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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반기문에 독일까 득일까


입력 2016.11.13 07:30 수정 2016.11.13 07:31        문대현 기자

인연 없어 불리할 거란 분석과 '외교통'에게 유리할 거란 관측 혼재

지난 8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제45대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우리나라 차기 대선 주자 중 반기문 UN 사무총장에게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8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제45대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우리나라 차기 대선 주자 중 반기문 UN 사무총장에게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와 별다른 인연이 없는 반 총장에 불리할 거란 예측과 외교전문가 반 총장에게는 그다지 큰 영향이 없을 거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을 앞두고 우리나라에 미군 주둔비용 추가부담을 요구하고 한반도의 자체 핵무장 용인 발언을 하는 등 그간 미국의 외교정책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왔기에 그의 당선은 국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있어 왔다. 국내외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시대는 현실이 됐고 우리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트럼프와 첫 전화통화를 나눴다. 청와대에 따르면 트럼프는 약 10분 간 진행된 통화에서 "미국은 한국과 100% 함께할 것이며 북한의 불안정성으로부터 방어를 위해 한국과 굳건하고 강력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또 트럼프는 "자신이 오랜 기간 부동산 사업을 하면서 한국산 가전제품 등을 많이 구매했는데 매우 훌륭한 제품들이었고, 한국에 많은 좋은 친구들이 있다"며 개인적 경험을 소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간의 우려가 있었지만 트럼프는 박 대통령과 우호적인 분위기로 통화를 나눴고 그동안 제기된 한미동맹 균열 우려를 어느 정도 씻어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그러나 트럼프 우려가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볼 수 없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은 것과는 달리,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묵인하겠다고 해 한반도에 핵으로 인한 긴장감이 지배하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를 상대하게 될 우리 지도자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게 됐다. 차기 지도자는 강성인 트럼프를 진정시켜 미국의 한반도 정책기조를 유지토록 하는 것이 국가 안보를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됐다. 대선이 1년여 남은 상황에서 차기 주자들의 머릿 속은 복잡해지게 됐으며 저마다 트럼프 맞춤형 공약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주춤하던 반기문, 트럼프로 반등? 침몰?

무엇보다 외교전문가인 반기문 사무총장이 트럼프 당선으로 타격을 입을지 득을 볼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순실 정국'으로 현 정권과 새누리당 친박계가 치명타를 입으면서 반 총장의 위상이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여권의 유력한 주자라는 사실은 변함 없다. 과거 참여정부에서 외교부장관을 지내는 등 전형적인 외교통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는 반 총장이 트럼프 당선에 어떤 영향을 받게 될 지를 두고 말들이 많다.

우선 트럼프가 반 총장에게 암초가 될 거란 의견이 있다. 반 총장은 트럼프와 별다른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트럼프의 상대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으로 재임하던 2009년부터 4년 간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다. 이에 정계에선 각국 대선에서 클린턴이 당선되고 반 총장이 당선될 경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한미동맹'을 구축할 수 있을 거란 설이 있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하게 트럼프가 당선이 되면서 반 총장으로서는 상대적으로 미 대선 결과의 이익을 보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익명의 정치평론가는 11일 '데일리안'에 "반 총장으로서는 자신과 인연이 있는 클린턴이 당선되길 바랐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의외의 결과가 나타났고 반 총장으로서는 결코 웃지 못할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마냥 반 총장에게 불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설도 있다. 반 총장은 오랜 외교경험으로 세계적으로 다양한 인맥을 갖고 있어 누가 당선이 되든 상관이 없을 거라는 얘기다. 또한 트럼프의 당선으로 우리나라 외교,안보 분야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것이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외교통' 반 총장을 찾게 할 요소라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정치적으로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의 돌풍이 정치 경험이 없는 반 총장을 뜨게 하는 호재로 작용할 거란 관측도 있는 상황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트럼프 당선으로 가장 큰 프리미엄을 본 사람은 반 총장"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정치학 교수 역시 "반 총장으로서는 트럼프의 당선이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트럼프의 불확실성을 반 총장의 스마트함이 잡아줄 거란 기대도 있다"고 밝혔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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