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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세대교체 가속화…1세대 지고 신생이 뜬다


입력 2016.07.28 17:04 수정 2016.07.28 19:48        이미경 기자

작년 10월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규제완화로 신생운용사 잇단 출사표

헤지펀드 1세대들은 수익률 부진으로 사실상 유명무실해져

ⓒ데일리안B ⓒ데일리안B

지난해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허용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헤지펀드 시장에서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011년 헤지펀드가 처음 시작된 이래 1세대로 군림하던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수익률 부진으로 부침을 겪는 동안 신생 운용사들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기존 헤지펀드 1세대로 군림하던 운용사들 가운데 급격한 성장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브레인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대신자산운용 등이 지난해 수익률 부진으로 유명무실해지는 동안 새롭게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신생 운용사들이 절대수익에 대한 기대를 모으며 세대교체 주역으로 떠올랐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가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헤지펀드를 주력으로 하는 신생 운용사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당국은 헤지펀드를 론칭할 수 있는 운용사의 허용 기준을 대폭 완화해 사모펀드 활성화에 불을 지폈다. 헤지펀드를 설립할때 기준으로 내세웠던 운용인력 수, 경력기간, 컴플라이언스 준수 등을 기존보다 크게 완화하면서 신생운용사들이 시장에 속속 진입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반기동안 헤지펀드를 주력으로 하는 신생운용사들은 무려 23개나 늘어났다. 이로써 헤지펀드 운용사는 이달 중순을 기준으로 총 40개사에 이른다. 펀드 개수도 130여개에 육박하고 헤지펀드 설정액도 5조원을 훨씬 상회했다.

특히 기존 자문업과 투자일임업 외에 헤지펀드 업무 허용에 대한 규제 완화로 투자자문사에서 운용사로 전환하며 소규모 헤지펀드 운용을 표방한 신생 운용사들이 속속 등장했다. 그로쓰힐, 패트라, 타임폴류, 디에스, 라임 등은 투자자문사에서 운용사로 전환하며 헤지펀드 영업을 시작했다.

또한 이달 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새로 인가를 받은 브로스자산운용은 신생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임에도 한국형 헤지펀드를 운용한 경력이 오래된 전문인력으로 꾸려져있어 눈길을 끈다. 브로스운용의 권혁찬·조용석 공동대표, 안성민 부사장은 다년간의 고유 자산운용(프랍 트레이딩)과 이벤트드리븐, 퀀트 등의 다양한 전략을 활용한 경험 등 국내에서는 비교적 헤지펀드 운용경험이 길다는 점에서 이제 막 시장에 등장한 신생운용사임에도 벌써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한 수년간의 경험을 갖춘 실력있는 전문인력들이 신생 운용사에 자리잡으면서 업계 재편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인력과 수탁고 부분에서 탄력적 운용이 가능해 절대수익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신생운용사들의 소규모 헤지펀드에 더욱 유리한 환경일수 밖에 없다"며 "자산배분에 대한 빠른 의사결정과 철저한 리스크관리, 다양한 전략의 포트폴리오를 실행하려면 기존의 전통적인 리서치 기반의 대형 운용사보다 다양한 전략과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탈퇴), 국제유가 하락 등 대외적인 변동성 확대로 절대수익에 대한 수요는 점차 커지는 추세다. 이는 기존 대형 종합자산운용사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점차 힘들어지면서 점차 소규모 헤지펀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헤지펀드 1세대로 성장속도를 높였던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수익률 부진에서 최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키움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기존에 운용하던 헤지펀드를 전부 청산했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브레인자산, 트러스톤자산, 대신자산 역시 수익률이 추락하며 재기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운용사별 사모펀드 연간수익률에서 2013~2014년말 두자릿수 수익을 내던 브레인자산은 2015년 들어 3개 전문사모펀드가 -7%에서 -10%까지 큰 폭의 손실을 냈다. 이는 1세대로 군림하던 대신자산이나, 트러스톤자산도 손실규모를 키우긴 마찬가지다. 트러스톤은 각각 -6%에서 -8%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헤지펀드 시장의 특성상 한번 신뢰를 잃으면 재기하는 것이 상당히 힘든데 1세대에 속하는 운용사들이 대체로 그런상황"이라며 "최근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변동성이 많이 줄어 절대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당국의 규제완화가 헤지펀드 시장 활성화의 촉매제로 작용할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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