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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권에 항상 등장하는 '최순실' 도대체 왜...


입력 2016.10.27 10:54 수정 2016.10.27 16:49        고수정 기자

전두환·노무현·이명박은 '형제' 김영삼·김대중은 '아들'

전경환 아들도 고대 승마체육 특기생으로 특혜입학 의혹

25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의혹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최순실씨는 제가 과거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연설문이나 홍보물 등에서 도움을 받은적이 있다"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25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의혹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최순실씨는 제가 과거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연설문이나 홍보물 등에서 도움을 받은적이 있다"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전두환·노무현·이명박은 '형제' 김영삼·김대중은 '아들'
전경환 아들도 고대 승마체육 특기생으로 특혜입학 의혹

‘비선실세’는 역대 정권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비선실세는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어떠한 통제도 받지 않으며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힘을 일컫는다. 청와대의 직·간접적인 부인에도 모든 정권에는 비선실세가 존재했고, 정권의 정통성에 적잖은 상처를 입혔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마찬가지다.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대통령 연설은 물론 국정 전반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연설문 유출 의혹’을 인정하고 대국민까지 사과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최 씨 이전에도 현 정권에서 ‘문고리 3인방’ ‘7인회’ ‘십상시’ 등이 비선실세 의혹을 받아 왔다.

역대 정권의 비선실세는 이와 다르게 대부분 ‘친인척’이었다. 먼저 전두환 정권(1980~1988)에선 대통령의 동생인 경환 씨가 있었다. 그의 별명은 ‘리틀 전두환’. 새마을 왕국을 건설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위세를 떨쳤지만 새마을운동본부 공금 횡령 사건으로 구속됐다. 전 씨는 당시 ‘잡범’ 수준보다 낮은 징역 7년을 받았고, 복역 3년 3개월 만에 가석방된 후 사면·복권됐다.

특히 전 씨는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사례와 겹쳐 최근 언론에 다시 거론되고 있다. 전 씨의 아들은 100kg이 넘는 체구에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 승마특기생으로 입학했다. 당시 승마 선수의 몸무게는 50kg 내외였기 때문에 특혜 의혹 일었고, 고려대에서는 “막걸리를 마시다보면 그렇게 몸무게가 늘 수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태우 정권(1988~1993)에서는 영부인 김옥숙 여사의 사촌동생인 박철언 전 의원이 비선실세로 주목됐다. 박 전 의원은 정무·체육청소년부 장관을 지내고, 민주정의당의 공천에 관여했으며, 국정 전반에 입김을 행사해 ‘6공의 황태자’로 불렸다. 박 전 의원의 친인척들과 측근들은 ‘월계수회’를 조직하기도 했다.

차기 대권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박 전 의원도 김영삼 정부 출범 직후 옥고를 치르는 수모를 겪었다. 1993년 슬롯머신 업계로부터 6억 원을 받은 혐의로 1년 6개월의 형을 살고, 의원직까지 상실했다. 당시 수사를 담당한 사람은 홍준표 경남도지사다. 홍 지사는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세를 탔고, 이를 계기로 정계에 입문했다.

김영삼 정권(1993~1998)에는 ‘소통령’으로 불리는 인물이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다. 김 씨는 정부 여당의 인사에 관여하는 것은 물론, 국정 전반에도 개입했다. 당시 청와대로 들어오는 모든 정보는 김 씨를 거친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였다.

김 씨는 정권 말기인 1997년 11월에 ‘한보 비리’가 터지면서 66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대통령 재임 기간 아들이 구속된 첫 사례였다. 한보그룹이 5조 7000억여 원에 달하는 부실대출을 받는 배후에 김 씨를 비롯한 여럿 정치인들이 있었다고 밝혀졌다. 김 전 대통령은 아들의 구속으로 극심한 레임덕을 겪었다. 김 씨는 1999년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후 김 씨는 2004년 4·15 총선을 앞두고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으로부터 20억 원의 불법 선거 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5억 원을 선고 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 집권 시기(1998~2003)에는 세 아들인 홍일·홍업·홍걸 씨가 일명 ‘홍삼 트리오’로 불리며 비선 실세로 등장했다. 특히 당시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이었던 홍업 씨의 별명은 ‘100% 해결사’였을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가졌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그는 2002년 ‘이용호 로비 사건’과 관련해 여러 기업에서 이권 청탁 대가 등으로 47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같은 해 삼남 홍걸 씨도 스포츠토토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청탁과 함께 36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장남 홍일 씨는 정권이 바뀐 뒤인 2003년 나라종금 로비사건과 관련해 1억 5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노무현 정권(2003~2008)의 비선실세는 노 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 씨다. 그의 별명은 거주지인 김해 봉하마을을 빗댄 ‘봉하대군’으로, 참여정부 시절 인사와 그와 관련한 각종 이권 개입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노 씨는 세종증권 인수 청탁 대가로 세종캐피탈 사장으로부터 29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 징역 2년 6월을 선고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2008~2013)도 친형이 비선실세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은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으로 ‘영포회(영일·포항 출신 고위공직자 모임)’ 핵심 멤버였다. 여기에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속해 있었다. 정권을 좌지우지 한 그의 뒤에 ‘만사형통(萬事兄通, 모든 일은 형을 통한다)’이라는 말이 따라다니기도 했다.

이 전 의원도 2012년 저축은행 로비 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돼 징역 1년 2월을 살았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제 주위에 비리 저지른 사람이 있다고 발생할 때마다 전 정말 가슴이 꽉 막힌다. 저는 국민 여러분께 할 말이 없다”고 대국민 사과했다. 더불어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은 파이시티 개발 사업 인허가 비리와 관련한 금품 수수 혐의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 정치평론가는 정권마다 되풀이되는 '비선실세' 의혹에 대해 "대권 경선부터 시스템으로 하지 않고 최측근을 중심으로 사적 조직을 만들어 선거를 치르는게 문제"라며 "대권을 잡고 나서도 그 비선에 의지하게 되고 권력이 집중돼 온갖 비리와 추문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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