서 2관왕을 한 헬스 트레이너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방송인으로 활동 중이다.

그가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악성 루머 유포자를 처벌해 달라는 것인데, 결국 유명하다는 이유로 사생활을 들추고 사실 확인도 안 된 루머가 양산돼 피해를 입은 사례다.

레이양의 법률대리인 측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허위 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악성 루머 최초 작성자와 유포자를 고소했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최근 레이양의 가족과 어린 시절 교통사고에 대한 근거 없는 악성 루머가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어 사실무근임을 밝힌다. 현재 증거 자료를 검찰에 제출했으며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법적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라고 강경대응을 시사했다.

비단 레이양 뿐만 아니라 최근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활약하거나 잠깐의 출연만으로 주목을 받은 비연예인까지 도 넘은 관심과 악플 등으로 난처한 입장에 처한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변호사 강용석과 파워블로거 도도맘의 스캔들의 경우에도 강용석이 방송에 출연하며 방송인으로 활약한 전례를 들어 그의 사생활을 파헤치는 보도와 수위를 넘나드는 악플들이 문제가 됐다. 더욱이 도도맘의 경우, 방송인도 아니고 연예인도 아닌 엄밀히 말하면 일반인임에도 불구하고 사적인 영역까지 까발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방송인 기욤패트리와 배우 송민서의 열애와 결별을 둘러싼 '실시간 생중계' 식의 보도와 그에 따른 악플이 계속됐고, 결별 이유 역시 “지나친 관심”을 꼽아 씁쓸케 했다. 앞서 영화평론가 허지웅 역시 이혼 이유와 성스캔들 등 확인되지도 않은 루머와 악플 공격으로 고통을 호소, 결국 악플러들은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최근 방송인 김새롬 역시 남편이자 셰프 이찬오의 동영상 논란과 관련해 곤혹을 치렀다. 김새롬이야 방송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이지만 남편의 직업은 셰프다. 물론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방송인 취급을 받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생활이 대중에 공개돼야(?)하는 공인은 아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는 '이찬오 제주도 동영상'이란 제목 하에 한 여성과 다정한 모습을 연출, 외도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가열되면서 온갖 추측과 루머까지 양상되자 김새롬은 24일 자신의 SNS에 "알려진 사람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찬오 셰프와 저는 괜찮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남편 이찬오 셰프의 동영상 논란에 대한 아내 김새롬의 일축이다.

트레이너 겸 방송인 레이양이 자신을 둘러싼 루머와 관련해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 토비스미디어 트레이너 겸 방송인 레이양이 자신을 둘러싼 루머와 관련해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 토비스미디어

이찬오 셰프 측은 "여자사람 친구일 뿐,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부분에 대해선 공인으로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과연 이찬오 셰프는 공인일까. 오히려 개인적 행사에서 본인의 허락 없이 촬영된 동영상을 유포한 이에 대해 사생활 침해에 따른 처벌을 해야 하는 입장이 아닐까.

물론 일련의 연예계 상황을 보면, 방송인과 연예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어디까지 연예인으로 봐야 할지 여전히 갑론을박이다. 활동을 중단하고 있는 연예인과 왕성한 활동 중인 방송인의 구별 역시 애매하기 마찬가지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방송에 출연해 출연료를 챙겼으면 시청료를 내는 대중의 알 권리에 따른 희생은 감수해야 하지 않나’라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연예인이라고 해서, 방송인이라고 해서, 또 그들의 가족이라고 해서 희생만 강요해도 될지 의문이다. 그 희생이라는 기준 역시 모호한 상황에서 무작정 까발려져도 인내하고 감수해야 할지. 대중은 그것을 강요할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곱씹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방송인' 역시 방송 출연과 유명세라는 달콤한 점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김새롬이 언급한 대로 ‘알려진 사람으로서 한 번은 더 조심해야 하는’ 그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좋을 땐 방송인이고 불편할 땐 일반인이라는 주장은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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