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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 영감' 안성기가 궁금하다면…'사냥'


입력 2016.06.29 08:48 수정 2016.06.29 09:40        부수정 기자

안성기·조진웅·권율·한예리 등 출연

추격 스릴러…청불->15세 등급으로 변경

국민 배우 안성기와 '대세' 조진웅이 추격 스릴러 '사냥'으로 만났다.ⓒ롯데엔터테인먼트 국민 배우 안성기와 '대세' 조진웅이 추격 스릴러 '사냥'으로 만났다.ⓒ롯데엔터테인먼트

"진짜 이 산에 뭐가 있나 봐."

대규모 탄광 붕괴 사고가 일어난 외딴 산. 이상한 게 출몰한다는 소문에 산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던 어느날, 탄광 사고로 아들을 잃은 노파(예수정)는 아들의 기일에 산을 찾았다가 거대한 금맥을 발견한다.

노파는 이를 무진경찰서 경찰 명근(조진웅)에게 알리지만 명근은 금이 아닌 황철석이라고 속여 말한다. 명근은 노파 몰래 자신의 쌍둥이 형제인 비리 경찰이자 엽사 동근(조진웅)에게 금의 존재를 알리고, 동근은 엽사들을 이끌고 산에 오른다.

인생 역전을 눈앞에 둔 이들은 산에서 우연히 마주친 노파와 몸싸움을 벌이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린다. 노파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만 것. 이 장면을 사냥꾼 기성(안성기)과 노파의 손녀 양순(한예리)가 목격하면서 사건은 긴박하게 흘러간다.

기성과 양순, 그리고 엽사들이 뒤엉키면서 총소리가 들리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한둘씩 생긴다. 돈 앞에 눈이 먼 엽사들은 욕망과 본성을 드러내며 서로에게 총을 겨누기 시작한다. 금을 사냥하러 온 이들은 결국 서로를 사냥하면서 산은 피로 물들고 만다.

'사냥'은 우연히 발견한 금을 차지하기 위해 오르지 말아야 할 산에 오른 엽사들과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사냥꾼 기성의 목숨 건 16시간 동안의 추격을 그렸다. '최종병기 활'과 '끝까지 간다' 제작진이 뭉친 추격 스릴러로 '첼로-홍미주 일가 살인사건'(2005)을 연출한 이우철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추격 스릴러를 표방한 만큼 심장이 '쫄깃'해지는 게 장점이다. 산을 달리며 내는 거친 숨소리, 산속에 울려 퍼지는 총소리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주연 배우들이 뛰는 만큼 눈과 마음이 바빠진다. 이야기가 짧은 시간 박친감 넘치게 흘러가면서 관객들도 산을 달리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안성기 조진웅 주연의 '사냥'은 우연히 발견한 금을 차지하기 위해 오르지 말아야 할 산에 오른 엽사들과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사냥꾼 기성의 목숨 건 16시간 동안의 추격을 그렸다.ⓒ롯데엔터테인먼트 안성기 조진웅 주연의 '사냥'은 우연히 발견한 금을 차지하기 위해 오르지 말아야 할 산에 오른 엽사들과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사냥꾼 기성의 목숨 건 16시간 동안의 추격을 그렸다.ⓒ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국민 배우' 안성기의 파격 변신이 인상적이다. 안성기는 백발 사냥꾼 기성으로 분해 60대 배우로는 하기 힘든 액션신을 펼쳤다. 총을 맞아도, 건장한 사내들에게 맞아도 죽지 않고 살아나는 불사조 같은 모습이 돋보인다. 극 중 한 엽사는 이런 기성을 두고 '람보 영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안성기는 "촬영할 때 체력 소모도 많았고 힘들었지만 열심히 뛸 수 있었다는 게 행복했다"며 "비가 내리는 날 '비 장면'을 촬영했는데 연기 인생 59년 중에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시그널'에서 이재한 형사 역을 맡아 대세로 떠오른 조진웅은 악역 명근과 동근 역을 맡아 1인 2역에 도전했다. '시그널' 속 정의롭고, 바른 이재한 형사는 없었다.

조진웅은 "산에서 쫓는 자와 산 밖에서 관망하는 두 지점이 가장 큰 차이였다"며 "계획안에서 움직이지 못 하는 사람과 지켜보는 사람의 차이를 표현하려고 애썼다"고 밝혔다.

구두를 신고 산에 오른 권율, 양순 역의 한예리도 제 몫을 다했다. 권율은 탐욕을 드러내는 인간을 자연스럽게 연기했고, 한예리는 대선배 안성기와 달리며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안성기 조진웅 주연의 '사냥'은 추격 스릴러를 표방한다.ⓒ롯데엔터테인먼트 안성기 조진웅 주연의 '사냥'은 추격 스릴러를 표방한다.ⓒ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들은 달리고, 구르며 열연했으나 아쉬운 점도 있다. 기성과 양순의 관계, 기성의 과거 이야기가 추격 중간중간에 나오는 과정에서 영화는 힘을 잃는다. 결말을 향해 한참 달려가다 멈칫하는 기분이 든다. 스릴과 쾌감이 주는 여운이 얕은 것도 이 때문이다. 93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상영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하며 나아가다 보니 전개가 헐거운 지점도 있다.

기성이 불사조처럼 살아나는 부분이 대표적인 예다. 어떻게 살아났는지에 대한 설명과 디테일이 부족하다.

'사냥'은 전체 영화 분량의 70%를 실제 산에서 촬영했다. 제작진은 촬영에 적합한 산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고, 마침내 경기 파주 고령산을 찾았다. 촬영을 위해 제작진은 무려 10개가 넘는 군부대에 일일이 허락을 구해 촬영을 성사 시켰다.

영화는 영등위 심의 결과 19세 미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분류됐다가 20초 분량을 편집해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이 감독은 "전체적으로 맥이 흐트러진다거나 부자연스러운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죄책감, 책임감, 보은, 속죄 등 인간이라면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를 추격 스릴러와 결합했다"며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훅 지나갈 것"이라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6월 29일 개봉. 상영시간 93분. 15세 관람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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