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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전대날 무등산서 '문재인은 극단' 외친 안철수


입력 2016.08.28 17:42 수정 2016.08.28 17:45        전남 광양·구례, 광주 = 전형민 기자

더민주 전대에 맞춰 무등산행 철저한 기획

'양극단과 합리적 개혁세력' 첫 언급 주목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28일 무등산을 등반하며 등산객과 사진을 찍고 있다. ⓒ데일리안 전형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28일 무등산을 등반하며 등산객과 사진을 찍고 있다. ⓒ데일리안 전형민 기자

더민주 '친문 체제' 들어선 날 호남 방문
무등산 등산하며 여전한 인기 과시…30일엔 부산 방문


"내년 겨울, 서설이 내린 무등산을 와 보고 싶습니다. 낡은 시대를 끝내고 새 시대를 열어가는 무등의 아침을 다시 맞고 싶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대권 출사표를 던졌다. 정치권은 대선을 15개월 정도 앞둬 다소 이른 시기라면서도 최적의 선택이었다고 진단했다.

안 전 대표는 1박2일 간의 호남 방문 일정에서 "저와 국민의당에 보내주신 그 뜻을 거듭 되새긴다.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반드시 정권교체를 하라는 명령을 가슴 깊이 새기고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총선의 민의는 정권교체이며 정권교체를 위해 자신이 뛰겠다는 사실상의 대권 도전 선언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현 상황에 대해 '달라진 게 없는 10년', '희망을 찾기 힘든 시기'라며 "이게 나라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는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양극단'과 '합리적 개혁세력'의 대결로 못박았다.

특히 안 전 대표는 전날 마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구성된 지도부를 두고 '친문 체제'라는 노골적인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양극단'을 거론해 이른바 '친문 세력'과의 관계를 확실하게 정리했다. 그동안 안 전 대표의 측근이나 국민의당 내부에서 양극단이 언급된 적은 있지만 안 전 대표가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전 대표의 발언은 새누리당이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친박 지도부가 구성되고 더민주가 전날 친문 지도부가 구성된 점에 빗대면, 좀 더 상세하게는 친박·친문 세력을 지칭한 것이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합리적 개혁세력'으로 지칭해 자신과 국민의당이 '중도세력의 빅텐트'임을 자임했다. 2017년 치러질 대선에 대한 의미부여와 동시에 '중도세력의 중심'이 되고자하는 자신의 포지셔닝을 확실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27일 전남 구례의 락페스티벌 행사장을 찾아 사진촬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전형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27일 전남 구례의 락페스티벌 행사장을 찾아 사진촬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전형민 기자

사실 안철수 전 대표의 이번 행보는 다분히 준비된 행보였다는 정치권의 시각이다. 실제로 안 전 대표는 자신이 강조한 '양극단대 합리적 개혁세력'의 구도를 부각시키기 위해 당 지도부 구성이 기정사실화된 더민주 전당대회를 잘 활용했다. 또한 아직 '반문 정서'가 남아있는 호남을 더민주에 '친문 지도부'가 들어서는 시기에 방문해 자극한 것 역시 좋은 전략이었다는 분석이다.

우선 안 전 대표는 더민주의 전대가 열리는 27일 호남을 방문했다. 안 전 대표는 더민주 전대에 굳이 호남으로 행보를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왜 제가 호남에 초청받은 날 전대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27일의 주체가 더민주가 아닌 자신이라는 점을 확고히 했다.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면서 호남의 지지를 받을 적자(適子)는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광양 강연에서도 안철수 전 대표의 포석은 계속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저는 다음 대선이 양극단 대(對) 합리적 개혁세력 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처음으로 '양극단'을 언급했다. 강연 뒤 한창 진행중이던 더민주의 전대 결과에 대해서는 "지난번 새누리당 전대 결과와 닮은꼴, 복사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28일 광주 무등산 문빈정사를 방문하고 법선 주지스님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전형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28일 광주 무등산 문빈정사를 방문하고 법선 주지스님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전형민 기자

다음날에는 무등산을 찾았다. 야권 대권주자들이 주로 들리는 문빈정사를 방문하고 문빈정사부터 약사사까지 약 두 시간여에 걸쳐 등반하며 지지자와 등산객등 300여 명을 만났다. 안 전 대표는 문빈정사 앞에서 서서 "무등산의 등(等)자는 등급이라는 뜻으로 무등(無等)은 차별이 없다는 뜻"이라며 "무등산이 알려주는 시대정신을 이루기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등반 내내 안 전 대표의 여전한 인기를 느낄 수 있었다. 비록 날씨가 흐려 등산객 자체가 많지 않았지만 오가며 만나는 등산객들은 "안철수다 안철수", "오메~ 안철수구마잉" 등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안 전 대표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안철수 전 대표는 이번 호남 방문을 통해 자신의 대권행보를 공식화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권구도 프레임까지 제시했다. 아울러 '반문 정서'가 남은 호남을 자극하고 호남에서 자신의 건재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한편 안철수 전 대표는 오는 30일에는 고향인 부산을 찾아 호남권에 이은 영남권 민심공략에도 나선다. 안 의원측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국 민심행보를 계속한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가 내년 겨울 눈내리는 무등산을 찾게될지 정치권이 그의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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