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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엔 "보통사람 아냐" 국민에겐...김현미의 꿈


입력 2016.07.17 10:10 수정 2016.07.20 15:58        이슬기 기자

<20대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만나다-김현미 예산결산특별위원장>

헌정사상 첫 여성 예결위원장, 여당서도 '긴장' "협치 요구 민의 받들겠다"

여야가 20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전열을 갖추고 ‘일하는 국회’로 거듭나기 위한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했다. 상임위원장은 상임위 의사일정·법안 상정 결정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데다 각 당의 위원장 배분법에 따라 정국 운영 전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 때문에 3선 이상의 경륜과 전문성이 필수 자격이다. 이번 국회에서는 새누리당이 8개, 더불어민주당이 8개, 국민의당이 2개의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데일리안은 ‘국회의 꽃’ 상임위원장을 차례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편집자주 >

김현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현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졸 출신 첫 여성 당직자’, ‘당 전략통’, ‘세월호 간사’, ‘헌정사상 첫 여성 예결위원장’

화려한 수식어와 달리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관련 국정조사를 두고 여야가 연일 대치하던 당시 기자들과 국회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즉석 브리핑을 하는가 하면, 전략가이자 대야 공격수로 꼽히는 조원진 당시 여당 간사를 향해 “내 생애 가장 어려운 남자”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의 대범함도 갖췄다. 여당 소속 동료 의원조차 “김현미? 그 양반 보통 사람이 아니다. 상반기 예결위 (여당에겐) 쉽지 않겠는데”라는 말로 김 의원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20대 국회는 여소야대에 다당 구도까지 더해져 예산 심의 역시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예결위원장으로서 가장 우선순위로 두는 기준은 무엇인지.

“국민들께서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어주셔서 그 어느 때보다도 협치에 대한 기대가 높다. 그 중에서 특히 20대 국회 예결위는 정부와 여야가 모두 합의해야만하기 때문에 협치가 잘 되면 성공이지만, 안 되면 파행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협치가 가장 필요한 분야가 바로 예결위가 아닐까 생각한다. 고차방정식이 필요하다.”

-누리과정 예산을 비롯해 중앙과 지방 간 재정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원장이 생각하시는 재정 안정화 대책은 무엇인지 제시해달라.

“누리과정 예산이 연간 4조 원 가량 된다. 2015년 지방교육재정 규모는 54조원인데, 이중 인건비가 67%인 36조원이고, 학교신증설비와 운영비, 지방교육채 상환까지 합치면 87%인 47조원이 꼭 쓰여야 하는 경직성 경비다. 결국 나머지 7조원으로 학습활동비와 교육환경개선비 등으로 사용하는데, 이 중 절반이 넘는 4조원을 누리과정에 쓰라고 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지금 일선 학교에서는 예산이 부족해서 재래식 화장실을 개선하거나 노후 컴퓨터를 교체할 돈이 한 푼도 없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누리과정 문제는 이제 근본적이 해결책이 필요한 때다. 그러려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현행 20.27%에서 23% 수준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

김현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현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2017년도 예산안의 방향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서민경제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질적 도움이 되는 마중물 예산이 될 거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우리당은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복지 정책이 제대로 담긴 예산안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더불어 가계소득 증대, 가계부채 해소, 그리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지원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문제는 우리가 기대하는 예산, 서민경제를 살리는 예산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그만한 세수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지금 세법체계론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 해법을 기획재정위원회가 찾겠다. 정말 여야정이 머리를 맞대서 결과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따뜻한 예산이 됐으면 한다.”

-김종인 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야당 예결위원장은 종전과 다른 형태로 제대로 운영하겠다”고 공언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차별성을 보여줄 계획인지 궁금하다.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원만하게 예산안이 통과되기 어려운 구조를 만난 첫 해다. 동시에 선진화법과 여소야대 국회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면서 지낼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해가 될 거다. 내가 위원장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국회의장과 예결위 간사, 각 당 원내지도부가 함께 합의해 모두 수용할 수 있고, 여기에 정부가 동의할 수 있는 합의안을 만들어내는 데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되는 해라고 생각한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예결위를 만들기 위해 19대 국회 예결위와 비교할 때, 개선할 점과 이어받을 점은 구체적으로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소위 쪽지예산, 요즘은 카톡으로 넣는다고 ‘카톡예산’이란 말도 있더라. 그간 불투명한 예산 심사로 특정 지역 편중, 정권 실세 특혜성 예산들이 쏟아졌기 때문에 예산철마다 각종 비난이 쏟아졌다. 이렇게 반영되는 특정지역 편중 예산들이 다리를 놓거나 길을 까는 등 SOC 예산들이 대부분이다. 이제 민생경제와 체감경기에 밀접한 필수적인 예산이 아니라면 최우선 조정 대상이 될 거다. 그동안 우리당은 19대 국회부터 상임위, 예결위 심사과정에서 제기된 사업만 다뤄 예산심사의 투명성을 확보해왔다. 즉 쪽지예산을 없앤 거다. 예결위 전체에도 이런 방안을 확보하겠다고 약속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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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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