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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리즘 티키타카’ 스페인 황금시대의 종언


입력 2016.06.29 09:03 수정 2016.06.29 15:36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델 보스케 감독을 비롯해 변화가 불가피해진 스페인 축구. ⓒ 게티이미지 델 보스케 감독을 비롯해 변화가 불가피해진 스페인 축구. ⓒ 게티이미지

티키타카 파훼법 나오며 2연속 우승 실패
황금기 이끌었던 델 보스케 감독도 물러날 듯


무적함대 스페인의 유로 대회 3연패가 무산됐다.

스페인은 28일(한국시각) 프랑스 생 드니에 위치한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 2016’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0-2 패하며 16강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예고한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의 거취 역시 관심사로 떠올랐다.

스페인은 지난 유로 2008과 2012를 제패하며 유럽 최강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유로 2008 우승을 이끈 고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물려받은 델 보스케 감독은 8년간 무적함대를 이끌며 유로와 2010 남아공월드컵 등 전대미문의 메이저대회 3연속 제패라는 위업을 완성하며 스페인 황금시대를 구축했다.

하지만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며 장기집권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명예회복을 노렸던 이번 유로 2016에서도 16강이라는 다소 불만족스러운 결과에 그치며 대망의 3연패 도전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두 대회 연속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둔 델 보스케 감독 역시 명성에 흠집을 남기게 됐다.

올해 유로 2016은 스페인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한 대회였다. 스페인은 이미 조별리그에서도 크로아티아에 패하며 조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과거 막강한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16강에서 만난 이탈리아와는 유로에서만 벌써 3회 연속으로 만났다. 하지만 완승을 거뒀던 유로 2008과 2012와는 달리, 이번에는 스페인의 열세였다.

스페인은 바르셀로나 스타일을 접목시킨 점유율 축구, 즉 티키타카를 기반으로 세계축구를 호령해왔다. 하지만 2010년대에 접어들며 세계 각국이 스페인 스타일에 적응하기 시작했으며 강력한 전방위 압박과 빠른 역습의 강화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어쩌면 스페인 축구와는 가장 상극이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를 토너먼트 첫 라운드부터 만나게 된 것이 불운이었지만 그 역시 스페인이 자초한 결과이기도 하다.

스페인은 사비 알론소, 사비 에르난데스, 다비드 비야 등 황금세대의 주축은 이뤘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대표팀을 은퇴하면서 전성기에 비하여 전력이 떨어졌다. 여기에 최전방 공격진의 세대교체 실패는 스페인의 최대약점인 골 결정력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

델 보스케 감독도 꾸준히 새로운 선수들을 기용하며 변화를 시도하기는 했지만 큰 틀은 바꾸지 않았다. 8년간의 계속된 성공이 가져다준 매너리즘을 극복하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다시 한 번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 이케르 카시야스를 비롯한 몇몇 노장 선수들이 다시 대표팀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델 보스케 감독도 연임여부에 대하여 말을 아꼈지만 은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스페인의 황금시대는 과연 끝을 향해 가는 것일까.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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