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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퇴진 축제'로 발전…해학에서 나눔까지


입력 2016.12.03 18:10 수정 2016.12.03 19:24        이선민 기자

노란 풍선에 '떽! 얼른 안내려오면 진짜 혼난다’

가게 화장실 개방…참가인원 세는 출석 어플 등장

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제6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청와대 부근 한 가게는 시민들에게 화장실을 개발하고 커피를 무료 제공했다. ⓒ데일리안 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제6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청와대 부근 한 가게는 시민들에게 화장실을 개발하고 커피를 무료 제공했다. ⓒ데일리안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승마선수 정유라 씨를 풍자한 한 시민. ⓒ데일리안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승마선수 정유라 씨를 풍자한 한 시민. ⓒ데일리안

따뜻한 날씨에 가족단위 집회 참가자 늘어

전국 각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제6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본집회가 시작하기 전에 많은 시민들이 사전집회에 참여하며 ‘퇴진 축제’를 벌였다.

3일 서울 광화문은 따뜻한 날씨에 ‘박근혜 즉각퇴진’ ‘스스로 꺼져라’ 등의 플래카드를 든 가족단위의 시민으로 북적였다. 삼삼오오 모인 학생들은 LED 촛불로 만든 머리띠를 쓰고 돌아다니는 등 활기찬 분위기에서 “박근혜를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광화문역은 ‘박근혜 퇴진역’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난달 30일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를 촉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공동행동’은 광화문역 해치마당을 ‘박근혜 퇴진역 자유발언대’로 만들었다.

시민들 사이의 노란풍선도 눈에 띄었다. 세월호 리본이 그려진 노란 풍선에는 ‘떽! 얼른 안내려오면 진짜 혼난다’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

광장에는 시국을 풍자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형이 등장하기도 했고, 100m의 광목천 위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얼굴을 그린 공을 굴리는 퍼포먼스가 벌어지도 했다.

집회참가인원을 놓고 경찰 추산과 집회측 추산 간 차이를 의식한 듯 ‘집회 출석’ 어플도 등장했다. 성별과 연령 정보를 선택할 수 있고 위치서비스를 기반으로 출석체크를 할 수 있다. 촛불 화면을 제공하며 응원메시지를 남길 수도 있다.

100m의 광목천 위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얼굴을 그린 공을 굴리는 퍼포먼스. ⓒ데일리안 100m의 광목천 위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얼굴을 그린 공을 굴리는 퍼포먼스. ⓒ데일리안

한 시민이 '탄핵부결 걱정말라, 결과 뒤에 국민 있다, 반대의원 손봐준다'는 팻말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한 시민이 '탄핵부결 걱정말라, 결과 뒤에 국민 있다, 반대의원 손봐준다'는 팻말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오후 3시부터는 광화문 416광장에 모인 ‘416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 국민연대’ ‘대학생 시국회의’등이 ‘세월호 유가족 청와대 행진’을 시작했다. “세월호를 인양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재벌들도 공범이다 김기춘도 수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로 행진하자 시민들도 행렬에 동참해 청와대로 향했다.

청와대 부근의 한 가게는 화장실을 개방하고 커피를 내놨다. ‘더솔키친’의 주인은 “주변에 화장실이 없어서 개방했다”며 “장사는 다음에 안정이 됐을 때 하면 되니 괜찮다”고 밝혔다.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은 따뜻한 커피로 몸을 녹이며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룹 넥스트는 광화문 북광장에 설치된 무대에 올라 고 신해철 씨와 세월호 희생자를 언급하고 열창했다. 이들은 “2년 전 저희 리더는 의료사고로 저희 곁을 떠났다. 대한민국은 304명의 세월호 희생자를 떠나보냈다”며 “우리들의 함성이 울려퍼지는 이곳에 그들도 함께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무료 나눔 행사도 많았다.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차량용 스티커, 산타클로스와 루돌프 그림과 함께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글귀가 새겨진 플래카드, 무료 초 나눔, 색색의 풍선, 하야 목도리 등을 나눠주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이 가운데 백남기 농민의 서울대병원에서 희망밥차를 제공했던 오영애 씨의 밥차도 등장했다. ‘국민 밥차’라고 적힌 곳에 다가가자 전(廛)들을 설치하고 음식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바쁘게 음식 준비를 하던 봉사자는 “어묵탕과 커피 7000인분 가량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에 부인과 각각 3살과 1살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박창균 씨는 “이건 아니다 싶어서, 물러날 사람은 물러나야 하지 않을까 해서 나왔다”며 “지금 봐도 아직 모르겠지만, 살아가야할 날이 더 많은 아이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6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날 행진은 역사상 최초로 청와대 인근 100미터 지점까지 허용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6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날 행진은 역사상 최초로 청와대 인근 100미터 지점까지 허용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6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날 행진은 역사상 최초로 청와대 인근 100미터 지점까지 허용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6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날 행진은 역사상 최초로 청와대 인근 100미터 지점까지 허용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6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날 행진은 역사상 최초로 청와대 인근 100미터 지점까지 허용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6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날 행진은 역사상 최초로 청와대 인근 100미터 지점까지 허용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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