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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사 상태 야권 공조 살려낸 '정치9단' 박지원


입력 2016.12.03 01:33 수정 2016.12.03 01:55        전형민 기자

야권 균열 봉합의 일등공신 박지원

탄핵안 통과를 위한 최선의 전략 구사

정치권은 균열 봉합의 일등공신으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꼽았다. 박 비대위원장이 균열 조짐에도 시종일관 '탄핵 가결'에 초점을 맞춰 '조금이라도 되는 쪽으로' 일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치권은 균열 봉합의 일등공신으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꼽았다. 박 비대위원장이 균열 조짐에도 시종일관 '탄핵 가결'에 초점을 맞춰 '조금이라도 되는 쪽으로' 일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일을 두고 나타난 '야권 공조 균열'이 2일 야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9일 표결을 결정하면서 도로 봉합되는 분위기다. 따라서 국회로 공을 떠밀며 시간벌기와 탄핵세력 균열을 노렸던 청와대 전략 일부는 무위로 돌아가는 양상이다.

정치권에서는 균열 봉합의 일등공신으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꼽았다. 박 비대위원장이 균열 조짐에도 시종일관 '탄핵 가결'에 초점을 맞춰 '조금이라도 되는 쪽으로' 일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야3당 원내대표는 2일 오전 회동에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안을 상정해 표결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자리에 배석한 기동민·장정숙·김종대 야3당 대변인은 "야3당은 굳은 공조로 흔들림없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며 "탄핵안은 오늘 중으로 발의해 오는 8일 본회의 보고, 9일 표결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통령이 새누리당의 요구대로 4월에 퇴진한다는 입장을 밝혀도 탄핵을 추진하느냐는 질문에 "흔들림없이 간다"고 말했다. 공고한 야권 공조를 강조한 것이다.

특히 전날 첨예한 갈등을 보인 표결시점과 관련해서도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처음부터 강력하게 주장해온 '9일'로 결정지었다. 이에 대해 기동민 민주당 대변인은 "탄핵안 처리를 반드시 성사시킬 수 있는 날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날을 골랐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정의당과 함께 '2일'을 내세우면서 '9일'을 고수한 국민의당과 갈등을 빚었다.

전날 오후 늦게 의원총회를 통해 '2일'도 '9일'도 아닌 '5일 표결'이라는 다소 예상치 못한 카드를 내놓았던 국민의당도 원래 주장인 '9일'로 결정을 선회했다. 동석한 장정숙 국민의당 대변인은 "우리는 탄핵안의 가결이 목표이기 때문에 (5일이든 9일이든) 야3당의 공조 외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1일 탄핵안의 표결일을 놓고 이견을 보이며 균열 양상을 보였던 야권은 하루만인 2일 야3당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2일 발의', '9일 표결'을 결론지으며 다시 공조를 공고히 했다. 사진은 2일 만난 야3당의 박지원·우상호·노회찬 원내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일 탄핵안의 표결일을 놓고 이견을 보이며 균열 양상을 보였던 야권은 하루만인 2일 야3당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2일 발의', '9일 표결'을 결론지으며 다시 공조를 공고히 했다. 사진은 2일 만난 야3당의 박지원·우상호·노회찬 원내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결론적으로 야권은 국민의당이 주장한 '9일'이 탄핵안을 가결시킬 가장 적기임을 인정하고 중지를 모은 모양새다. 전날까지만 해도 일말의 망설임 없이 갈라서는듯 보였던 야권 공조가 하루만에 다시 이뤄질 수 있었던 것에는 국민의당과 박지원 비대위원장의 '대원칙'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1일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단독으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를 만나고 만남이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게 만남을 요청하는 등 독자행동에 나선 것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의 제1목표는 탄핵이다. 그러니 새누리당 비박계가 빠진다면 탄핵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의석을 합쳐봤자 탄핵안 가결 정족수인 200석에 30여석 부족하니 물리적으로 탄핵안이 가결될 수 없는 상황에서는 탄핵안 표결을 시도해 부결되기 보다는 시간을 갖고 한 명이라도 더 설득해서 안이 가결될 수 있는 시점에 표결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150만 촛불'이 솥 하나를 달구듯 단숨에 끓어올랐다. 삽시간에 국민의당은 '새누리 2중대'라는 낙인이 찍혔고 '국민의당과 박지원 위원장이 탄핵에 반대한다'는 유언비어가 SNS 등으로 퍼져나갔다. 심지어 이날 박 비대위원장은 전화번호가 노출돼 5000여건의 항의 문자메세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악화되는 여론에도 박 비대위원장은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인내하고 촛불민심대로만 탄핵을 위해서 나가겠다"며 버텼다.

국민의당과 박 비대위원장의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은 이날 저녁 무렵 의원총회에서다. 국민의당은 이날 의총을 통해 2일 탄핵안 '발의' 5일 '표결'이라는 다소 의외의 카드를 제시했다. 여기에도 박 비대위원장의 노련한 노림수가 있었다. 의도와 상관 없이 국민적 비난이 몰아치는 상황에서 '탄핵을 거부하는게 아니다'라는 메세지를 제시함과 동시에 애당초 주장한 '9일'보다는 날짜를 앞당겨 민주당에게 협상의 여지를 열어준 것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2일 아침 당 비대위 회의에서도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야권 균열의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국민의당을 비롯해 저 자신도 국민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 국민의당은 세 야당의 야권 공조를 통해서 이번에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꼭 가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야권 공조'를 강조했고 결국 야3당 원내대표는 2일 오전 한 자리에 모였고 '2일 발의', '9일 표결'을 합의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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