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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환란 속 2차 총파업카드 '만지작'


입력 2016.10.26 14:14 수정 2016.10.26 14:24        이충재 기자

금융권 노사 교섭 무산…"총파업 명분 쌓아둬"

9월 2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성과연봉제 저지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9월 2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성과연봉제 저지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금융권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는 금융노조가 2차 총파업카드를 꺼낼지 주목된다.

현재 금융노조가 사측에 제안한 금융노사 전체 교섭이 잇따라 불발되면서 총파업 명분을 쌓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25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33개 사업장 전체교섭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사측이 참석하지 않아 무산됐다. 지난 19일에도 금융노조는 전체교섭을 신청했으나 불발된 바 있다.

이에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전체교섭을 거부하는 집단과는 성과연봉제 관련 어떠한 합의도 하지 않고, 다음달 진행될 총파업을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은행들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한 상황에서 금융노조가 제안한 전체교섭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성과연봉제 도입은 금융노조(산별노조)와 금융사용자협의회의 단체교섭 사안이었지만, 시중은행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면서 개별 노조와 협상을 벌어야 한다. 사실상 칼자루는 사측이 쥐고 있다.

"성과연봉제 탄압도 국정농단의 결과"…'힘빠진' 정부에 역공

현재 금융노조는 지부 대표자들과 총파업 투쟁위원회 회의를 열고 2차 총파업 등 향후 투쟁계획을 논의 중이다.

금융노조는 "사용자협의회와의 교섭이 이뤄지지 않고 사측이 성과연봉제를 무리하게 추진하면 내달 2차 총파업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최순실 게이트'로 위축된 상태인데다 금융권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등 성과연봉제 도입을 무산시킬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 배경에도 최순실씨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26일 성명에서 "비선 실세가 국정 전체를 사유화한 것이 분명하며 노동개혁으로 포장한 성과연봉제 탄압 또한 이런 국정농단의 결과가 분명하다"고 했다.

또 "노동자의 파업에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성과연봉제 도입만을 외쳐댄 정부의 일방통행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도 비로소 납득이 간다"고 꼬집었다.

노조위원장 선거에 파업 동력 떨어져…'전열정비' 우선

다만 금융노조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면 당장 총파업을 벌이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9.23총파업을 벌였지만, 기대 이하의 '흥행실패'를 겪은 만큼 투쟁동력을 한층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당장 금융노조는 오는 12월 노조위원장 선거를 치른다.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노조측은 "총파업과 선거는 관계없다"고 하지만, 국민‧우리‧KEB하나은행도 노조위원장 연말까지 선거를 앞두고 있어 이래저래 '전열정비'가 우선인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에 각 은행 노조위원장 선거도 있어서 모든 관심이 그쪽에 쏠려 있다"며 "투쟁과 파업도 선거가 끝난 뒤에나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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