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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호화 전세기 띄운 2011년, 워크아웃은 아니지만...


입력 2016.08.27 12:29 수정 2016.08.27 13:15        박영국 기자

상선 불황으로 해양플랜트 비중 확대 본격화

남상태 사장 3연임 노리던 결정적 시기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빌딩 전경.ⓒ대우조선해양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빌딩 전경.ⓒ대우조선해양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유력 언론사 간부 대우조선해양 호화 전세기 외유 논란’을 제기한 가운데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상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2011년 9월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의 박수환 대표와 유력 언론사의 고위 간부 S씨가 대우조선해양의 호화 전세기를 얻어 타고 유럽으로 외유성 출장을 떠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대우조선은 워크아웃 상태로 회사는 망해가는데, 회사CEO는 민간인까지 데리고 초호화 전세기를 사용했다”면서 “그 며칠의 방문과 전세기 이용에 들어간 비용이 890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망해가는 회사’라고 언급한 대우조선해양은 사실 그 당시만 해도 최소한 대외적으로는 견실한 회사였다.

일단 워크아웃 상태는 아니었다. 대우조선해양은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며 이듬해 1월 워크아웃에 착수했으나,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의 채무 출자전환으로 악성부채를 털어내며 2001년 8월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했다.

대주주가 산업은행이었을 뿐 다른 부분은 일반적인 기업과 다를 게 없었던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후 해운업 호황 속에서 수주물량을 확대하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함께 조선 빅3로 자리 잡았다.

이른바 ‘호화 전세기 외유’가 있었던 2011년 9월은 회사 상황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조선 시황에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한 때였다.

그해 하반기부터 유럽 경기불황으로 글로벌 발주량 자체가 크게 감소했으며,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도 하향곡선을 그렸다.

대우조선해양의 2011년 연간 실적은 매출이 전년 대비 1.7% 증가한 12조2576억원, 영업이익이 8.8% 증가한 1조1187억원이었다. 당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26.7%와 20%의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한 점에 비하면 대우조선해양이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시기가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국내 조선 3사가 상선 부문의 수주부진으로 본격적으로 해양플랜트 비중을 높이기 시작한 때였다는 것도 특징이다.

2011년 조선 빅3의 수주액 합계는 496억달러였으며, 그 중 해양플랜트 부문 수주금액은 334억달러로 비중이 67%에 달했다. 당시만 해도 유가가 지금처럼 떨어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해양플랜트가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던 시기였다.

당시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였던 남상태 전 사장은 2012년 1월 신년사에서 “지난해 일반 상선 대비 해양플랜트의 비중은 45%였으나 올해부터는 70~80%에 달할 정도로 해양플랜트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쟁우위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리더로서의 위치를 굳게 지켜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내부적으로는 당시가 남상태 전 사장의 3연임을 앞둔 시기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6년 3월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한 남 사장은 2009년 3년 임기를 마치고 연임했으며, 2012년 3월 재연임 혹은 퇴임을 앞두고 있었다.

결국 고재호 전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를 이어받게 됐지만 남상태 전 사장은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사장을 통해 연임을 위한 각종 로비를 진행해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2011년 9월의 ‘호화 전세기 외유’ 역시 그 일환이었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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