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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1000만 영화? 상상 못한 일, 무섭다"


입력 2016.07.26 06:00 수정 2016.07.31 08:42        이한철 기자

영화 '부산행' 첫 1000만 영화 기대감

"모두가 걱정한 작품, 흥행 노린 작품 아냐"

배우 공유가 영화 '부산행'을 통해 대한민국 최고의 흥행배우로 발돋움하고 있다. ⓒ 매니지먼트 숲 배우 공유가 영화 '부산행'을 통해 대한민국 최고의 흥행배우로 발돋움하고 있다. ⓒ 매니지먼트 숲

"내가 찍은 영화가 '1000만 영화'라니, 그건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어요."

배우 공유(35)는 '부산행' 열차 맨 앞칸에서 흥행돌풍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런 현실이 얼떨떨하게 느껴지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공유는 아직 대중들에게 흥행 배우 이미지로 각인돼 있진 않다.

"칸에 다녀온 후로 사람들이 1000만 관객을 예상하곤 하는데, 배우 입장에서 그런 건 예상하는 것조차 무섭고 조심스럽습니다."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되면 나쁠 건 없지만"이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하지만 그의 겸손과 별개로 '부산행'은 쾌속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사상 최초로 개봉 첫 주 500만 관객을 돌파, 공유가 출연한 작품 중 최고 흥행작인 '도가니'(466만)의 최종 스코어를 순식간에 뛰어넘었다. 이쯤 되면 1000만을 넘어 그 이상도 내심 기대해볼 만하다.

공유가 처음부터 '부산행'의 흥행에 확신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 매니지먼트 숲 공유가 처음부터 '부산행'의 흥행에 확신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 매니지먼트 숲

흥행 노린 작품 아니다 '이것은 모험'

하지만 제작 단계부터 이런 대박을 꿈꾼 이는 누구도 없었다.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사이비'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실사 영화는 이 작품이 처음이다. 오히려 한국에서 좀비 영화가 흥행이 되겠느냐는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공유에게도 모험이었다. 주변에선 "왜 지금 좀비 영화를 하느냐"며 만류하는 목소리가 컸다. 11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부산행'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주연배우인 공유의 경력에도 깊은 생채기를 낼 게 뻔했다.

하지만 연상호 감독을 만나자마자 든 '확신'은 주변의 모든 걱정을 단번에 날려버렸다. 연상호 감독에게서 풍기는 '비범함'과 '자신감'이 그의 마음을 강하게 잡아 당겼다. 그리고 그 믿음은 촬영 현장에서 더욱 굳어졌다.

"감독님은 기존 영화보다 짧게 찍었어요. 4회차 잡은 촬영을 2회차에 끝나고 다음 회차를 당겨서 찍은 건 영화를 하면서 처음이었어요. '이래도 괜찮나?' 싶었죠. 하지만 영상을 붙여 넣은 걸 보고 '이 사람 믿어도 되겠다' 생각했어요."

함께 출연한 정유미, 마동석, 김의성 등도 든든한 힘이 됐다. "동석이 형은 데뷔 전 내게 운동을 가르쳐줘서 잘 알고 지냈어요. 정유미는 '도가니'를 함께 한 경험이 있어 편했고 김의성 선배도 '용의자'를 함께 했죠."


'부산행' 흥행 돌풍과 더불어 배우 공유의 주가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 매니지먼트 숲 '부산행' 흥행 돌풍과 더불어 배우 공유의 주가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 매니지먼트 숲

'부산행'이 절정? 이제 시작이다

결과적으로 공유의 선택은 '신의 한수'였다. 이제는 올 한해를 '공유의 해'로 장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월 '남과 여'로 호평을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부산행'으로 극장가를 싹쓸이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9월에는 영화 '밀정'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올 하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다. 그는 '밀정'에도 '부산행' 못지않은 애정과 기대를 갖고 있다. 아직 후반 작업 중이지만, 미리 접한 장면들은 그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했다.

무엇보다 전도연, 송강호 등 한국 영화 최고 배우들과 한 작품에서 연이어 호흡을 맞췄다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이는 공유가 배우로서 자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15년 동안 연기했는데 저도 모르게 매너리즘이 찾아오더군요. 그때 선배들과 영화를 연이어 작품을 하게 되면서 '까불지 말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선배들의 어마어마한 기운을 느끼면서 살아남으려 했고, 그렇게 내 기운도 키운 것 같아요."

공유는 매니리즘에 빠진 순간 전도연, 송강호 등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 ⓒ 매니지먼트 숲 공유는 매니리즘에 빠진 순간 전도연, 송강호 등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 ⓒ 매니지먼트 숲

이제 배우가 뭔지 제대로 깨달은 그는 본격적인 날갯짓을 시작한다. 먼저 11월에는 tvN 드라마 '도깨비'로 안방극장을 노크한다. 2012년 KBS 2TV 드라마 '빅' 이후 4년 만에 안방 복귀다. 아직 '커피프린스 1호점(2007)'을 기억하는 팬들로선 주가가 한층 높아진 그의 복귀작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이처럼 자신에게 집중된 스포트라이트는 자칫 '독'이 될 수 있다. 이를 공유 스스로 컨트롤해야 한다. 15년간 가장 뼈저리게 깨달은 건 '겸손'이기 때문이다. 아직 저 멀리 있는 '최후의 평가'를 위해선 몇 번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 시련 속에서 낙오되지 않고 버텨내야 도달할 수 있다.

'부산행' 열차는 가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부산'에 도달한 건 아니다. 공유는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조금이라도 어릴 때 내가 원하는 그림으로 필모그래피를 늘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흥행에 상관없이 다양한 작품, 생각할 여지가 있는 작품들을 많이 하고 싶어요."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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