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향한 원희룡의 시선, 견제인가 우려인가
'MBC 라디오'서 "세계 문제 고민하다 국정 고민하려면 시간 짧은 게 아닌가"
일명 '50대 기수론'으로 차기 대선 후보로 부각되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5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망론과 관련해 "귀하게 써야될 분"이라면서도 "전 세계 문제만 고민하다 우리 국정을 고민하려면 시간이 짧은 게 아닌가"라고 말해 우려와 견제가 공존하는 듯한 시선을 드러냈다.
원 도지사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 "누가 뭐래도 반기문 총장님은 대한민국이 배출한 국제적인 지도자고 우리가 세계를 위해서든지 대한민국을 위해서 정말 뒤하게 써야 될 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신 임기가 12월 31일까지인데 전 세계 문제만 고민하다가 만약 우리 국정을 고민하려면 시간이 짧은 게 아닌가 이런 점이 걱정되긴 한다"며 "아마 이런 점들에 대해서 본인께서 깊이 생각하고 현명한 판단을 잘 내리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도지사는 "(시간이) 빡빡하긴 하지만 만약 본인께서 하시든 안 하시든 우리 대한민국의 현재 위치와 국가가 필요한 개혁과제들과 비전에 대해서 깊이 판단을 하시고 관연 리더십으로서 설 수 있는지에 대해 판단을 잘 하실 것"이라며 "국민들도 선택을 잘 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도 반 총장의 대선 출마에 부정적인 시각을 비친 바 있다. 원 도지사는 "반 총장이 내게 '어떻게 할까'라고 묻는다면 '존경받는 국제 지도자로 남으십시오'라고 말하고 싶다"며 "국내 정치가 녹록지 않다. 도전해서 대통령이 되면 모르지만, 하다가 상처만 받을까봐..."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원 도시사 측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시각 자체가 '견제'는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새누리당에서 본격적으로 대선 주자들이 나와서 경쟁을 한다면 견제라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지만 지금 입장은 그렇지 않다. 다만 실제로 외신에서 반 총장에 대해 비판기조로 나간다고 해도 대한민국이 배출한 국제적 지도자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반 총장을 존경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반 총장은 지난해 5월에 이어 1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이날 제주에 도착해 관훈포럼과 제주포럼에 참석한 뒤 황교안 국무총리를 면담할 계획이다. 이후 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에 갔다가 27일 밤 서울에 도착한 뒤 가족을 만나는 등 개인 일정을 소화한다. 29일 경북 안동을 거쳐 30일 경주 유엔 행사 참석을 끝으로 엿새 동안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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