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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철퇴, SM6 디젤에 독일까 약일까


입력 2016.08.03 15:12 수정 2016.08.03 15:22        박영국 기자

디젤차 인기 하락 악재 vs 폭스바겐 고객 흡수 호재

폭스바겐 골프(왼쪽)과 르노삼성 SM6 dCi.ⓒ폭스바겐코리아/르노삼성자동차 폭스바겐 골프(왼쪽)과 르노삼성 SM6 dCi.ⓒ폭스바겐코리아/르노삼성자동차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서류 위조와 그에 따른 판매 금지 조치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는 시점에 르노삼성자동차가 주력 차종인 SM6의 디젤 모델을 내놓았다. 이 타이밍이 ‘하필’이 될지 ‘마침’이 될지에 대해서는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배출가스 조작부터 올해 인증서류 위조까지 이어진 일련의 폭스바겐 사태는 국내 디젤 승용차 판매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인증서류 위조로 판매 금지를 당한 폭스바겐의 차종에는 디젤 뿐 아니라 가솔린차도 포함돼 있지만,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파문이 일었던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의 인상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폭스바겐은 ‘디젤 승용차 전도사’로 불릴 정도로 국내 수입차 시장이 디젤 위주로 형성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고, 실제 판매 차량 중 디젤엔진 비중도 압도적일 만큼 ‘폭스바겐 = 디젤차’ 이미지가 강하다.

배출가스 조작이나 인증서류 위조가 폭스바겐이라는 특정 업체에 한정된 이슈라지만, 1년 가까이 이어진 디젤 관련 논란은 소비자들에게 디젤에 대한 나쁜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실제 올 상반기 수입 디젤차 판매실적은 7만5676대로, 전년 동기대비 7.7% 감소했다. 이는 수입차 전체 판매실적 감소율(-2.6%)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 디젤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68.4%에서 올 상반기 64.8%로 축소됐다.

6월 판매실적으로만 놓고 보면 수입 디젤차 판매는 전년 동월대비 20.9% 감소한 1만3685대에 그쳤고, 같은 기간 점유율도 71.2%에서 58.4%로 급락했다. 폭스바겐의 판매금지가 본격화된 8월 이후에는 이같은 경향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 역시 디젤 엔진을 기피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상반기 국내 출시된 주요 신차들 중 중·대형 SUV를 제외하고는 디젤 엔진을 주력으로 내세운 차종은 전무하고, 고연비 라인업은 하이브리드 차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2014년 말리부 디젤을 출시해 재미를 봤던 한국지엠은 올해 5월 출시된 신형 말리부에는 디젤 없이 가솔린 터보 모델들로만 라인업을 구성했다. 앞으로도 디젤 모델 출시 계획은 없고, 하반기 하이브리드 모델만 추가할 계획이다.

이처럼 디젤엔진의 인기가 급락한 상황에서 탄생한 SM6 디젤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많다.

하지만 역으로 폭스바겐의 발이 묶인 상황을 틈타 르노삼성이 SM6 디젤로 크게 재미를 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폭스바겐 수요층의 일부를 SM6 디젤이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디젤차의 인기가 사그라들었다고는 하지만, 디젤차의 특성 자체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존재하는 만큼 해당 시장에서 경쟁자가 사라졌다는 점은 다른 경쟁자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폭스바겐 사태에도 불구, 시장에는 고연비 외에도 디젤차 특유의 토크감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그런 소비자들의 가장 큰 선택지였던 폭스바겐이 사라진다면 BMW와 벤츠 등 고가 브랜드보다는 국산 디젤차로 옮길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중형 디젤 세단은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보유하고 있지만 르노삼성은 SM6를 ‘프리미엄 중형 세단’으로 포지셔닝하며 다른 국산 중형차들과 차별화하고 있다. 출시 전부터 ‘쏘나타 보다는 파사트가 경쟁차’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프랑스 르노와 공동 개발한 차종인데다가 출시 전부터 ‘탈리스만’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다는 점에서 수입차 선호층의 감성을 일부나마 충족시켜준다는 점도 SM6의 경쟁력이다.

2000만원대 중반에서 시작해 최고 트림도 3000만원을 넘지 않는 SM6 디젤 모델의 가격이 동급인 폭스바겐 파사트는 물론, 한 차급 아래인 골프보다도 700~1000만원가량 저렴하다는 점도 SM6 디젤이 폭스바겐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무기 중 하나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다른 업체와 관련된 이슈와는 별개로, SM6에도 디젤 모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SM6 dCi를 출시한 것”이라며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이 디젤 승용차는 수입차 위주로 생각을 많이 했지만, SM6 dCi 출시를 계기로 국내 완성차 중에서도 고급화되고 높은 상품성을 가진 디젤 승용차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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