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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메운 130만 인파…"대통령님, 그만 내려오세요"


입력 2016.11.26 21:23 수정 2016.11.26 21:33        하윤아 기자

시민들 추운 날씨에도 촛불 들고 '하야', '퇴진' 한목소리로 외쳐

6시 본행사 무대에 시민 자유발언 이어져…안치환·양희은 등 공연도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시민들 추운 날씨에도 촛불 들고 '하야', '퇴진' 한목소리로 외쳐
6시 본행사 무대에 시민 자유발언 이어져…안치환·양희은 등 공연도


"박근혜 대통령님 지금이라도 생각 하십시오. 생각이 있다면 이제 그만 내려오십시오."

서울에 올해 첫눈이 내린 26일, 최순실 씨를 둘러싼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오후 8시를 기준으로 주최 측 추산 130만명(경찰 추산 26만명)이 모였다.

오후 6시 광화문 바로 앞에 설치된 무대에서 예정대로 본행사가 시작됐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살을 에는 추위에도 저마다 손에 촛불을 들고 광장 앞에 모여 "박근혜는 퇴진하라", "우리가 주권자다", "새누리당 해체하라"라는 등의 구호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가장 먼저 본행사 무대에 올라 발언한 이는 박차옥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이었다. 그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촛불이 타오르는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검찰조사를 거부한 채 버티고 있다"며 "무너진 국정을 바로 세우는 첫 번째 길은 박근혜 즉각 퇴진"이라고 말했다.

이후 자유발언을 신청한 한 남성이 아내, 아들, 딸과 함께 무대 위로 올랐다. 그는 "첫눈 내리는 오늘 그분(박 대통령)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도록 구호 5번을 해달라"라며 "애태우고 속태우는 박근혜는 물러나라"라고 소리쳤다. 이에 시민들은 "물러나라"라는 구호로 호응했다.

또 자신을 중학교 1학년생이라고 소개한 아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저에게 큰 깨달음을 줬다. 그것은 바로 사람이면 생각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점"이라며 "박근혜 대통령님 지금이라도 생각하고, 생각이 있다면 이제 그만 내려오세요"말해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큰 호응과 박수를 받았다.

이어 무대에 오른 김용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썩은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농민은 목을 걸었다"며 "평택에 멈춰 있는 트랙터에 다시 시동을 걸고 성큼성큼 청와대로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5일부터 '전봉준투쟁단'을 구성한 전국농민회총연맹은 트랙터 등 농기계를 동원해 이날 5차 촛불집회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날(25일)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안성IC와 양재IC에서 트랙터를 몰고 상경하던 농민들과 경찰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결국 경찰의 제지로 트랙터의 서울 입성이 무산됐다.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본행사에서는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발언도 이어졌다. 전국대학생시국회의 공동대표인 안드레 동국대 총학생회장은 "이 정권의 부패와 비리는 이제 멈춰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망가져버린 세상을 멈추고 우리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거리로 나가야 한다"며 "가진 것이 없어 잃을 것조차 없는 우리 대학생들이 다시 민주화의 역사를 쓰겠다"고 말해 시민들의 함성을 자아냈다.

이번 5차 촛불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6시간 버스를 타고 왔다는 전남 순천의 고등학생 김수빈 양은 "박근혜 대통령이 그렇게 받아들이겠다던 민심이 무엇을 원하는지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당신이 앉은 자리는 당신이 앉을 자리가 아니다"고 외쳤고, 함께 무대에 오른 윤채연 양은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그만한 책임이 따르는 자리"라며 "검찰 수사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밖에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오늘 우리가 든 촛불은 박근혜가 짓밟은 민주주의 되살리는 횃불이며, 오늘 우리가 외치는 함성은 민심을 거역한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주권자의 명령"이라며 "박근혜의 퇴진은 물론 박근혜 정권 뒤에 있는 재벌의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30일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과 관련해 "시민은 불복종을 선언하고, 농민은 일손을 놓고, 소상인들은 문을 닫고, 학생들은 동맹휴업으로 함께하자"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안치환, 양희은 등 가수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안치환 씨는 자신의 히트곡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로 개사해 불러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고, 이날 깜짝 등장한 양희은 씨는 "단지 대통령만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다.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발언한 뒤 '아침이슬', '상록수', '행복의 나라로'를 열창해 박수를 받았다.

이후 오후 8시를 기해 '저항의 1분 소등' 행사가 진행했다. 광화문 일대 거리를 가득 메운 촛불집회 인파는 다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친 뒤 일제히 손에 들고 있던 촛불을 꺼 소등 시위에 동참했다.

곧바로 시민들의 2차 행진이 시작됐다. 행렬은 세종로사거리를 출발해 새문안로, 정동, 서소문로, 종로, 소공로, 을지로 등을 거쳐 청와대 남쪽 율곡로·사직로를 낀 경복궁역 사거리까지 8개 경로로 이어질 예정이며, 행진은 이날 자정까지도 지속될 전망이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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