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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거장으로 다시 한국땅 밟는 '6,25 참전용사'


입력 2016.06.20 16:05 수정 2016.06.20 16:08        박진여 기자

번스타인 "최전선 공연 시 포탄이 떨어질 경우 대비해 군인들이 지켜줬다"

6.25전쟁 참전용사이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세이모어 번스타인(Seymour Bernstein)의 최근모습. ⓒ국가보훈처 6.25전쟁 참전용사이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세이모어 번스타인(Seymour Bernstein)의 최근모습. ⓒ국가보훈처

6.25 전쟁 당시 소총과 악기를 들고 최전방을 지킨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세이모어 번스타인(Seymour Bernstein)이 오는 23일 5박 6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국가보훈처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번스타인 씨를 비롯한 미국인 6.25 전쟁 참전용사와 가족, 해외교포 참전용사 등 70여 명을 초청해 예우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우리나라를 알리는 행사를 갖는다고 20일 밝혔다. 초청된 이들은 23일부터 28일까지 우리나라에 머무를 예정이다.

특히 번스타인 씨는 이번 방한 일정 중 27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주관하는 만찬 행사에 참석, 66년 만에 전우들 앞에서 다시 피아노 연주에 나선다.

대구에서 세이모어 번스타인의 공연을 위해 피아노 조율사 고용 등 많은 도움을 준 한국인 이은혜 선생님과 함께 사진. ⓒ국가보훈처 대구에서 세이모어 번스타인의 공연을 위해 피아노 조율사 고용 등 많은 도움을 준 한국인 이은혜 선생님과 함께 사진. ⓒ국가보훈처
이에 앞서 24일에는 참전용사들과 함께 위로연 행사에 참석, 25일에는 6.25전쟁 66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판문점을 찾아 남북 분단의 현장을 확인한다. 26일에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전쟁기념관 전사자 명비에서 헌화와 추모행사를 갖는다.

번스타인 씨는 23세 때인 1950년 12월 군에 입대해 14주 동안 보병훈련을 받고 한국에 파병, 이후 미 8군에 소속돼 최전선에서 전쟁을 치르는 동료들을 위해 100여 차례 위문공연 임무를 수행한 뒤 이듬해 11월 전역했다.

당시 그는 소총과 악기를 들고 최전방을 비롯한 서울, 대구, 부산, 인천, 거제도 등지를 돌며 음악과 선율을 통해 지친 군인들을 위로했다. 이때 바이올리니스트 겸 군인이었던 동료 케네스 고든과 함께 말기 환자들을 위한 공연을 펼치기도 하고, 최전방에서 돌아온 후에는 전국 각지에서 한국인들을 위한 콘서트를 가지기도 했다.

그는 방한을 앞두고 당시 군 복무를 회상하며 "동료들과 함께 말기 환자들을 위해 병원선에서 공연하기도 하고, 최전방에서는 언덕 밑에 업라이트 피아노를 배치한 상태에서 공연하기도 했다"면서 "군인들은 언덕 경사에 앉았고, 언덕 밑에 피아노가 놓여있었으며 포탄이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공군이 언덕을 넘어 비행하며 우리를 지켜줬다"고 말했다.

한편 보훈처의 참전용사 재방한 사업은 국제보훈외교 정책의 일환으로, 1975년 시작된 후 지난해까지 3만여 명의 유엔참전용사와 가족이 한국을 다녀갔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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